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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너의 7번째 친구가 되어줄게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 10주기 추모기도회 열려
한별 기자 | 승인 2013.04.26 00:30

‘술, 담배, 수면제, 파운데이션, 녹차, 묵주’ 이렇게 여섯 친구가 있었다고 하여 자신을 육우당(六友堂)이라고 부르던 한 청년이 2003년 4월 25일 동성애자인권연대(동인련) 사무실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가 청소년보호법 상 동성애자 차별조항을 삭제하라는 권고를 하자 보수적 교회 연합인 한기총은 국가가 앞장서 동성애 확산을 조장한다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로 심판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20여일 후 19살의 청년인 육우당은 스스로 생을 마감 한 것이다.

   
▲ ‘故육우당 10주기 추모위원회’는 25일 늦은7시 서울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 10주기 추모 주간>의 일환으로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에큐메니안

‘故육우당 10주기 추모위원회’는 25일 늦은7시 서울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 10주기 추모 주간>의 일환으로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22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과 학생인권조례 지키기’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진행된 추모 행사는 오늘 기도회에 이어 27일 대한문에서 추모문화제로 이어진다.

   
▲ 한기연 강문희 회원이 여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 ⓒ에큐메니안
   
▲ 한 기독교인의 성소수자 지지의 글. ⓒ에큐메니안

성 소수자였던 그는 2012년 10월8일 쓴 일기("난 내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른손잡이가 있으면 왼손잡이가 있는 것이고, 이런 길이 있으면 저런 길도 있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을 걷는다면, 난 단지 '인적이 드문 길'을 걷고 있는 것뿐이다.)에서 소수자들이 보통의 사람들과 틀린 사람이 아닌 조금 다른 사람일 뿐임을 말하고 있다.

기도회는 성소수자 혐오에 앞장서는 기독교의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는 자리이자 안타깝게 우리 곁을 먼저 떠난 성소수자 친구들을 위로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로써 동성애자인권연대, 차세기연(차별 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기연 공동주관으로 열렸다.

   
▲ 한기연의 추모공연. 김여름(건반), 위지원(리코더). ⓒ에큐메니안
   
▲ 한기연의 성명서. ⓒ에큐메니안

곽이경(동성애자인권연대)님과 코러스보이(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님은 성소수자 친구들을 기억하며 “우리는 목소리가 없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삶이 당신들에게 허락되지 않았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 가족에게 차마 말하지 못해 외롭던 성소수자들의 마음을 기억한다. 이름 없이 떠나간 많은 분들을 떠올리면 우리와 함께 하지 못하면 언제나 소외되던 것들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우리는 많은 성소수자 친구들을 보냈지만 우리의 이름으로 보내주지 못했고 우리의 언어로 장례를 치러주지도 못했다. 연대보다는 깊은 애도 속에서 연대해주시고 우리의 장례식장에서 눈치 보지 않고 슬퍼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절망한 자들에게 복되다고 하시는 신의 사랑이 함께하시기를 바란다.”고 전했으며, 슬픈 시간이기 보다는 이름 없이 떠나간 분들에 대한 소중한 기억들을 나누며 현실에 대한 희망을 찾고 생명의 파티자리가 되기를 기원했다.

   
▲ 최영민 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기도회에 참가한 최영민 신부는 “오늘 고금을 봤더니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인데, 복음이란 기쁜 소식이다. ‘믿지 않으면 지옥 간다.’라고 하는 것은 복음이 아닌 협박이다. 예수가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한다면 가서 양을 돌보라고 했는데, 양이란 가장 약하고 어린 힘없음을 뜻한다. 우리가 함께 아파하는 마음이 곧 예수님의 마음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는 인간으로써 당당하게 어떤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그 환경과 사회에 맞서 싸워야 한다. 이기려면 오늘과 같이 서로서로에게 알리고 이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존귀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내 자신 스스로 떳떳하고 당당해야 하며 포기하지 말고 연대해야 한다. 희망을 잃지 말고 사랑의 힘으로 연대하고 투쟁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기도회는 계속해서 한기연, 차세기연, 이양명씨의 추모공연이 이어졌으며, 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을 기억하는 기독인들의 입장발표 후 임보라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청소년 동성애자 故육우당을 기억하는 기독인들의 입장

2003년 4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동성애자를 두고 “소돔과 고모라의 유황불로 심판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지 20여일 만에 19살 한 청년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는 하느님을 누구보다 사랑했었고,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으며, 남은 소수자의 인권을 위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는 소수자를 사랑하시고 종교적 지도자 세력에게 죄인취급, 이단취급을 받으시다 세상을 위해 죽음을 맞이하셨던 한 분을 떠올리게 합니다. 육우당, 그는 진정한 예수님을 닮은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약자와 소수자의 편에 서 계셨습니다. 차별받던 사람들의 곁에 가기를 주저하지 않으셨고, 그 움직임으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씻어주고자 노력하셨습니다. 여성이자 성노동자인 막달라 마리아, 어린아이들, 당시에 저주받은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던 장애인들, 가까이 가기도 꺼리던 사마리아 여인 그들 모두를 진정으로 사랑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 여인을 만나기 위래 아무도 찾지 않는 시간대에 그 곳을 찾으셨으며 스스로 자신을 부끄러워하던 그 여인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셨습니다. 누군가를 끔찍하게 차별하고 정죄하고자 애쓰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2013년, 우리는 더 이상 여성(막달라 마리아), 청소년(어린아이), 장애인, 이방인(사마리아인 - 혼혈, 외국인)에 대한 차별을 도덕적이고 거룩한 성경의 뜻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성경의 이름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차별과 폭력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바로 ‘성소수자’에 대한 문제입니다. 보수 기독인들은, 한 때 예수님을 핍박하고 쫓았던 그 당시 종교의 지도자 세력 바리세인들을 떠올리도록 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사랑에 예외가 있다고 말하며 성소수자를 가리키고 폭력과 살인까지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죄는 집단 성폭행 미수와 이방인에 대한 차별입니다. 어쩌면 그 형벌은 그들 스스로 받게 될 몫입니다. 우리는 폭력과 차별을 미화하는 데에 예수님의 이름을 쓰는 것에 반대합니다. 결코 예수님의 이름으로 차별과 혐오로 정당화 할 수는 없습니다.

故육우당이 떠난 지 벌써 10주기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것이 변했고 또한 변하지 않은 채로 있습니다. 그 작고 큰 변화의 움직임에 그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가 그렇게나 하느님을 사랑했듯이, 하느님께서도 그를 열렬히 사랑하셨더라고.

완벽하게 차별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여성, 이방인, 장애인들을 대하듯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한 미래에는 그 존중의 기초에 예수님의 이름이 사용되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곁에 있을 故육우당을 기억할 것입니다. 그는 영원히 우리에게 꽃비가 되어, 희망의 빛이 되어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2013년 4월25일

차세기연 / 천주교인권위원회 / 한기연 외 12개 단체 및 교회,

302명의 기독인들

강남향린교회, 길 찾는 교회, 다솜교회, 도심형 재속재가수도원 '신비와저항', 성문밖교회, 섬돌향린교회, 연세대 신과대학 여학생회, 예수살기, 일하는 예수회, 향린교회, 동녘교회, 혁명기도원.

 

 

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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