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 사본과 나그 함마디 문서에 대한 관심
-중심부와 주변부 그 영성 세계의 긴장감이 흥미롭다-

김성복 목사(샘터교회 담임)

필자는 본래 비교종교학에 관심이 많았다. 다른 종교와 기독교를 비교하면서 종교 세계에 심취했던 청년시절을 보내다가 기독학생회SCA의 현실참여 신학과 서남동 교수 등 민중신학 세례를 받고 민주화운동과 인권운동 통일운동에 뛰어들었으며 동시에 감리교 목사가 되는 과정 가운데, 복음주의 특히 웨슬리 복음주의에 푹 빠져들었다. 그러나 어떤 주의나 사상도 편협하게 다루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어떤 경우라도 배타적인 태도나 자세는 절대 금하면서 목회를 해왔다.

그러던 가운데 1994년 6월 한국 감리교회 본부에서 영성프로그램의 하나로 영국 스코틀랜드의 아이오나 수도원에 방문하였을 때, 베드로와 바울 중심의 기독교의 영성spirituality이 제도와 성당 건축물에 갇혀있는 영성이요 요한의 영성은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생태적 영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그 뒤로 켈트영성(스코틀랜드 등 켈트 족이 형성한 영적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경기도 양평에 켈트영성의 집을 마련하여 영성수련 훈련장으로 추진하다가 재정 사정으로 포기하였었다.

어쨌든 이러한 관심 속에서, 요한의 영성과 그를 뒷받침하는 신학이 기독교의 주변부에 밀려난 경위를 세계교회사 속에서 확실히 알게 되었으며 우리가 믿는 기독교는 요한의 영성을 변두리로 밀어내고 그 중심을 베드로와 바울의 영성으로 채웠던 것임을 확인하였다. 그러던 가운데 ‘사해 사본의 진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야고보의 영성에 주목 하게 된 것이다.

본 필자가 사해 사본에 관심을 가지게 된 동기는 Dead Sea Scrolls 라는 책을 손에 넣고 나서다. 그러던 중 1947년 이스라엘 쿰란의 동굴들에서 발견한 사해 사본의 여러 책과 1945년 이집트 나그 함마디에서 발굴된 52편의 문헌을 번역한 것이 숨겨진 성서( the other bible, 윌리스 반스토운 저 이동진 역 )로 1994년에 출판되어 읽어 본 결과는 ‘영지주의 책들’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특히 일본 성서학자 아라이 사사구의 ‘예수의 행태’(기독교서회)를 읽을 때 도마복음서를 영지주의 책으로 이해하고 있어서 그대로 따르고 있었다.

이러한 시각을 교정해 준 것이 최근에 번역된 사해사본의 진실(마이클 베이전트, 리처드 레이 저, 김문호 역, 예담 간)이다. 그리고 김용옥의 도마복음서이야기1과 큐복음서에 관한 해설 등이다. 이러한 책들 속에서 어렴풋이나마 야고보의 영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이것이 우리들의 영성생활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필자는 바울이 정통이었냐 혹은 베드로가 정통이었냐 아니면 요한이 정통이었냐 하는 정통과 이단에 초점을 맞춘 글들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자고로 정통이 된 것은 교권을 장악한 쪽이었고 또 그 교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피를 흘리었던가를 생각하면 그 어두움의 역사를 반복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다만 각 각의 종교 집단들이 전하여준 독특한 영성의 세계는 오늘 우리의 영적 생활을 풍성하게 하여 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예수의 형제로 알려진 야고보를 중심으로 한 집단은 유대 민족주의적 경향이 강한 열심당 계열로 짐작이 된다. 반로마 독립운동의 중심 세력인 열심당원들, 그들이 위선적인 제사장들을-특히 안나스를 처단하게 되고 여러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 데 이것이 원인이 되어 결국 로마의 공격을 받고 완전 멸망하게 된다. 이 야고보를 통하여 ‘민족해방 영성’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 같다.

마가를 초대 교황으로 하는 이집트 콥트 기독교의 영성은 섣부른 결론을 내리고 싶지 않다. 도마 복음을 좀 더 연구하고 그동안 방치되어 왔던 콥트 기독교에 대한 독서를 늘려 21세기에 필요한 영성의 세계가 열려지고 오늘 우리의 영성 생활이 더욱 풍성해 지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든 로마 가톨릭교회만이 주류라고 인식되었던 세계교회사가 다양한 갈래로 연구되고 종합적으로 평가될 때에 우리는 21세기에 예수를 새롭게 만나게 될 것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김성복 위원  ksbock@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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