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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 골목’, 이곳에 사람 있습니다.철거지역 옥바라지 골목을 지키기 위한 현장 기도회
박준호 기자 | 승인 2016.05.12 14:42
‘무악2재개발 구역’로 지정되어 철거 중인 옥바라지 골목. ⓒ에큐메니안
현재 옥바라지 골목은 폐쇄중이다. ⓒ에큐메니안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이곳은 일명 ‘옥바라지 골목’이라고 알려진 곳으로, 일제 강점기 당시 서대문형무소 수감자 가족이 이곳에서 생활하며 수감자들을 옥바라지를 했다는 데서 유래됐다. 또한 70년대와 80년 당시에는 민주화 열사들이 수감되어, 똑같이 옥바라지 골목은 그 가족들이 머무르는 곳이 되었다.

지금 이곳은 ‘무악2재개발 구역’으로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인 곳이 되었다. 옥바라지 골목은 현재 철거로 인해 많은 건물이 사라졌고, 주위에는 공사용 가림막이 둘러쳐져 인적이 뚝 끊겼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 살고 있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옥바라지 골목은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의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의 활동가들과 함께 오늘도 이 골목을 지키고 있다. 이에 감리교신학대학교 현장모임이 지난 11일(수) 이곳을 찾아 예배하고, 주민들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배에는 감리교 신학생을 비롯한 목회자와 타 교단의 신학생 40여명이 참여했으며, 구본장 여관 주인인 이길자씨와 활동가들도 함께했다.

이길자씨는 증언을 통해 “지금까지 투쟁 하며 왔던 시간동안 많이 힘들고 지쳤지만 이 자리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줘서 눈물이 날정도로 감격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서울시의 로고가 ‘함께 서울’이라고 한다. 함께하는 것을 지키지 못하는데, 어떻게 함께 서울인가”라며 “옥바라지 골목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 많이 도와주시고 응원 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위 활동가인 공기씨(노동당)는 “옥바라지 골목은 2006년 재개발 구역으로 서울시가 허가를 내줬다”며 “처음 신동아 그룹과 현대기업이 들어왔다가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접고, 이후 롯데건설이 들어와 원주민 118세대를 내몰고, 195세대가 살 수 있는 아파트 4동을 지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민들은 이곳을 지켜내고자 2015년 4월 28일 박원순 시장을 만나 의견을 전달했지만, 두 달 만인 6월 말에 관리처분인가가 떨어졌다. 그때부터 주민들의 싸움은 시작됐다”고 전했다. 

지난 11일(수) 감리교신학대학교 현장모임이 옥바라지 골목을 지키기 위한 현장기도회를 드렸다. ⓒ에큐메니안
구본장 여관 주인 이길자씨. ⓒ에큐메니안

그는 “현실적으로 도시정비법은 가진 자들을 더 가지게 하는 악랄한 법”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이 자본의 논리로 쫓겨나는 것이 싫어 함께 싸우고 있다. 특히 옥바라지 골목은 억울하게 갇힌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삶의 공간이었다. 이 소중한 공간이 롯데캐슬 4동으로 바뀌게 된 것. 이렇듯 역사를 지키고 삶을 지키는 일이 어려운 일이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공기씨는 고린도전서 13장을 들며 “사랑이 제일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연대하는 힘은 서로 사랑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대해서 이겨낼 것”이라고 전했다.

말씀을 전한 이관택 목사(고난함께)는 “옥바라지 골목은 비통한 우리 근현대사의 울음소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라며 옥바라지 골목의 역사적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도행전 16장의 바울과 실라의 옥살이 내용을 전하며 “그들은 감옥에 갇혔지만 절망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큰 지진과 함께 터전이 흔들리며 풀려났다. 마치 1945년 해방과 민중의 함성이 서대문 형무소를 무너뜨리던 날이 이와 같았을 것. 오지 않을 것 같던 그날이 온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감옥의 터전이 흔들렸다는 것은 바울과 실라를 가두었던 로마제국의 권력에 금이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정의가 로마에게 장악됐던 그 땅을 통째로 흔들고 무력화 시킨 것이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관택 목사는 “거주이전의 자유와 사유재산을 맘대로 누릴 수 없게 만드는 지금의 이 세상과 언제나 야만적인 공권력이 투입되는 이곳 옥바라지 골목 역시 감옥”일며 “성서는 이 감옥의 터전을 흔들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의 힘은 미약하지만 끝까지 노래하고 기도하며 이곳을 흔들기 위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위로했다.

예배의 마지막 순서로 이동환 목사(평화교회연구소)가 집례하는 성찬이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떡과 포도주를 나눴다.

성찬을 집례 중인 이동환 목사. ⓒ에큐메니안
옥바라지 골목은 현재 두 개의 골목만이 남아있다. ⓒ에큐메니안
구본장 여관은 현재 계속 영업중이다. ⓒ에큐메니안

박준호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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