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무엇이 사랑인가?”라는 주제로 ‘사랑은 이런 것이다’를 설명을 했어. 사랑은 원래 부분적인 것이 아니야. 통합적이고, 전인(全人)적인 것이야. 그래서 사랑을 긍정적으로 서술하는 방식은 항상 오류를 낳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 바울도 사랑을 긍정적인 방법으로 설명한 적이 있어.
|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전13:4-7) |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성경이지? 사랑은 오래 참아. 그러나 오래 참는 것만으로는 사랑이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야. 사랑이 없이 오래 참게 되면 어떻게 되지? 진저리가 나지. 사랑 없이 오래 참는 것은 답이 없어. 사랑은 온유한 것도 맞아. 그러나 사랑이 없이 온유하면, 징글징글하지. 사기꾼이라는 말이야. 또 사랑은 자랑하지 않아. 그러나 사랑은 사랑을 자랑하기도 하는 거야. 사랑은 교만하지 않아. 그러나 사랑은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인 것을 아는 것이기도 해.
바울은 사랑의 현상을 기록했어. 사랑을 설명한 것이라는 말이지. 그런데, 어때? 기독교인들은 사랑의 현상을 사랑이라고 생각을 하잖아. 그러니 어떻게 되겠어. 위선을 떨게 되는 거야. 거룩한 척, 고상한 척, 겸손한 척, 등등, “척”하는 사람이 되는 거야. 부흥회 같은 곳에서 보면, “예수 믿는 냄새가 나야 한다”고 말하는 목사들이 있잖아? 참 안타까운 일이야. 냄새가 나면 안 되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이야. 정말 성경을 엉터리로 가르쳤어.
바울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이렇게 말해.
| “우리는, 구원을 얻는 사람들 가운데서나,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나, 하나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 그러나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죽음의 냄새가 되고, 구원을 얻는 사람들에게는 생명에 이르게 하는 생명의 향기가 됩니다. 이런 일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저 많은 사람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팔아서 먹고 살아가는 장사꾼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일꾼답게, 진실한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보시는 앞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말하는 것입니다.(고후2:15-17) |
그리스도의 향기는 하나님께 바치는 향기야. 멸망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죽음의 냄새고, 구원을 얻는 사람에게는 생명의 향기라고 하잖아. 이 말의 뜻은 뭐지? 향기가 없다는 말이야. 멸망을 당하는 사람은 자기의 향기를 맡고, 구원에 이르는 사람도 자기의 향기를 맡는 거야. 그런데 실상은 어때. 멸망을 당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냄새가 되고, 구원을 얻는 사람에게는 더러운 냄새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야. 그래서 바울은 그렇게 냄새가 나는 사람들을 보고 “말씀을 팔아먹고 사는 장사꾼”이라고 아주 대놓고 야단을 치고 있는 거지.
어쨌든, 사랑은 통합적이고, 전체적이고, 전인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아주 곤란해. 그래서 사랑에 관해 서술한다고 해서 그것만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면 아주 곤란한 이야기가 되는 거야. 그래서 영성의 대가들은 사랑을 설명할 때.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어법을 써서 많이 설명했어. 이런 방법은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지. 그래서 지금부터는 사랑하면 안 되는 것, 사랑이 아닌 것을 알아보기로 할 거야. 아주 중요한 것 몇 가지만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세상(cosmos)을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야. 성경은 세상을 본받지 말라고 하고(롬12:2, 엡2:2),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고 있어(요일2:15). 이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용법으로는 결정적인 것이야.
세상을 본받지 말라고 하니까, ‘산으로 가야 하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세상”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그래. 세상을 떠나서 산으로 간다고 하는데, 산은 세상이 아닌가? 가봐야 어차피 세상이야.
성경에서는 세상이라는 단어를 그런 용법으로 쓰고 있지 않아. 이 세상이 지니고 있는 가치의 문제야. 욕망 덩어리인 세상, 힘과 권력이 최고인 세상, 사람들을 노예로 만드는 세상을 말해. 한마디로 한다면, 성경에서 말하는 세상은 제국주의를 뜻해. 그래서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은 제국주의를 사랑하지 말라는 말이야. 모두가 다 힘을 추구하고 살고 저마다 자기의 욕망을 위해 살지만,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이지.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면, 그렇게 사는 것이 가능하냐고 질문을 해. 이것은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의 문제가 아니야. 이렇게 따져 묻는 것 자체가 사실은 제국주의 안에서 살고 싶다는 표현이야. 힘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세상, 잘나지 않아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에 너무도 당연한 거야.
질문이 잘못되었어. 가능한가, 불가능한가를 물을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물어야 해. 자기는 하기 싫고, 다른 사람이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런 질문을 하게 만들지. 이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은 평생 사랑의 나라를 맛볼 수 없을 거야. 왜냐하면, 사랑의 나라는 이루어진 실체가 아니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 있기 때문에 그래.
세상 속에 살면서 세상을 본받지 않기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야.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과 등을 져야 하거든. 그래서 모세의 백성들은 이집트 제국주의에서 멀리 떨어져 광야로 이사하지. 그런 이유는 제국주의의 문제는 왕과 귀족만이 아니라, 노예들도 제국주의를 미워하면서 제국주의의 습성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광야에서 모세의 백성들은 제국주의 안에서 물들었던 때를 벗기는 거지.
