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청년단체협의회는 11일 오전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적규정 철회와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했다.  ⓒ 이철우 기자/참말로

'한국청년단체협의회'(이하 한청) 이적단체 판결에 대한 항소심 1차 재판이 11일 오전 서울고등법원 302호에서 진행됐다. 지난 2004년 7월 20일 17차에 이르는 선고공판 결과, 이적단체로 판결되어 항소한 지 2년만이다.

한청은 이날 항소심 1차 재판에 앞서 서울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청에 대한 이적규정 철회 ▲국가보안법 철폐를 촉구했다.

한청은 '더 이상 국가보안법에 의한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제목의 회견문을 통해 "지난 2년간 국가보안법 상 반국가단체인 '북한'과 주변국 관계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마침내 6자회담 참가국은 9·19성명으로 북·미 간 적대관계를 해소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지적했다.

한청은 이어 "북 대표단이 국립현충원을 방문·참배했고, 17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조차 최고 독소조항인 7조(고무·찬양) 삭제를 당론으로 정했을 만큼 변화를 거듭한 현실에 국가보안법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청은 또 당시 검찰의 주요 공소사실 중 하나인 재일한국청년동맹(재일한청)과 만남을 거론했다.

한청은 "재일 한청과는 이제 대규모 민족교류행사를 해마다 이어나가고 있으며, 피고인들은 합법으로 북측을 오가고 있다"면서 "오늘날 국가보안법에 의해 한청은 이적단체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한청 의장은 "한청 소속단체인 '민족통일애국청년회'에 대한 이적단체 판결에서 '이적단체가 아니다'며 고법으로 환송된 바 있다"며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의 '비현실' 규정으로 더 이상 청년단체를 이적단체로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2년여 동안 재판을 열지 못한 것은 한청에 국가보안법을 적용, 이적단체로 규정하는 것이 가능한 지 법원도 고심했던 것이라 생각한다"며 "만약 민족화해와 진전이 이뤄지는 지금 국가보안법을 잣대로 한청을 이적단체로 규정해 역사를 되돌리려한다면 법원은 역사의 반동으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회장도 "국가보안법상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 범민련, 한청 성원들이 합법으로 남북을 오가고 있으며, 공안당국이 말하는 반국가단체 성원들이 이번 6·15통일대축전에 참여했다"며 "국가보안법을 잣대로 삼는 사법부의 모습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청은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항소심 1차 재판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한청에 대한 이적규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오는 8월 29일 2차 재판이 진행된다.

한편, '한청 이적단체사건'은 지난 2002년 9월 2일 전상봉 당시 한청 의장과 정대일 사무처장, 이승호 현 의장(당시 조국통일위원장) 등이 연행된 후 같은 해 10월 1일 서울지검 공안부가 한청을 이적단체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재판부는 2004년 17차에 걸친 선고공판 결과,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한청을 이적단체로 판결했다.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는 '공안문제연구소'의 주장을 근거로 한청이 범민련 가입단체이며, 강령에 연방제 통일방안이 있는 점 등을 거론한 바 있다. 국가보안법의 첨병으로 역할을 하던 공안문제연구소는 이후 시민사회활동가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 등 부당성으로 2004년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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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인터넷신문 '참말로'에 실렸습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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