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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 정상화를 향한 지혜가 절실하다!<한신, 해법은?>
이훈삼 목사(성남주민교회) | 승인 2016.05.12 11:20

*한신대 사태에 대한 이훈삼 목사의 글을 게재합니다.

ⓒ에큐메니안

1. 학교는 학문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곳인데 거의 한 학기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학문의 집중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 오늘 양산리 캠퍼스의 공기다. 그리고 자칫 이 공기가 다음 학기까지도 이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한신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가슴을 괴롭히고 있다. 학생이 학내 문제에 행동으로 참여하는 것이 학문 탐구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볼 수도 있다.

80년대 학번들은 시국 문제로 학문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역사’를 얻었지만, 전공 분야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실력은 잃었다. 둘 다 소중한 것이지만, 무엇이든 본연의 자세를 가능한 빨리 회복하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양산리 캠퍼스도 빠른 시간 안에 학문과 진리 탐구의 전당으로 다시 돌아가기를 간구한다.

2. 오늘 한신의 과제를 발전적으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본질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일어난 부차적인 일들에는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하루빨리 정리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1) 이사들을 물리력으로 20시간 동안 감금하고 비 이성적인 행동을 한 학생들은 분명하게 사과해야 한다.
2) 한신학원에 경찰 투입을 요청하고 학생들을 고소함으로써 한신인의 자부심에 심각한 상처를 입힌 이사회도 사과하고 학생들에 대한 고소를 서둘러 취하해야 한다.
3) 시대착오적인 서신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한 학생처장도 사과해야 한다.

3. 다행스럽게도 어제(5월 9일) 한신 이사회는 학생들에 대한 고소 고발은 취하하기로 결정했다(경찰 투입 요청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그리고 신임 총장을 중심으로 학교가 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하였다.

이에 대해 학생모임은 즉각 입장을 발표했다. 고소 고발 취하는 상식적이고 당연한 것이며 환영한다는 것(그러나 학생들의 비 학생적인 행동에 대해서 사과는 없었다)과 한신 문제를 민주(학생) 대 비민주(이사회)의 구조로 보면서 총장 선임 전면 무효와 현 이사회 총사퇴를 요구했다. 안타깝고 불행한 일이다. 결국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논의가 정리되지 않으면 현 상황을 극복하기 어려운 현실임을 재확인하고 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주요 논점을 짚어본다.

4. 총장 선임 과정에서 나타난 핵심 쟁점

1) 관례를 깨고 이사회가 교수와 학생 투표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
그동안의 총장 선임과정에서 교수협의회 추천결과를 이사회가 반드시 반영하여 총장을 선임하여 왔는데, 학생들까지 참여한 이번 투표결과는 오히려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학생들로서는 이런 무시가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정말 그동안 총장 선임에서 이사회는 교수협의회가 추천해 준 2 명 중 1위를 추천해온 것인가? 즉 이사회의 권한은 그저 후보로 올라온 두 명 중에 한 후보를 선정하는 극히 제한된 권한을 행사해온 것이 사실인가? 일반 언론도 이것을 기정사실로 보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사실인데 이번만 유독 거부한 것이라면 학생들이 흥분하는 것은 당연하다. 아니 정의로운 분노를 하지 않는 것이 한신답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사실이냐이다.

총장 선출 때마다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몇 명에 불과하다. 기장 목사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신학과 교수들 중에서 선임하는 것이니 연령이나 본인의 의지 등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에 4명이 입후보한 것은 많은 경우에 속한다. 이사회는 후보들을 기준에 따라 평가하여 투표로 정하기로 되어 있다. 교수협의회는 자기들 나름대로 의견을 모아 순위를 이사회에 전달한다. 중요한 것은 후보가 소수이고 오랫동안 같이 생활해온 교수들이기에 후보들에 대한 평가는 이사회나 교수협의회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이사회 선출결과와 교수협 추천 결과가 비슷하게 나온 것이다.

이사회의 결정과 교수협의 추천이 거의 일치하는 것이 교수협의 추천을 이사회가 의무적으로 반영하여 그렇게 선임해 온 것이 관례였다면 불문율적 효력을 갖는 것이고, 반대로 결과는 거의 비슷하게 나왔지만 이사회가 교수협 의견은 참고 정도로 하고 독자적 평가 방식에 따라 총장을 선임한 것이라면, 이번 총장 선거에서 교수와 학생이 투표한 결과를 이사회가 그대로 수용하지 않았다 하여 크게 흥분할 일은 아니다. 단지 아쉬울 뿐이다.
양자 중 어느 경우가 더 객관적인 사실(fact)에 가까울까?

