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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소거 된 사람들이 깃들 수 있는 작은 품이 되고 싶다”통합 교단을 향한 마지막 호소라는 심정으로 선언문 발표했다
권이민수 | 승인 2020.11.01 16:13
▲ 종교개혁일은 지난 10월30일 예장 통합측 교단의 개혁을 촉구하는 선언문을 발표한 통합측 소속, 류태선·오현선·홍인식 목사가 간담회를 진행했다. 통합측 교단의 잘못들과 개혁이 무엇인지에 대해 가감없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권이민수

10월 30일 금요일 오후 2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측(총회장 목사, 이하 통합측)을 향한 통합측 네 목사의 종교개혁 선언문 낭독(“저항하고 거부하라”) 후 에큐메니안이 주관한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들이 발표한 종교개혁 선언문의 의미와 배경에 대해 더욱 깊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시간이었다. 사회자로는 ‘에큐메니안 대외협력국장’이자 ‘KSCF’(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사무국 도임방주 국장이 맡았다.

기자회견이 마친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도임방주 국장의 날카로운 질문이 연이어졌다. 또 하나의 목소리로, 선언으로, 시류를 탄 일회성 기자회견이 아니냐는 질문들이 그 아래에 있었다. 즉 누구나 개혁을 이야기 하지만 그 개혁의 목소리들이 표류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이기도 했다.

도임방주 국장의 날카로운 질문은 이날 간담회의 토론자로 나선 류태선 목사와 오현선 목사, 그리고 홍인식 목사로 하여금 근본적인 성찰, 담금질을 거친 이야기를 꺼내놓게 했다. 때로는 절망적인 체념에 가까운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들에게 개혁은 이미 시작된 그래서 기득권을 가진 이들 때문에 “음소거 된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는 겨자씨 나무 같은 것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개혁은 어쩌면 그런 것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울림이 있었던 간담회였다.

다음은 간담회에서 이루어진 토론 전문이다.

▲ 선언문은 누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가?

오현선 목사(이하 오): 형식상 이번 주가 종교개혁 기념 주간이고 하니 기본적으로는 통합측 총회에 드리는 글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선언문은 교단에 의해 억압받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명성교회 세습문제로 교단이 어려워지고 총회에서도 세습저지가 실패로 돌아가버렸죠. 그러면서 교회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또 성소수자를 향한 교단의 혐오로 많은 성소수자에 연대하던 신학생, 목회자들이 교단 블랙리스트에 올라갔어요. 몇 명은 목사고시에 지속적으로 탈락하고 있습니다. 학교에 돌아가지 못한 장신대 후배들도 있고요. 세월호 유가족 중에도 교회로 돌아가지 못한 분들이 많고요.

우리 통합측 교단이 좋은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럼에도 작은 자들, 교회로 인해 상처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위해 이 선언문을 썼습니다. 고난받는 분들이 이 선언문을 통해 희망이 여기에 있다고 발견할 수 있도록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성평등에 대해 인식은 하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도 전달되면 좋겠어요.

홍인식 목사(이하 홍): 오 교수님 말에 동의합니다. 저희가 종교개혁 선언문에 ‘음소거’라는 단어를 썼는데 목소리가 있지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우리가 대신 그 소리를 내주는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이 스스로 소리를 내고 있는데 소리가 나지 못하게 막히는 거거든요. 그런 분들에게 이 선언문이 희망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교회 성도들이 많이 읽어서 우리 교회 현실을 깨닫고 하나님 나라를 향한 발걸음을 디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엇보다 교회의 권력자들이 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큰 희망을 갖지는 않습니다. 

류태선 목사(이하 류): 두 분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전체 한국 교회 그리스도인이 이 선언문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가장 크게는 교단 총회장을 비롯해서 교회를 책임을 지고 있는 분들이 귀담아 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교단의 1500명의 총회대표들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실질적으로 그 분들이 움직여서 법을 바꿔야 교회가 개혁될 수 있으니깐요. 

▲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온 시기는 이미 유럽의 종교개혁이 끝나고 한참 시간이 지난 이후였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종교개혁을 경험해본 적이 없는데요. 그래서 한국 교회에게는 목사님들의 종교개혁 선언문이 생소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종교개혁을 주제로 선언문을 작성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 오현선 목사는 “신학교에 입학할 때 ‘여성이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냐’는 질문을 받지 않듯이 타인의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은 이상하다.”며 한국 교계의 성정체성 언급 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했다. ⓒ권이민수

: ‘한번 개혁된 교회는 지속적으로 개혁돼야 된다.’ 이것이 개신교, 프로테스탄트 정신이죠. 그 맥락에서 종교개혁을 주제로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종교개혁 주간을 목표로 기획했던 것은 아니에요.(웃음) 이번 9월 통합측 총회를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하나님 앞에 글도 쓰고, 되뇌이고, 기도하는 중에 종교개혁 주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을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하나님의 세밀한 음성에 응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여기 함께 계시는 분들과 종교개혁 선언문을 작성했어요.

