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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를 넘어 한국적 기독교의 한류를 기대하며<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 4차 심포지엄
고수봉 | 승인 2013.06.05 11:51

   
▲ 이날 심포지엄에는 교수, 목사, 학생까지 다양하게 참석했다. ⓒ에큐메니안

WCC 제10차 총회를 통해 한국의 ‘정의, 평화, 생명’의 신학을 소개하기 위한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 4차 심포지엄이 지난 5월 31일(금) 오후1시부터 5시까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이제홀에서 열렸다.

‘생명과 평화를 여는 정의의 신학’이란 주제로 이정배 교수(감신대), 김기석 교수(성공회대), 박재형 박사(한신대), 진희원 선생(한국여신학자협의회)이 논문을 발표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이정배 교수는 ‘한류’의 분석을 통해 한국적 기독교, K-Christianity로써 생명, 정의, 평화를 담아낼 것을 요청했다.

‘함’과 ‘접’으로써의 수용, 한국적 기독교의 정서

   
▲ 이정배 교수(감신대). ⓒ에큐메니안

이 교수는 최치원의 ‘난랑비 序’를 언급하며 예로부터 한국적 문화에는 풍류(風流)가 존재했고, 이는 문화를 받아들이고 재창조하는 ‘함(含)’과 ‘접(接)’의 역할을 설명했다. 이는 포함삼교(包含三敎)와 접화군생(接化群生)으로써 문화의 자연스러운 수동성과 자신과 주위를 살리는 문화의 능동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적 문화의 혼종성으로 ‘함’과 ‘접’의 논리는 소금과 물의 혼합물인 소금물처럼 각각의 실체를 벗어났지만 그 맛이 실종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한다. 유불선의 도를 온전히 수용(含)하면서도 그것을 민족적 정서와 감성으로 표현(接)해 낸 것이 한류를 해석하는 기본 틀(通涉論, 통섭론)로 제시한다.

이정배 교수는 한국적 정서인 풍류의 미학은 ‘흥(興)과 정(情), 한(限)’에 있음을 설명하며, “군취가무(群聚歌舞:함께 춤추고 노래함)하는 굿 문화의 유산인 선천적 감각과 문화 정치적 환경이 제대로 조우했기에 싸이의 춤과 노래는 분명 서구를 넘어섰으되 동서양, 남녀노소 13억 명 이상이 공감하는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덧붙여 이 교수는 “기독교는 로고스(말씀)을 초월하는 종교이기보다 오히려 興, 情 그리고 限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는 새로운 ‘땅’의 종교가 되어야 한다.”며 “교리와 기복에 안주하는 것이 아닌 흥과 정, 한을 통해 구체적 실현을 위한 생명, 정의, 평화의 가치를 품어야 한다.”고 전했다.

생명의 이기적 유전자의 거부, 왜곡된 인간의 선택

   
▲ 김기석 교수(성공회대). ⓒ에큐메니안

두 번째 발제는 ‘평화신학의 근거로서 생명의 이타주의’라는 제목으로 김기석 신부가 나섰다. 그는 “생명신학에서 ‘생명’을 이야기할 때, 최상의 가치나 이상적인 가치로 여기지만 생물학에서 생물의 본성이나 특성은 매우 다른 과점으로 본다.”며 생명이 가지고 있는 매우 이기적인 유전자에 대해 설명했다.

1960년대 일부 진화 생물학자들은 생물학의 발전으로 사회학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는데,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O. 윌슨은 ‘생물학에 기초하여 인간의 생물학적 이해뿐만 아니라 윤리적, 종교적 측면에 대한 이해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유전학적으로 정확하고 완전히 공정한 도덕률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보다 조화로운 사회질서를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만들어진 신>으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도 그의 책,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유전자에 의해 창조된 기계에 불과하며, 우리의 유전자는 경쟁을 이겨낸 ‘무정한 이기주의’를 특질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김기석 교수는 이에 대해 “생명의 이타적인 모습의 예도 존재한다.”며 공생현상, 포식자에게 잡혀먹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새들을 위해 높은 곳, 눈에 잘 띄는 곳에서 소리를 내는 작은 새들을 예로 제시했다.