2) 총장후보자 선출에 관한 규약개정안이 전체 교수 165명 중 85명 참석(위임 4명 포함)하여 논의 과정에서 여러 회원이 퇴장하고 47명만이 남아 찬성 38명 반대 9명으로 서면 투표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 결의에 따라 서면 투표한 결과 교수 165 명 중 84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찬성 59명, 반대 18명, 무효 7명으로 규약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은 적법한 것인가?

이런 의결 과정은 일반 사회적 회의의 결의 통념과 특히 기장 총회의 관례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다. 기장 총회는 14년 전인 86회 총회 때 의결 정족수가 부족하여 폐회를 하지 못하고 정회를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가 얼마 후 전국에 흩어져 있는 총대들이 다시 모여 폐회를 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이런 원칙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것이다. 즉, 회의 시작할 때는 의결정족수가 되었다 해도, 중간에 회원들이 빠져나가 의결정족수가 안 되면 결의를 할 수 없다. 폐회결의조차 용납하지 않은 것이 기장 총회의 관례다. 이것은 기장 총회가 형식적 율법주의에 빠져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리 하지 않을 경우 더 큰 법적 문제를 야기하기에 무척 번거롭지만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폐회를 하는 번거로움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한신대 교수협의회가 이렇게 중요한 총장 선출 규약을 의결정족수가 안 되는 상황에서 서면투표로 결의한 것은 무리한 처사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한신 노조의 지적과 선거 불참은 적합하다. 기장 총회의 관례에 따르면 교수협의회가 정말 이번에 이 안건을 결의하려면 서면 투표가 아니라 다시 총회로 모여서 결의했어야 적법하다.

3) 이번 한신 문제를 담당하는 학생들의 조직이 학생들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총학생회가 아니라 임의 단체인 ‘한신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하는 학생모임’이다. 학교 운영의 구조를 논의하는 중차대한 과제에 대해 임의로 모인 학생들이 대표성과 책임성을 갖고 있다. 모든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선출된 총학생회가 이런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대표성을 획득하지 못한다면 총학은 왜 존재하는가? 교수들도 내부적으로는 의견이 다르지만 교수협의회집행부가 대표성을 띠고 있으며, 노조도 회원들 사이에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노조집행부가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학생은 왜 이원화 되어 있는가? 이번 일의 학생 측 대표성은 총학생회가 가지고 있어야 마땅하다.

5. 방안

이사회의 총장 선출 과정이 적법했으니 정당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이번 한신 문제는 민주대 비민주의 구조가 아니라, 종합화의 가치와 학내민주화의 가치가 충돌한 것이다. 즉 선악의 대결이 아니라 양측 모두 선한 가치를 실현하려고 하는 집단의 충돌인 것이다. 그래서 해결의 실마리가 가능하다. 우리 모두는 한신을 사랑하며 전통을 더욱 살리기 원하는 점에서 나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사회는 ‘1045 한신개혁 네트워크’가 지적했듯이 적법하기는 했지만 적절하지는 못했다는 평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1) 비록 이사회가 적절하지는 못했다 해도 위법 사항을 행한 것은 아니다. 이번 총장 선임처럼 사전에서부터 초미의 관심이 쏠린 예민하고 중대한 문제일수록 철저하게 현행법에 따르는 것만이 후유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의 총장 선임은 과정 상 좀 더 학내 구성원들과 교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

2) 이번 한신 문제로 학내 민주화의 요구는 결코 사라질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가치를 지니고 있기에 지금부터 진지하고도 실질적인 논의를 새로운 차원에서 시작해야 한다.

3) 이를 위해 기장 총회는 (가칭) 한신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해야 한다. 9월 총회에 이미 여러 노회가 한신 문제에 대한 의견을 헌의한 상태이지만, 상황이 시급하다면 그 전에 실행위원회를 열어서라도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대책위원회는 한신의 종합화 목적실현과 학내 민주화라는 관점에서 학교 구성원인 교수, 학생, 노조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훈삼 목사(성남주민교회)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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