: 종교개혁의 역사적인 날이니까요. 그리고 10월의 마지막 날, 가을의 마지막이니까 좀 감성적이 되잖아요.(웃음) 감성적인 이날에 우리 교회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해보자는 뜻도 있죠. 참 좋은 거 같아요? 그렇죠?(일동 웃음) 

: 2014년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잖아요. 제가 그 해에 한국교회도 똑같이 침몰하고 있다는 절박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가 종교개혁 500주년이 점차 다가오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우리 어떻게든 이 시기에 맞춰 개혁의 목소리를 내보자, 주위 목사님들과 마음을 맞췄었어요. 그래서 ‘교회개혁목회자연대’를 창립하게 됐죠. 그런데 종교개혁 500주년을 그냥 지내고, 아니 오히려 역행하면서 보냈어요. 그래서 전 절망에 빠졌어요. 그로부터 시간이 지났는데 총회는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거죠. 교단을 탈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어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외쳐보자는 마음으로 이 선언문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 평신도 입장에서 교회 개혁은 주로 교단의 분열로 경험됐습니다. 그래서 선언문을 접한 어떤 사람들은 또 교회가 분열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교단 탈퇴가 아니라는 목사님의 말씀이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은데요. 목사님들께서 강조하시는 개혁은 교회의 분열이 아닌, 바꾸어 나가겠다는 의미의 개혁이 맞나요?

: 발표하는 사람은 개혁이라고 표현하는데 받아들이는 사람은 또 분열하는구나 하고 느끼는 게 중요한 포인트 같습니다. 저희 네 사람이 이야기하는 개혁은 새로운 교단을 만든다기보다는 새로운 품을 만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 분열은 소외된 사람들의 출연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여성신학자, 여성 목사입니다. 저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졸업하고 17년 만에 목사가 됐습니다. 저처럼 존재하지만 가시적이지 않은 존재가 있는 것이죠. 분열이 아니라 교회가 고립시켜놓은 것이에요. 음소거 된 사람들, 음소거하는 주체들이 있습니다.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교단의 파워로 막아냈던 그 목소리가 출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교단이여 듣고 경청해서 우리의 터를 넓히고, 회개하고 돌아서라’는 것입니다. 그 이후의 일은 모르겠어요. 하나님이 하실 것입니다. 분열이나 연합을 두고 선언한 것이 아니라 교회의 지속적 개혁을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죠.

: 앞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사실 한국 교회는 종교개혁을 경험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나름 주체적인 개혁은 해본 적이 없죠. 그런데 지금 말 그대로 한국교회의 신앙, 내용적인 측면은 타락했고, 한국 교회를 담고 있는 제도나 구조도 완전 망가진 상태입니다. 새 술도 필요하고 새 부대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것이 지금 한국 교회의 필요한 개혁입니다. 개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때가 됐습니다.

▲ 교회의 사적 소유에 대한 문제가 선언문에 나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깊어 다들 동의하실텐데요. 그런데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구체적 내용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회를 사적 소유하지 않는다면 어떤 형태의 교회가 하나님만을 섬기는 교회의 모습인 것일까요?

: 저는 여울교회의 담임 목사입니다. 저희 교회는 건물을 가지지 않고 있습니다. 15년째 장소를 대관하는 교회에요. 여울교회는 건물 없는 교회, 목사 의존도를 낮추는 교회, 평신도가 목회적 돌봄과 예배의 주체된 교회, 헌금의 대부분을 사회적 연대에 지출하는 교회,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교회를 꿈꾸고 있어요.

사실 이미 하고 있는 교우, 교회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이미 새로운 대안을 일구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가 일산으로 옮겨간 후에 찾아오는 후배 목사님들, 현장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저희에게 함께 예배를 드리자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새로운 술은 준비돼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각자가 교회이기에 이미 대안을 보여주고 있어요. 교리와 억압에 억눌려서 자유롭게 드러내지 못할 뿐이죠. 개혁을 통해 이런 교회가 자유롭게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이런 사유화의 문제를 생각할 때 저는 교회가 일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권력이 한 쪽으로 집중되고, 돈이 한 쪽으로 집중되고 결론적으로 교회가 사유화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일없는 교회를 지향합니다. 교회는 순수한 영적 공동체죠. 교회는 돌보고 일은 삶의 현장에서 하고요. 새로운 교회가 아니죠. 이미 그렇게 하는 교회들이 있거든요.

