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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본 서남동의 사상 – 다시 본 ‘두 이야기 합류’죽재 서남동 목사 29주기 추모기념 강연회
한별 기자 | 승인 2013.07.24 16:59

   
▲ 죽재 서남동 목사 기념 사업회에서는 죽재 서남동 목사의 소천 29주기를 맞아, 서목사님의 뜻을 기리고 오늘의 시대를 분별하기 위해 23일 오후5시 기장 선교교육원(서대문)에서 “죽재 서남동 목사 29주기 추모강연회”를 열었다. ⓒ에큐메니안
죽재 서남동 목사 기념 사업회에서는 죽재 서남동 목사의 소천 29주기를 맞아, 서목사님의 뜻을 기리고 오늘의 시대를 분별하기 위해 23일 오후5시 기장 선교교육원(서대문)에서 “죽재 서남동 목사 29주기 추모강연회”를 열었다.

강연회는 “통째로 본 서남동의 사상 : 다시 본 ‘두 이야기의 합류’ 개념”이라는 주제로 김희헌 박사(성공회대학교 연구교수)가 발제를 강원돈 박사(한신대 기독교윤리학)가 논평을 맡았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서남동 목사의 맏딸 서성희 여사, 추모시 낭독 김창규 목사, 김수남 총회교육원장. ⓒ에큐메니안
강연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남동 목사와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받친 민주 영령들께 묵념을 했으며,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서성희 여사(서남동 목사의 맏딸)는 유족대표로  “이런 자리에 오면 돌아가신 아버님을 만나 뵙는 것 같아 기쁘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연을 맡은 김희헌 박사는 오늘 발표할 글은 집필중인 [죽재 서남동의 철학] 책의 일부분임을 밝히면서, 이 글을 통해 죽재의 민중신학에 담긴 상황신학이나 정치 신학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그의 신학이 기독교 사상의 본성과 이상을 오늘의 시대에 구현하려는 사상투쟁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을 주장했다.

김 박사는 죽재 사상의 맥락을 살펴보기 위해서 1975년에 나온 ‘예수, 교회사, 한국교회’라는 글 이전의 신학세계를 죽재의 사상적 준비기로 해석하는 방식은 피하고 진리를 향한 구도자의 열정으로 자기 사상을 보다 더 깊고 넓게 가꿔갔던 죽재의 전체 모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1957년 30대 중후반에 이뤄진 학문적 출발에서부터 1982년 민중의 언어가 담겨있는 민담을 소재로 ‘이야기 신학’을 전개하기까지의 죽재 사상을 정리해서 설명했다.

또한 죽재는 ‘역사적 실재’를 묻는 자신의 최초의 물음에서 출발하여, 신학사상을 두루 섭렵한 후 마지막에 ‘민중’에 이르렀으며, 그에게 민중은 시대의 유행 속에서 우연히 만난 존재가 아니라 일생을 건 사상적 모험 끝에 다다른 지점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죽재가 제창한 민중신학은 개신교가 한국에서 1세기 동안 자라오면서 거둔 탁월한 결실이었고 인류문명의 미래를 위해 한국의 종교사상이 제시한 분명한 비전이었다고 평가했다.

   
▲ 강연을 맡은 김희헌 박사(성공회대 연구교수, 왼쪽)와 논평을 맡은 강원돈 박사(한신대, 윤리학, 오른쪽). ⓒ에큐메니안
김희헌 교수는 1979년 발표된 서남동의 ‘두 이야기의 합류’ 논문은 죽재의 민중신학적 사유를 대변하는 중심 개념이이며, 민중신학이 등장하게 된 신학적 배경을 설명해줌과 동시에 민중신학이 증언해야 할 신학적 과제가 무엇인지를 밝혀준다고 말했다. 또한 죽재가 자연신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추구했다는 사실은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하면서, 죽재가 ‘자연신학의 부활’을 주장한 것은 19세기 이후 주류 기독교 신학에서 자취를 감춘 ‘철학적’ 유신론의 현대적 복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김 교수는 죽재는 ‘역사적 실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추구해 오면서 마침내 범재신론이라는 신학적 세계관을 확립하고, 그것을 통해서 종래의 기독교 신학을 비판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이 추구해 온 본래적인 비전을 오늘의 신학적 과제와 결부시켜 주장하기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죽재가 구축한 범재신론적 세계관은 온 우주의 창조적 과정에 개입하는 신에 관한 증언으로서, 역사 속의 당하는 민중의 고난에 대한 신학적 응답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사상적 토대가 되었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죽재의 ‘두 이야기의 합류’ 개념은 죽재가 한 평생 추구해 간 신학의 목표 즉, 기독교신학이 증언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고 전하면서 이 개념에는 전통적인 교리의 답습을 넘어서 진리의 바다에 가 닿으려는 진리에 대한 추구가, 그 진리 담론이 추상에 머물지 않도록 고통과 희망이 교차하는 생명현실에 주목하도록 하는 생명에 대한 추구가, 그 생명에 대한 갈망이 이기적 욕망으로 환원되지 않도록 신의 부르심의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신에 대한 추구가 오롯이 새겨져 있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논평자로 나선 강원돈 박사(한신대, 윤리학)는 김희헌 박사의 글에 대해 “서남동 목사의 신학을 어느 한 측면에서 들여다보지 않고 죽재 사상의 전개과정에서 나타나는 일관성과 통합성에 초점을 맞추어 통째로 파악하고 그 핵심 사상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야심찬 작업을 수행했다.”고 평하면서, 죽재가 신학과 과학의 관계에 천착하면서 도달한 범재신론이 죽재의 민중신학을 뒷받침하는 세계관적 근거가 된다고 역설하는 대담한 주장이 무척 독특하면서도 몇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 서남동 목사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박형규 목사(왼쪽)와 서광선 박사(오른쪽). ⓒ에큐메니안
강 박사는 죽재가 민중신학적 전회를 감행하면서 생태학적 신학이나 과학의 종교의 대화 같은 주제들을 더 이상 다루지 않게 된 것은 퍽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죽재가 민중신학적 전회 이후에 민중신학적 관점에서 생태학적 신학을 더 첨예하게 전개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죽재에게서 범재신론이 민중신학의 세계관적 근거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분명한 논거와 근거가 제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으며, 김희헌 박사가 죽재의 ‘합류’ 메타포를 조금 더 큰 문맥에 옮겨 놓고 확대하고 싶어 한다고 해설하면서 “신과 세계의 본성”을 말하고 있음에 주목하며 상당히 이론적이 관점이라고 평했다. 그렇지만 행동이나 실천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듯한 느낌이라며 ‘본성’을 설명하기 위한 ‘두 이야기의 합류’가 죽재의 민중신학의 체계적 핵심으로 꼽히는 ‘두 이야기의 합류’ 메타포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강연과 논평에 이어 참가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자리에 함께한 노정선 교수, 김경재 교수, 김용복 박사, 윤인중 목사 등이 강연과 논평에 대한 생각들을 밝혔으며, 특히 김경재 교수는 “민중신학의 범위 밖에 있는 사람들은 민중신학을 잘못 이해하고 폄하하기도 하는데 오늘 김희헌 박사의 논문은 그러한 주장들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며, 70~80년대의 단편적인 신학이 아닌 전체적인 부분에서 민중신학을 이해해야 바르게 알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점을 높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강연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김용복 박사(죽재기념사업회이사장), 김경재 교수(한신대명예교수), 노정선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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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별 기자  ektlgof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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