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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성소에서 일상 생활로“이스라엘아, 거룩하라!”, 종교적 복종을 위한 명령 (2)
줄리아 라이더 교수(하버드대)/이정훈 번역 | 승인 2024.05.19 02:12
▲ 「Inside the Holy Place」 ⓒPublic Domain

거룩을 “민주화하다”?

일부 학자들은 성결법전(Holiness Code, 이하 ‘H’)의 공동체적 성결에 대한 관심이 민주적 경향을 드러내며 중앙 성소로부터 관심을 돌리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H가 야훼의 성소와 제사장을 최상위에 두고 이스라엘 백성을 최하위에 두는 거룩의 엄격한 위계질서를 구축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거룩한 제사장 계급

백성의 거룩은 법 준수에 달려 있지만, H는 제사장의 거룩이 의식적 성별에 의해 영구히 부여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제사장들에게 야훼의 성소에 대한 더 큰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H는 또한 이스라엘 백성이 제사장을 거룩하여(문자적으로 성결하게 하여) 존경과 특별한 특권을 받을 만한 거룩한 계급으로 구별할 것을 요구한다.

ויקרא כא:ח וְקִדַּשְׁתּוֹ כִּי אֶת לֶחֶם אֱלֹהֶיךָ הוּא מַקְרִיב קָדֹשׁ יִהְיֶה לָּךְ כִּי קָדוֹשׁ אֲנִי יְ־הוָה מְקַדִּשְׁכֶם.

레위기 21:8 너희는 제사장을 거룩하게 생각하여야 한다. 그는 너희가 섬기는 하나님께 음식제물을 바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제사장은 너희에게도 거룩한 사람이다.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나 주가 거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성의 성결을 명령하는 야훼의 말씀(레 19장) 이후, 초점은 이스라엘 백성의 성결을 제사장과 그들이 섬기는 성소의 성결과 연결하는 것으로 이동한다(레 21-22장).

성소 중심성

따라서 H의 공동체적 거룩 개념은 이스라엘 백성을 성소와 더욱 밀접하게 묶는다. 법 준수를 통한 성결의 의무는 강력한 이론적 배경을 갖는다:

ויקרא כב:לא וּשְׁמַרְתֶּם מִצְוֹתַי וַעֲשִׂיתֶם אֹתָם אֲנִי יְ־הוָה. כב:לב וְלֹא תְחַלְּלוּ אֶת שֵׁם קָדְשִׁי וְנִקְדַּשְׁתִּי בְּתוֹךְ בְּנֵי יִשְׂרָאֵל אֲנִי יְ־הוָה מְקַדִּשְׁכֶם. כב:לג הַמּוֹצִיא אֶתְכֶם מֵאֶרֶץ מִצְרַיִם לִהְיוֹת לָכֶם לֵאלֹהִים אֲנִי יְ־הוָה.

레위기 22:31 너희는 내가 명한 것을 지켜, 그대로 하여야 한다. 나는 주다. 22:32 내가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나의 거룩함을 나타낼 것이니, 너희는 나의 거룩한 이름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주다. 22:33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되려고, 너희를 이집트땅에서 이끌어 내었다. 나는 주다.

야훼와 이스라엘 백성의 “상호 성결(reciprocal sanctification)”은 법의 충실한 준수를 통한 백성의 성결과 야훼를 불순물 및 다른 더럽히는 힘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앙 성소를 유지할 책임 사이의 상호 연결을 강조한다.

P에 나타난 제사에 대한 복종

공동체적 성결은 야훼와 그 모든 소유물을 보호하기 위한 표준화된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는 이미 이전 P 문서에서 중심적이다. P 문서에서는 이스라엘이 공동체의 중심에 단일하고 배타적인 성소를 건설하고 유지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은 다양한 지역 전통에 따라 여러 성소에서 야훼를 예배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된 성소에서 단 하나의 제사장 그룹이 제사를 감독하는 가운데 야훼를 예배해야 한다.

이러한 표준화는 개인의 재량을 줄이고 복종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표준을 설정하고 통제하는 권위자들에게 개인과 공동체의 주의를 집중시키며, 그들의 정당성, 특권 및 권력 주장을 정상화한다. P의 경우, 이러한 권위자들은 예루살렘 성전과 관련된 제사장 그룹일 가능성이 높다.

H, 일상 생활로 복종을 확장하다

H에서는 이러한 표준화 형태가 의례적 관행을 넘어 의식 문제와 거의 관련이 없는 일상 활동과 행동까지 포괄하도록 확장된다. H는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일상적인 법 준수를 통해 공동체적 성결의 지속적인 과정에 참여하도록 함으로, 제사장 법(및 제사장 권위)의 광범위한 영향을 이스라엘 백성의 삶의 모든 측면으로 효과적으로 확장한다.

이보다 더 광범위한 형태의 표준화된 행동은 독일 사회이론가 테오도르 아도르노(Theodor Adorno, 1903–1969)의 용어를 사용하여 “인습주의(conventionalism)”의 한 형태로 이해할 수 있다. 인습주의는 중앙 권위에 대한 복종과 외부인을 특징짓는 행동을 거부하는 집단사고를 촉진하는 형태를 말한다. H의 경우, 거룩은 중앙 법적 표준에 대한 복종을 촉진하며, “타자들”(특히 이집트인뿐만 아니라 가나안인)과의 분리를 명령하고 공동체적 충성과 표준화된 일상 관행을 요구하기 때문에 인습주의의 한 형태이다.

H의 법 준수에 대한 강조는 이탈리아 철학자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1937)의 “헤게모니(hegemony)” 개념과도 공명한다. 즉,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엘리트들이 일상생활이 평가되는 판단 기준과 문화적 규범을 설정하고, 그 통제 하에 있는 사람들의 동의는 상식적이고 유익한 방식으로 조직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것처럼 보인다.

줄리아 라이더 교수(하버드대)/이정훈 번역  typolog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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