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적이고 시대적인 과제에는 충실했지만 생명평화를 위한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좀 안일하지 않았는가?”

목회자의 예언자적인 사회운동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현 시대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 중인 ‘생명평화’의 담론이 점점 현실화 될 전망이다. 16일 ‘쇄신과 변혁’이라는 주제로 열린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의 27차 정기 총회 주제토론에서 ‘생명평화’는 다시금 화두로 떠올랐다.

남재영 목사(목정평 공동의장, 대전빈들교회)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목정평의 운동이 활기를 가졌다. 하지만 문민, 참여정부 때는 무위도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미건조했다. 예언자적이고 시대적인 과제에는 충실했지만 생명평화를 위한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좀 안일하지 않았는가?”라며 질문을 던지고 “그럼 앞으로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을 토론의 과제로 남기고 싶다”며 그간의 목정평의 예언자적 행보에 ‘생명평화’의 담론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임광빈 목사는 현 상황에 대해 “한기총, 한국의 보수 세력의 정치공작이 심화된 것을 감지하고 있으면서도 우리들의 어떤 정확한 대응이 없음으로 인하여 위기가 온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하고 “특별히 예장통합 같은 경우는 한기총 탈퇴와 같은 것을 고민하고 있는데 현실적인 것을 목정평이 힘을 실어서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제토론의 발제를 맡아 ‘생명평화’를 화두로 던진 종교진영의 새로운 가치를 조명했던 윤인중 목사(인천평화교회)는 토론시간에 “목정평과 비교되는 정의구현사제단은 아무래도 성직자 권위주위를 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목정평은 성직자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평신도 운동을 살리기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삼 목사(대구목정평)도 “예언자적인 사명을 가지고 앞장선다는 명목하에 우리가 평신도를 종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나 반성해 보아야 한다”며 “목정평이 목회자로서의 권위만 너무 앞세우는 것이 아닌지 돌아봐야한다”고 우려했다.

박승렬 목사(전국목정평 부의장)는 목정평의 조직적인 부분을 두고 “토론을 통해서 조직성 허약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제까지 정의평화 활동은 해 왔지만 정의평화목회 활동을 위하여 폭넓은 참여가 가능하게 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임승철 목사(전국목정평 정책실장)는 “몇 명의 대표에 의한 것이 아닌, 300여명의 목협 회원에게 주도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목협회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소통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건원 목사(전국목정평 총무)도 “우리끼리만 가지 말고 대중운동으로 가자”며 “우리가 가이드 제시하고 그 매뉴얼대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목협으로 몰려오게끔 그 방향을 잡아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진우 목사(서울제일교회, 증경의장)는 “목정평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내적으로 그 동력이 연결되지 않는다. 마치 졸업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내적으로 동력을 연결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컨텐츠 제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27차 총회 준비위원장이자 신임 목정평 상임의장 임광빈 목사는 "이번 총회는 기존의 회무처리 방식의 진행에서 벗어나 정책토의를 중심으로 계획되었다"고 밝히고 향후 수 년간 동일한 방식의 총회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변화된 사회에 걸맞는 변화를 시도하는 목정평의 움직임이 향후 기독교 운동의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인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전동균 기자  journalist@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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