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8일,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 쇠고기 수입’을 전면 결정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 미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가지고 가는 ‘선물’로 이미 우려해오던 일이기도 했다.

시민사회는 검역주권 포기로 국민을 광우병 위험으로 내모는 것일 뿐 아니라, 농민 생존권을 박탈한 것이라며 전면 재협상과 식품안전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 노력’을 약속 받고 미국산 쇠고기 연령제한을 풀고 갈비를 포함한 뼈234있는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했으며, 광우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위험물질(SRM)도 편도와 소장을 제외한 모든 부위에 제한을 풀기로 했다.

사실상 미국의 ‘노력 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광우병 우려가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조건 없는 개방을 약속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의 한미FTA 선결조건이던 쇠고기 수입조건완화 요구를 모두 받아 들였다.

한국이 원산지 표시 등 식품안전체제가 부실한 것을 감안하면, 국민들은 알게 모르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게 된 상황이다.

미국 내에서도 광우병 위험 우려 높아

한편 지난 2월 광우병 위험소 강제도축으로 불거진 쇠고기 6만4천톤 리콜사태에 이어 4월11일, 미국 버지니아에서 인간광우병을 앓던 22세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함으로써 미국 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광우병 위험이 낮은 20개월 미만 어린 쇠고기를 그것도 살코기를 주로 먹고 있지만, 광우병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뉴욕 타임즈>는 최근 이와 관련 ‘광우병 감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으로 “뼈가 붙은 부위 살코기를 먹는 것은 위험하며, 뇌나 척수 등 신경조직이 포함되기 쉬운 분쇄육과, 뼈 근처 조각고기로 만드는 소시지, 피자토핑, 미트볼, 햄버거 패티 등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 타임즈>는 이어 “부위와 관계없이 뼈와 함께 굽거나 끓이는 것은 오히려 광우병 원인인 변형단백질 섭취 가능성을 높여 광우병에 걸릴 위험을 크다”고 전했다.

광우병 원인으로 알려진 프라이온(prions)은 변형단백질로 끓이거나 튀겨도 없어지지 않고, 0.001g만 먹어도 인간광우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우병에 걸린 인간은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생기면서 일종의 치매 증상을 일으키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다.

뼈에 붙은 살코기도 위험하다는 상황에서 한국인의 뼈나 내장을 끓여먹는 식습관을 감안하면, 단순히 ‘미국 사람은 먹는데 우리는 왜 못 먹냐?’는 주장은 ‘순진’하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것일 뿐이다.

미국, 통제된 광우병 위험국 = 광우병 위험 없음?

지난해 국제수역사무국(OIE)은 미국과 캐나다 등을 통제된 광우병 위험국(광우병 2등급)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생산이력제와 동물사료 금지조치를 철저히 하지 않고 도축 과정에서 SRM 통제지침을 지키지 않아 검역중단 조치를 받아왔다.

더구나 OIE 규정은 ‘광우병 통제국갗를 ‘확인된 모든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적절하고 포괄적인 조치가 시행되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 국가로 다만 A형 예찰실시(도축소의 0.1%)를 한 국갗로 명시하고 있다.

결국 ‘통제된 광우병 위험국’이 곧 ‘광우병 위험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 않으며, 도축소의 0.1%에 예찰 실시한 사실을 밝힐 뿐이다.

한·미 미 쇠고기 수입 관련 일지

▲ 2003년12월  미국 워싱턴주 광우병 소 발견, 미 쇠고기 수입금지
▲ 2005년 5월  국제수역사무국(OIC), 30개월 이하 소 살코기 교역 자유화 규약 채택
▲ 2005년 6월  미국 광우병 소 추가발견
▲ 2005년12월  박홍수 농림부 장관, 협상 착수 발언
▲ 2006년 9월  농림부, 2년10개월 만에 미 쇠고기 수입재개 최종 승인
▲ 2006년10월  미 쇠고기 9톤 수입
▲ 2006년11월  미 쇠고기에서 뼛조각 발견, 전량 반송
▲ 2006년12월  2·3차 수입 미 쇠고기에서 뼛조각 발견
▲ 2007년 4월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 2007년 4월  27일,  미 쇠고기 6.4톤 검역 통과
▲ 2007년 5월  22일, OIE, 미국·캐나다 광우병위험 통제국 판정
▲ 2007년 5월  28일, 권오규 부총리, 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상 선언
▲ 2007년 5월  30일, 미 쇠고기에서 갈비뼈(수입금지) 발견
▲ 2007년 6월  4일, 미 쇠고기 검역 전면 보류
▲ 2007년 6월  8일, 농림부, 미 쇠고기 검역보류 해제
▲ 2007년 7월  13일, 롯데마트, 미 쇠고기 판매 시작
▲ 2007년 7월  15일, 통뼈 발견으로 전량 반송·폐기
▲ 2007년 7월  25일, 농림부, 가축방역협의회 개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논의
▲ 2007년 8월  1일, 특정위험물질(SRM) 척추뼈 발견
▲ 2007년 8월  2일, 농림북, 미 쇠고기 전면 검역중단 결정
▲ 2007년 8월  2일, 미국, 수입위생조건 개정 협의 요청
▲ 2007년 8월  24일, 27일, 농림부, 미 쇠고기 검역중단 해제 수입 재개
▲ 2007년10월  5일, 등뼈 발견, 검역 전면 중단
▲ 2007년10월  5일, 정부 미국에 소갈비 개방 SRM, 내장 불허 방침 통보
▲ 2007년10월  11~12일, 한미 쇠고기 검역 전문가 회의
▲ 2008년 3월  5일, 미 무역보고서, 한국에 쇠고기 전면개방 촉구
▲ 2008년 4월  11일, 총선 이틀 뒤 한미 쇠고기 협상 전면 재개
▲ 2008년 4월  18일, 사실상 미 쇠고기 전면 개방 허용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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