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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님의 못다 한 말은 무엇일까?박경리 님 죽음을 애도하며 - 백승배 목사
편집부 | 승인 2008.05.08 00:00

* 작가 박경리 씨(82세)가 지난 5일 숨졌다. 그는 일제식민지 시대인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진주여고를 졸업하고 김동리 선생 추천으로 55년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으로 등단했다. 그는 이후 ‘파시’, ‘김약국의 딸들’, ‘토지’ 등을 집필했으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를 맡은 바 있다. 민족통신에 실린 백승배 목사(재미동포민족시인, 민족통신 편집위원)의 글이다.

박경리 님이 갔다. 홀홀이 떠났다.
어린이 날, 이 땅의 어머니로 어른 같이 살다 훌훌 떠났다.
나보다 15년 위, 큰 누님 같은 나이다.
마음으로는 어머니 같은 분이다.

일찌기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박경리,
26년! 끈질기에 ‘토지’에 매달린 박경리,
아들마저 먼저 보낸 박경리,

병실에 누워있으면서도 치료진의 손길을 뿌리친 박경리,
먹어야 하는 약이 많았지만 혈압약만 드셨다는 박경리,
모진 고난을 묵묵히 이겨낸 한국의 어머니 박경리,
기업의 후원 따위를 한사코 거절했다는 박경리,

폐암을 앓으면서도 고집스럽게 담배를 피웠다는 박경리,
삶에 목매달지 않고 이름에 연연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하지 않은
흙을 사랑하고 생명을 귀중히 여긴
고고한 한국의 어머니 박경리,

단 한 번 만나보지 못했으면서도
가깝게,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박경리,
그래도 한 번쯤은 만나 얘기도 나누고
밥상도 함께 하고
아니면
그저 옆에만 있어보아도 좋을, 힘을 얻을 박경리,
그 분이 흙으로 돌아갔다.
그를 한국 땅에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그가 떠나간 것이 못내 아쉽다. 아깝다.

그런데…
그가 한국교회에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구원과 천당, 축복의 말을 쏟아내는 강단과
밤하늘, 휘황찬란하게 십자가의 빛을 발하는
한국교회에게 당부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일까?

또한
그가 그가 몸담고 살았던 한국 땅을 새로이 통치하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타의로 갈라진 남과 북,
다가오는 찬란한 봄을 외면하고
매서운 찬바람을 북을 향해 쏟아 놓는
이명박 정부를 향해 외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몇해 전 ‘토지문화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청개천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초로 제기 되었다는데
그 제안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 후보가
재빨리 자신의 선거공약으로 내세웠었는데
드디어 이명박은 그것으로 새별이 되고 어쩌면
그것때문에 표를 더 많이 얻어
대통령이 되었는데
이제
서민들의 생활의 터를 강간탈취하려는
무한 살상을 감행하려는
'대운하’ 사업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부에게
님이 토해내고 싶은 말은 과연 무엇일까?

'흙'
흙을 사랑하라.
토지를 간직하라.
너희들도 흙이다.
흙은 생명이다.
흙은 고향이다."

이런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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