선언문을 듣는 사람은 그래서 무얼 하자는 것인지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언한 사람들, 그리고 선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이미 삶 속에서 대안을 보여주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았는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전 이 선언이 우리의 삶의 경험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이미 삶의 경험으로 대안을 살아가고 있거든요. 건방 떠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일동 웃음) 그래서 전 이 선언문이 자랑스럽습니다. 이 선언문은 단순한 철학적 성찰이 아닙니다.

▲ 류태선 목사는 이번 선언문의 의미를 “교단 총회에 하는 마지막 호소”라고 하며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권이민수

: 전 몇 가지 차원의 다른 이야기가 선언문에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먼저 최소한의 요구가 있습니다. 우리 교단의 현안이 돼있는 명성교회 세습 문제가 대표적인데요. 헌법대로 바로 잡으라는 것이죠. 새로운 법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헌법이라도 지키라는 것입니다. 이게 최소한의 요구죠. 이게 회복된다고 하면 우리 통합측 총회가 최소한의 자정능력이 있다고 보여줄 수 있겠죠, 그런데 그게 안 되고 있습니다. 또 책임지는 사람이 나와서 물러나야 해요. 그런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요. 이게 말이 됩니까?

두 번째는 성소수자 이슈입니다. 이 이슈에 이견이 있을 수 있고 스펙트럼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래도 최소한 열어놓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이라도 마련해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정죄하는 것밖에 없어요. 이슈에 대한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성서 해석의 이야기, 현대 과학의 이야기, 전세계 인권에 대한 이야기도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총회의 대의 구조, 대표성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너무 부끄럽습니다. 21세기, 1500명 총회 대표 중에 여성 총회 대표가 60명도 안 된다? 이건 부끄러워서 어디에 말할 수도 없어요.

각 노회별 1명 이상의 여성 총회 대표를 배정하라고 총회에서 결의를 했는데 다 묵살했어요. 이것도 최소한의 요구네요. 결의대로라도 실시하라는 거예요. 그리고 5년 이내에 WCC 에큐메니칼 모임에서 성별, 세대별 배정하듯이 우리도 그 정도 수준으로 가야합니다.

▲ 평신도 입장에서 교회의 사적 소유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재벌 2세의 상속세를 걱정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 세습 문제에 참여하고 반대해야 하는지, 지나친 교회 건축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어요. 세습 문제는 기층 민중과 함께 할 수 있는 주제일까요? 왜 이것에 매진해야 하는 걸까요?

: 류 목사님 말씀처럼 최소한이라는 이야기가 맞아요. 언급조차 하기 싫었지만 명성교회의 세습 문제를 쓴 이유는 명성교회 세습 문제는 어서 종식시키고 그 문제에 억눌려서 나가지 못한 문제를 개혁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다들 세습 문제에만 매달려 있으니까요. 실제로 교회 사적 소유화 문제는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더 큰 교회로 키우고 싶어 하는 욕망, 건물 같은 부분이 누구의 이름으로 돼 있느냐에 집중하는 태도 등이 만드는 것입니다. 교회 재산을 공적 재산으로 하고 사회적으로 연대하고 환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명성교회의 사례를 언급한 것입니다.

: 단순히 명성교회의 세습을 막는 게 개혁이라는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오 목사님 말씀처럼 오히려 이것 때문에 개혁의 과제들이 사라진 게 너무 아쉽습니다.

▲ 선언문에 차별금지법 문제를 다루면서 동성애 혐오를 예시로 들었는데요. 저는 동성애의 대립항인 이성애에 관련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성 문제가 나오더라고요. 성소수자 이야기에서 갑자기 여성 이야기가 나온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 성소수자는 교회 현실에서 가장 억압된 주체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교회 안에서 억압받아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사람들, 즉 약자들의 문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성소수자의 문제는 약자의 문제지 동성애자를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이성애자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그동안 역사 속에서 약자였던 이들을 다루다보니 대표적인 약자인 여성의 이야기도 나온 것이죠.

▲ 선언문을 보면 근본주의의 문제가 나오고 동성애 혐오가 나오다가 갑자기 여성에 대한 문제가 나와서요. 둘은 다른 주제가 아닌가요?

: 같은 주제입니다. 여성 억압의 가려진 역사가 너무 길어요. 성소수자 이슈는 성소수자 스스로가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교권주의자들이 2017년 총회에서 발언을 시작하면서 교권주의자들이 성소수자의 목소리를 불러냈어요. 그에 반해 여성의 목소리는 억압을 받아 전면에 드러나지 못하고 있죠. 결국 이 글은 교회가 돌보지 않은 약자가 누군지 계속 묻자는 것입니다.

