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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의 성서, '사건으로서 예수' 이해'21세기와 민중, 그리고 신학적 상상력', 첫 강의 열려
고수봉 | 승인 2013.06.17 17:24

   
▲ '오직 야훼만'의 신앙에 기초한 '평등공동체의 회복 운동'이 바로 예수 사건이라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1980년대, 아직 독재자의 질서가 한창일 때 안병무의 <민중신학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시대뿐 아니라 그 너머의 시대에도 유의미한 신학적 상상력을 담고 있다…….우리는 <민중신학 이야기>를 지금 여기로 소환하였다.’

민중신학자 안병무의 저서 <민중신학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시대와 민중을 재고하기 위한 강연회 ‘21세기와 민중, 그리고 신학적 상상력’이 14일 오후7시 향린교회 향우실에서 ‘심원 안병무선생기념사업회’ 주최로 열렸다.

첫 번째 강사는 ‘성서-고통에 대해 말하다’라는 주제로 우진성 박사(한신대, 과천영광교회)가 나섰다. 그는 “심포지엄의 기획자가 <민중신학 이야기>를 교재로 선택한 것은 이 책이 안병무 선생의 민중신학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책이기 때문일 것”이라며 책에 나타난 심원의 성서관에 대해 말했다.

   
▲ 우진성 박사는 클레이몬트에서 유학을 마치고 과천영광교회 담임목사, 한신대 신약학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 ⓒ에큐메니안
“심원은 성서를 말이 아니라 사건으로, 사건의 맥락으로 보았다.” 심원에게 성서는 케리그마(선포)와 그 확장으로 보는 것에 반대했다. 그것은 “케리그마화된 말을 중시하되 케리그마의 배경이 된 사건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케리그마를 배태한 사건이라는 맥락과는 관계없이 이해하는 성서해석에 대한 비판이자 도전이었다.”고 정리했다.

또한 심원은 교리를 우선하여 교리의 눈으로 성서를 보는 것에 반대했다. 성서를 교리의 재확인하기 위한 방식으로 성서의 권위를 빌어 특정교리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되는 것을 거부했다. 그는 “구두전승으로 내려온 예수 이해 속에는 교리보다 훨씬 더 풍성한 예수 이해가 담겨 있다. 그러나 예수가 신성화 되면서 예수의 삶이나 하신 일, 그의 가르침에 대한 질문은 뒤로 밀려났다.”며 “예수에 대한 존재론적 질문은 그리스도론 교리를 확립해 가는 과정에서 역사의 예수는 사라져 버렸다.”고 전했다.

오히려 먼저 있었던 예수 사건보다 교리에 의해 예수를 이해하고 결과적으로 예수를 교리에 가둬 버렸다는 것이다. 심원은 이에 대해 <민중신학 이야기>에서 ‘성서를 읽기 전에 교리를 믿고 읽으라는 교권에 눌려서 아무리 성서를 읽어도 교리만을 찾아내게 됐고 그런 의미에서 대답은 이미 얻었으나 성서를 읽는 것은 교리를 재확인하는 이상의 의미가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외에도 우진성 박사는 심원의 성서관을 ‘예수를 (인격이 아닌) 사건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수사건과 민중사건의 겹쳐지는 지점을 고난으로 보았다’, ‘성서해석과 신학의 과제는 민중사건 속에 현존하는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원의 성서관을 통해 오늘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우 박사는 “과학적 방법론에 기초한 성서 해석학(역사비평)의 결과물은 가장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질문이었던 ‘역사적 예수’에 관한 질문에는 보편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심원은 성서해석의 방법론이 한계에 봉착한 것을 깨닫고 대안적 방법론, 즉 방법론보다는 관점, 민중사건의 눈으로 민중 사건의 맥락에서 성서를 잃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서에 대한 자의적 해석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그는 역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역사의 추구가 생산적인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도록 ‘역사적 개연성’을 강조한다. 그는 “심원은 역사적 엄밀성을 추구한 적이 별로 없다. 대표적인 저서 <갈릴래아의 예수>도 요세푸스를 비롯한 일차자료와 몇몇 이차자료에서 역사적 배경을 개연성 있게 연구할 뿐이다.”며 “방법론이 약화된 데서 오는 공간을 역사적 개연성에 근거한 상상력으로 채워냈다.”고 주장했다.

우 박사는 “심원이 성서를 해석하는 두 가지 원칙, ‘방법론보다 관점을 우선시하는 태도’와 ‘역사적 개연성에 근거한 상상력’이 역사비평 전문가들에게는 달갑게 여겨지지 않을 수 있겠지만 안병무의 민중신학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열정에 불을 붙여 삶을 변화시켜 해방의 길로 나서게 했다는 것은 기억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민중신학 이야기>를 오늘의 현실에서 새롭게 읽는 가운데 그는 '교회가 민중신학의 모판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에큐메니안
끝으로 그는 안병무의 <민중신학 이야기>가 소환되는 자리로 ‘교회’를 이야기 한다. “민중신학 역시 신학으로 자기 정체성을 갖는 이상 민중신학의 담론이 유통되고 수용되어 뿌리내릴 모판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며 “교회가 민중사건 한가운데에서 그곳에 현존하는 예수를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진성 박사는 “민중신학이 교회의 신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교인-민중으로서 교회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신앙 혹은 신념을 가지고 현실에서 자기 초월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촉구하는 역할을 해야 하며, 그것을 위한 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정리했다.

다음 강연은 21일 오후7시 '민중, 예수, 하느님-민중에 대해 말하다'라는 주제로 김희헌 박사(한신대, 낙산교회)가 강연할 예정이다.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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