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전9시 향린교회에서 고 홍근수 목사의 부활증언예배가 진행되었다. ⓒ에큐메니안

‘평화와 통일의 사도 고 홍근수 목사’가 이승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11일 오전9시 향린교회에서 열린 부활증언예배에서 유가족을 비롯한 목회자와 교인, 시민단체회원 4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엄숙하게 진행됐다.

말씀을 전한 조헌정 목사(향린교회)는 “베를린, 모스크바를 지나 북경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평화열차가 시작하는 첫날 76년간 동고동락하던 육신을 떠난 것은 영으로 함께하시기 위함이었다.”라며 “평화열차에 홍 목사님과 함께 올라타 남과 북의 화해의 통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에 의하면 터키의 악세히르 마을은 사는 동안 삶의 경험과 깨달음에 따라 묘비에 숫자를 표기한다고 한다. 이에 “(이 풍습대로 한다면) 홍 목사님한 오백년쯤 사신 셈”이라며 “홍 목사님은 자신에게만 의미 있는 삶을 산 것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잠든 민중들을 흔들어 깨운 선각자이자, 이 시대의 예언자였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또한 그는 “홍 목사님은 자유와 해방이라는 신앙 정신을 성서의 출애굽 사건과 갈릴리 예수 정신의 핵심으로 발견해 평생에 걸쳐 온 몸으로 구현해 오셨다.”며 고인이 걸었던 자주와 통일의 길에 매진할 것을 요청했다.

설교 후, 향린교회 성가대는 고인에게 노래를 바쳤으며,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연됐다.

추도사는 김상근 목사와 이창복 의장(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문규현 신부(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김인경 교무(원불교 경기인천 교구장)가 맡았다.

김상근 목사는 “대한문, 밀양 송전탑 반대, 제주 강정마을에 함께 있을 당신인데, 오래 누워 계시더니 이렇게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났다.”며 “홍 목사님의 생전의 운동은 민족의 얼을 바로 세우고, 패권주의 역사의 거부, 세계사를 바로 세우는 거사였다.”고 추도했다.

이창복 의장은 “홍 목사님의 탁월한 예언자적 말씀을 통해서 고난의 시대를 견딜 수 있어 고마웠다.”며 “이 시대가 암울하지만 홍 목사님이 남겨주신 유산으로 싸워 민족화해로 통일된 조국, 평화와 평등, 정의가 넘치는 조국에서 평안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 명동성당에서 대한문까지 홍근수 목사의 노제가 진행되었다. ⓒ에큐메니안

통일사회장으로 치러진 이번 장례는 명동성당에서 출발해 시청을 거쳐 대한문에 이르는 노제가 진행됐다. 대한문 노제에서는 들꽃향린교회 김경호 목사,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 등 고인을 추모하는 기독교 및 사회단체들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고인을 추모하는 헌화 순서에서는 고인을 뒤를 잇자며 참가자들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고 홍근수 목사의 시신은 마석 모란공원의 민족민주열사 모역에 안치되었으며, 대한문 노제를 마친 후 이동해 오후2시에 하관예배가 진행됐다.

고인의 부인인 김영 목사는 “병상에서 여러 가을을 보냈는데, 너무 큰 고통에 차라리 어서 가셨으면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장례에 힘써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 고인에 대한 사랑을 매우 크게 느꼈다.”고 전했다.  그녀는 “영원한 자유인으로 살길 바란다.”며 고인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 대한문 앞 노제에서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이 추도사를 전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 고 홍근수 목사의 시신은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 묘역에 안장되었다. ⓒ에큐메니안

▲ 고인의 부인되는 김영 목사는 "장례를 위해 수고한 모든 분들을 위해 복을 빌어주고 싶다."며 하관예배 마지막 축도를 자청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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