▲ 제가 아까 대립항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요. 여성의 문제는 다루면서 남성의 권력 구조가 등장하는데 동성애는 이성애가 등장하지 않아서요.

: 대립항으로 이해할 것이 아닙니다. 여성의 적은 남성이 아니고 동성애자의 적이 이성애자인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대립항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희는 차별적인 존재를 서열하거나 차별하지 말고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자는 것입니다. 교회가 억압하는 사람이 누군지 보자는 것입니다.

▲ 홍인식 목사는 이번 선언문을 통해 “깃들 곳 없는 사람들이 깃들 수 있는 작은 품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권이민수

▲ 아까 신학교 등을 이야기 하면서 ‘넓혀서 이야기하자’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장이 열려야 한다는 것일까요? 말하는 사람의 입을 막지 말라는 것일까요?

: 저희가 그런 장기계획까지 합의하진 않았어요. 다만 저희는 우리와 연결된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마음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통합측에 7개의 신학교가 있는데 들어갈 때부터 사상검증이 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어려움이 많죠. 소명을 가진 사람이 목회자가 될 수 있도록 품고 도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신학교가 출연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네 사람 말고 연대할 수 있는 손길을 기대합니다.

: 겨자씨 나무라는 예수의 비유가 있잖아요? 작은 씨앗이 자라 새들이 깃들인다는 비유요. 그런데 청중은 겨자나무가 작은 나무인 것을 알거든요. 그런데 그 비유에 위로를 받았던 것이에요. 우리가 이야기 하는 것이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이미 큰 나무는 깃들 새들이 충분히 많이 깃들어 있거든요.(웃음) 깃들 곳 없는 사람들이 깃들 수 있는 작은 품이 되고 싶습니다.

: 저는 두 가지 차원의 이야기가 섞여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 교단 총회에 하는 마지막 호소죠, 그런 차원에서 열린 대화와 토론의 광장을 열자. 그게 어떤 이슈가 됐든, 지금이라도 제대로 다양한 이슈를 이야기 해보자는 거죠. 그냥 이미 있던 프레임을 가지고 정죄하지 말자는 거에요. 근데 별 기대는 없어요. 사실 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총회 차원에서 그런 장을 열지 못한다면 우리라도 하겠다는 거에요.

▲ 성소수자의 문제를 다루면 대체로 성소수자 교인의 이야기가 대부분인데요. 성소수자 목회자의 이야기도 다루면 어떨까 싶은데요. 만약, 주위의 목회자나 스스로가 성 정체성을 새롭게 깨닫게 됐을 때 교회 안에서 위안을 얻거나, 당당하게 자신의 목회를 할 수 있을까요? 혹시 이에 대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계신가요?

: 일단은 성소수자 목회자 당사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제가 당사자는 아니지만 교회나 모임에 성소수자가 찾아오시기도 합니다. 의외로 성소수자 크리스천이 많이 오십니다. 어쩔 줄 몰라서 찾아오는 것이죠. 물론 신학적으로 조언을 드리긴 합니다만 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거 같아요. 우리가 ‘나는 이성애자입니다’라고 말하지 않듯 굳이 개인의 성적 지향성과 성적 정체성을 묻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타인의 존재를 왜 물어야 할까요? 신학교에 입학할 때 ‘여성이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냐’는 질문을 받지 않듯이 타인의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은 이상합니다.

: 현 상황에서 어떤 목회자가 커밍아웃을 했을 때 살아남을 수 없긴 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을 묻지 않고 소명이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어야겠죠. 저희 종교개혁 선언문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 일단 통합측 총회장이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입장에 대해 철회하고 동성애 대책위 해산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 간담회를 마무리하며 교회로 인해 쫓겨나는 사람들에 대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 선언문에 차별금지법 문제를 다루며 교회는 성소수자와 성소수자에 연대하는 사람에게 사과하라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사실 교회는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소외받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 저희도 이에 큰 책임이 있습니다.

: 맞습니다. 우리도 큰 책임이 있고 그래서 부끄럽습니다. 사과하고 싶습니다.

: 교회는 건물이 아니고 만민이 기도하는 집입니다. 누구든지 와서 해방의 춤을 추고 자신의 약점이, 약점이 아니게 되고, 또 아픔이 드러나도 안전한 공동체, 서로를 위로하며 해방의 길로 나가는 순례 공동체가 돼야죠. 저는 우리 통합측이 이제라도 그런 공동체가 되면 좋겠어요. 새로운 순례를 떠날 수 있길 바랍니다.

: 현실을 보면 절망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움직이고 계십니다. 비록 우리의 몸짓은 연약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막막해 힘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령이 함께하시고 이끄시고 계십니다. 그리고 아픈 이들을 성령님께서 위로하실 것입니다.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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