또한 “원시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최초 두 개의 별종의 세포가 공존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라며 “생물의 역사를 공존과 공생의 역사로 보아야 하며 다른 생명의 결합한 이타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생명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거부한 인간의 왜곡된 생각이 전쟁이나 힘을 선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병무의 인간 이해, ‘한’을 통한 자기해방 과정의 인간

   
▲ 박재형 박사(한신대). ⓒ에큐메니안

박재형 박사는 안병무의 인간 이해를 통해 ‘생명, 평화, 정의의 인간학’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안병무 박사의 초기, 민중신학 이전의 저술에서 나타나는 탈-향 현존에 대한 분석하고 나아가 마지막 저서인 ‘선천댁’을 통해 실존주의적 인간 이해와 민중 이해에 나타난 인간학적 통일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먼저 그는 “안병무 선생은 민중신학 이전, ‘탈-향 현존’이란 말로 통해 인간을 시간적으로는 과거로부터 벗어나 미래로 향하고 실존적으로는 지난 것에 매여 있는 타락한 옛 자아로부터 벗어나 하나님의 미래를 향해 온전히 자신을 개방한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사이에 끼어있는 존재’, ‘도상의 존재’로 표현했는데, 미래를 ‘목적’ 혹은 ‘완성’으로 본다면 과거는 단지 ‘완성의 미래에 대해서 개방된 오늘을 가능하게 한 계기’로써 가치를 지닌다. 즉 인간 실존에게 있어서 현재는 과거와 미래에 대해 ‘우위적 위치’를 점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재적 우위는 시간적 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안병무는 과거의 현재화와 미래에 대한 현재적 선취가 인간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영원한 현재’로서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에서 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는 곧 믿음, 즉 “나를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미래에 내맡기고, 개방하는 행위”라는 게 박재형 박사의 설명이다.

박재형 박사는 “선천댁를 통해서 안병무는 민중의 내적 상처인 ‘한’을 ‘자기결단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보았으며, ‘주체적 존재’로서의 선택은 ‘자기한계성’ 속에서 또 다른 ‘한’을 남겨두게 된다.”며 민중은 그 현존 양식을 통해 드러나는 ‘자기한계성’과 ‘자기 초월성’의 이중성이 내재함으로 상호 교환작용을 통해 민중의 자기해방과정을 이끌어 낸다고 보았다.

청년들의 정의감 부재

   
▲ 진희원 선생(여신협). ⓒ에큐메니안

마지막 발표로 나선 진희원 선생은 청년들의 의식적 현실을 분석하고 이를 ‘정의’ 실천의 의지를 통해 극복할 것을 요구했다. 그녀는 청년들의 현실을 ‘역사의식 부재’와 ‘도덕적 판단의 부재’, ‘종교적 믿음의 부재’로 평가했다.

언론매체를 인용해 그녀는 “청년들의 심각한 역사의식의 부재는 ‘야스쿠니 신사’를 ‘젠틀맨’의 종류로 생각하고,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역사를 모른다는 것을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당연성에 있다.”고 전했다.

또한 청년들의 현실에서는 도덕 판단을 내리는 이성 또는 양심, 정의감, 책임의 발현 등 실천하는 도덕적 판단이 부재되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성개념, 극단주의나 인종주의, 사회정치문화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청년들의 현실에서 종교적 믿음의 부재가 심각한데, 적절한 인품과 신학적 자질을 갖추지 못한 채 개인구원 중시, 강압적 진리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며 종교에 대한 실망과 상처는 종교보다 자신과 자본을 믿도록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진희원 선생은 이러한 청년들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정의감은 오성에만 의거해서 형성된 단순한 도덕적 지각이 아닌 이성에 의해 계발된 심정의 진정한 감지요, 우리의 원초적 감정의 자연적 결과’라는 롤즈의 말을 인용하여 청년들의 정의를 발현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이끌어야 함을 주장한다.

   
▲ 김은규 교수는 책에서 푸코의 이론을 이용해 '요시야의 종교개혁'을 중앙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한편, 심포지엄은 생평마당 신학위원인 ‘김은규 교수(성공회대, 구약학) 출판기념회’로 이어졌다. <구약 속의 종교 권력, 동연>이란 책에서 김은규 교수는 푸코의 이론을 이용해 구약 속에 나타난 증언들, 율법, 요시야와 히스기야의 종교개혁 등을 종교권력으로 해석해 냈다.

저자 김은규 교수는 “구약 신학자나 서구 신학자들을 보면 기독교를 옹호하는 해석만을 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라며, “구약을 학문적으로 해체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뜻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서평을 맡은 박신배 교수(그리스도대)는 “구약적인 면에서 푸코의 이론을 계속해서 창세기부터 구약 전반을 다루고 있다. 김은규 교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파격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구약학에서 많은 논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새로운 학문적 시도에 대해서는 극찬했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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