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의 핵심은 사랑이라는 것은 귀가 따갑도록 이야기했고, 이제 무엇이 사랑인지 알아보기로 하자.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면 아무리 사랑하라고 말을 해봐야 소용이 없기 때문이지. 사실 사랑이라는 말을 설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야. 왜냐하면, 사랑이라는 말은 규정지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래. 사랑에서 출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문자로 규정이 되면 또다시 사랑이 아닌 것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래.
이것은 유대인들의 율법의 변천사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어. 처음에 히브리백성에게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이 주어지지. 처음에 나온 율법은 하나님의 사랑에 기초해서 주어진 법이야.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법에 하나님의 사랑이 빠져 버려. 그러니 어떻게 되겠어? 사랑 없이 법만 난무하는 일이 벌어졌어. 이를테면,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법을 주셨잖아. 처음에 이 법을 주신 이유는 부모가 힘이 없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야. 힘이 없는 사람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는 취지겠지.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 법은 가족주의로 흘러 버려. 그래서 사랑에서 출발한 율법이 가족이기주의로 전락하게 되는 거야.
이것을 보고 오늘날의 말로는 “율법화”라고 그래. 바울이 율법의 행위로는 의롭게 되지 못한다고 하잖아.(롬3:27) 바울은 율법을 무시하거나 폐기한 적이 없어. 사랑이 빠진 율법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하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설명을 하는 거지. 바울은 이렇게 말해. “그러면 우리가 믿음으로 율법을 폐합니까? 그럴 수 없습니다. 도리어 율법을 굳게 세웁니다.”(롬3:31) 믿음은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름이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율법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야. 오히려 율법을 굳게 세우지. 문제는 사랑이 없는 율법이 문제라면 문제겠지.
이것은 사랑이라는 말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생각해. 사랑을 문자로 법제화하기 시작하면, 또다시 사랑은 사랑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리겠지.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사랑은 “가난한 사람에게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다.”라고 명문화했다고 해 봐. 그러면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없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잖아. 그리고 사랑은 돈 많은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고. 요즘에는 정말 가난한 사람을 사랑해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개인들도 자기의 명예를 쌓기 위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 아닌가? 오빠는 그런 것을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이처럼 사랑이라는 말은 굉장히 역동적인 단어야. 이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이 사랑인가에 대해 설명을 해 보도록 하자. 설명하면 안 되는 것을 설명하는 이유는, 현대인들, 특히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사랑을 너무 곡해하고 있어서 그래. 따라서 알아보기는 하지만, 오빠가 말하는 것이 사랑은 또 아닌 거야. 이것을 반드시 기억하기로 하자. 사랑이라는 단어가 지니고 있는 역동성(Dynamics), 그 역동성 때문에 사랑이라고 정의를 하고도 사랑이 아닌 것이 될 수도 있고, 사랑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 사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야.
첫째, 사랑은 ᄆᆞᆷ(뫔)으로 하는 것이야. ᄆᆞᆷ이라는 단어는 몸과 마음의 옛 단어야. 예전에는 몸도 ᄆᆞᆷ이라고 했고, 마음도 ᄆᆞᆷ이라고 했지. 현대인들은 몸과 마음을 따로 생각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어. 참 안타까운 일이야. 몸으로 하지 않고도 마음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반대로도 마찬가지야. 물론 우리들의 삶을 잘 살펴보면, 그렇게 사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이것이 현대인의 불행이기도 하고.
몸과 마음이 분리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을 수련하면 된다고 생각해. 그러나 마음을 수련해서는 되는 일이 아니야.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하루에 수십 번씩 바뀌잖아. 하늘을 막 날아다니는 것이 마음이라는 놈이야. 이런 놈을 어떻게 수련해서 좋은 놈으로 만들 수 있지? 여기에서 마음이라는 것은 동양학에서 말하는 일심(一心)하고는 다른 사람의 마음이야. 일심(一心)은 성경적으로 보자면 하나님의 마음이야.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마음은 수련해서 되는 것이 아니야. 은혜로 주어지는 것이지.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말이야.
놀랍게도 성경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더러운 영이라고 말해.
“예수께서 다시 무리를 가까이 부르시고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 무엇이든지 사람 밖에서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서 그 사람을 더럽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 사람을 더럽힌다.’”(막7:14-16)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사람의 생각이고 마음이야. 그것을 예수님은 더러운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따라서 사람의 마음은 버려야 할 것이지, 수련할 것이 아니라는 뜻이야. 예수님은 부연설명까지 곁들이고 있어.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그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나쁜 생각은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데, 곧 음행과 도둑질과 살인과 간음과 탐욕과 악의와 사기와 방탕과 악한 시선과 모독과 교만과 어리석음이다. 이런 악한 것이 모두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힌다.”(막7:20b-23)
이렇게 말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래도 사람이 좋은 생각을 할 때도 있지 않나요?”라고 반문을 해. 물론 때로는 사람이 좋은 생각을 하기도 해.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은 인간의 본질을 말하는 거야. 현상만 보자면 인간은 가끔 좋은 생각을 하기도 해. 그러나 그 좋은 생각마저도 더러운 것이라는 말이지. 예를 들어볼까?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은 사람도 자기 아이는 사랑해. 그러나 그 사랑이 사랑인가? 이것은 우리나라의 재벌들을 보면 정확히 알 수 있어. 우리나라의 재벌이 누구 때문에 재벌이 되었을까? 다른 것은 차지하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돈은 정말 가난한 사람들의 것을 착취한 것이잖아. 모든 사람이 함께 나누어야 할 것을 한 사람이 가지게 된 것이 재벌이라는 것 아닌가?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모두가 다 아는 희대의 도둑놈들이지. 그런데 그 사람들도 자기 새끼는 좋아한다는 말이야. 예수님도 이렇게 말해. “너희가 악해도 너희 자녀에게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사람에게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느냐?”(마7:11)
사람의 마음은 갈고 닦아서 될 일이 아니야. 버려야 할 것들이지. 이렇게 말하면, ‘그 마음을 버리는 것이 마음수련이 아닌가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 그래 맞아. 그 마음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지. 그런데 그것이 마음을 닦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야. 마음을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훈련해야 해. 몸을 움직여서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야. 몸이 사람의 마음을 버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지. 이렇게 되려면, 몸을 훈련해야 한다는 말이야.
이 훈련을 “기도”라고 해. 흔히 말하기를 기도는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 정말로 잘못된 생각이야.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기도가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버리는 것이 바로 기도야. 성경에서 말하는 기도의 특징은 하나님의 요구를 듣는 거야. 하나님의 요구를 듣고, 자기의 생각과 마음을 버리는 것, 바로 그것이 성경에서 말하는 기도야. 그리고 그 하나님의 요구를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기도라는 말이야.
예수님의 기도를 한번 살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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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본받아야 할 위대한 기도야. 예수님의 기도를 보면, 오로지 하나님의 뜻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이 기도 후에,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잖아. 하나님의 뜻을 예수님께서 몸으로 받아들이신 거지.
영성의 대가들은 기도와 노동(work)을 분리한 적이 없어. 기도도 하고, 노동도 하라는 말이 아니야. 기도가 노동이고, 노동이 기도라는 말이야. 미숙한 사람들이 기도 따로, 노동 따로 하는 것이야. 진짜는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는 말이지.
기도에 대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더 설명하기로 하고, 중요한 것은 사랑은 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야. 인간의 마음은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 그대로 몸이 실천하는 것이야. 그것이 사랑이라는 말이지. 그래서 성경에서 말하는 기도는 온전히 몸으로만 드러나게 되어 있어. 몸이 실천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야.
사랑은 몸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고와 아픔을 동반하는 일이야. 바울의 말을 한번 볼까? “또 우리는 하나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여러분의 믿음의 행위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둔 소망의 인내를, 언제나 기억하고 있습니다.”(살전1:3) 바울은 사랑과 수고를 항상 함께 사용해. 수고라는 말이 빠지더라도 그 의미가 사랑이라는 말에 녹아 있다고 생각하고 성경을 읽어야 해.
현대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교회에서 사랑하라는 말이 사라졌다는 것이야. 그리고 사랑하라는 말을 한다고 해도, 몸으로 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가르치지 않아.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지. 언제나 마음으로만, 감정으로만 사랑을 말하니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무엇이 사랑인지도 모르고 사랑할 수도 없게 된다는 것이지. 몸이 빠진 사랑, 아주 구체적인 실례는 바로 현대교회야. 교회가 사랑을 말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니 온통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는 거지. 그래서 현대교회는 참 바빠. 사랑만 하면 되는데, 사랑을 하지 않으니 다른 일에 아주 분주한 곳이 바로 현대교회야.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에 정신 나가 있잖아. 전부 사랑과 관계없는 일들이야. 말로만 사랑하고 실제 몸은 자신들의 욕망(더러운 영)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야.
문동수 목사 litho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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