문제는 현대의 광야는 어디냐는 것이야. 옛날에는 제국주의를 벗어나서 갈 곳이라도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갈 데가 없다는 것이 문제야. 오빠는 오늘날의 광야는 교회라고 생각해. 문제는 오늘날의 교회라고 하는 곳이 과연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냐는 것이지. 그런 역할을 하는 곳이 드물다 못해 너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일 거야. 교회는 광야를 지향하는 곳이고, 광야를 추구하는 곳이야. 교회가 제국주의라면, 그런 교회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해. 그렇다고 해서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겠다는 것도 옳은 방법이 아니야. 사랑이라는 단어는 혼자서는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래. 그리고 지도자도 반드시 필요하고.
요한복음에 이런 말이 있지. “하나님이 이처럼 세상을 사랑하사”(요3:16). 하나님께서 사랑하신 곳은 제국주의(세상)가 맞아. 하나님께서는 제국주의가 하나님나라, 사랑의 나라가 되는 것을 원하시는 분이지. 이 말 때문에 우리도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면 곤란해.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사랑하셨지만, 우리는 세상을 본받지 말아야 해. 그것이 가장 먼저야.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셨다고 우리도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아.
‘우리의 사랑이 커져서 나중에는 세상을 사랑을 사랑할 수도 있지 않나요?’라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사실, 이 질문은 모순이야. 사랑과 세상이라는 단어는 만날 수 없는 지점에 있거든. 하나님나라와 세상이 양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말이야. 성경의 용법으로는 세상으로 하나님나라가 오는 것이지. 세상이 하나님나라가 되는 것이 아니야. 하나님께서 세상을 사랑하신다는 말은 이런 의미를 에둘러 말하고 있는 것이야.
그리고 사랑에는 “나중”이라는 단어는 없어. 사랑이 지시하고 있는 곳은 언제나 지금, 여기야. 사랑은 지금 여기에서 하는 것이지, 나중에 이루어질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야. 나중에 될 일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것이 “메시아니즘”이야. 자기가 시작부터 결과까지 모두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을 메시아니즘이라고 해. 마가복음에 이런 말이 있어.
|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땅에 씨를 뿌려 놓고, 밤에 자고 낮에 깨고 하는 동안에 그 씨에서 싹이 나고 자라지만, 그 사람은 어떻게 그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 땅은 열매를 저절로 맺게 하는데, 처음에는 싹을 내고, 그 다음에는 이삭을 내고, 또 그 다음에는 이삭의 알찬 낟알을 낸다. 열매가 익으면, 곧 낫을 댄다. 추수 때가 왔기 때문이다.’” (막4:2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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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뿌리는 사람'(반 고흐 작, 1888년) | ||
설교가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참 많아. 하나님나라는 사랑해야 오는 나라이고, 사랑의 나라야. 그런데 사랑에는 관심이 없고, 천국이 어떠니, 지옥이 어떠니 헛소리하는 사람들이야. 그 사람들이 주로 쓰는 수법은 천국을 이야기함으로 환상을 심어 주고, 지옥으로 사람들에게 협박하는 거야. 전형적인 제국주의자들이 쓰는 수법이야. 말씀을 심지도 않고, 사랑을 심지도 않고 열매만 따 먹으려고 하는 작자들이지. 이런 사람을 의외로 많아. 정말로 성경적인 설교자들은 사랑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어. 그 일이 씨를 뿌리는 일이기 때문에 그래.
또, 세상(제국주의)을 본받지 말라고 하니까, 세상과 싸우는 사람들도 있어. 물론 세상을 살다 보면, 참으로 답답한 일들이 많지. 고쳐야 할 것도 많고, 없애야 할 것도 참 많아. 그래서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투쟁을 하기도 해. 이런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짠해. 제국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에 비교하면, 너무도 훌륭한 사람들이야. 그런 사람 중에서도 정말 신실한 사람들도 있어. 정말 자기의 욕심을 내려놓고. 세상을 바꾸려고 투쟁을 하는 사람들도 아주 많아. 정말 단순히 인간적인 입장에서만 보면, 존경하고 싶은 사람들도 한둘이 아니야.
그렇지만 반대하고 투쟁하는 것이 올바른 것은 아니야. 반대하고 투쟁을 하다가 세상(제국주의)을 본받아 버리고 말거든. 니체라는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어. “괴물과 싸우는 자는 언젠가는 괴물이 될 준비를 해야 한다.” 세상에 반대해서 싸우는 사람의 마지막은 역시 제국주의자가 되게 되어 있어. 왜 그런 줄 알아? 제국주의와 맞서 싸우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제국주의에 물들기 때문이야. 우리 속담에도 기막힌 명언이 하나 있어. “못된 시어머니 욕하면서 배운다.”
세상(제국주의)은 언제까지나 세상이야. 세상을 바꿔봐야 세상이라는 뜻이지. 세상을 바꾼다고 하나님나라가 오지는 않아. 왜냐하면, 하나님나라는 세상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 하나님나라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세상이 근원이 아니야. 세상(제국주의)은 가만히 놔두어도 언젠가는 없어질 거야. 어차피 세상이라는 것이 덧없는 것이고 허무한 것이기 때문에 그래. 세상은 투쟁해도 없어지고 가만히 놔두어도 없어지게 되어 있어. 어차피 없어질 것에 목숨을 걸 이유가 있겠어?
그리스도인들은 전혀 다른 방법으로 살아야 해. 세상을 본받거나 세상을 사랑하지 말고,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는 방법이야. 바로 여기에서 “너”를 사랑하는 것이 성경에서 제시하는 해법이야. 세상은 어차피 없어질 것이니 가만히 놔두고, 사랑하자는 것이야. 그것이 옳다는 말이지. 그것만이 영원하고, 그것만이 오고 있는 하나님나라를 맞이할 수 있다는 거야.
이것은 어린이들을 유심히 보면, 알 수 있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그 아이를 고치는 방법이 야단을 치고,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인가? 물론 그런 방법이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억압한다는 측면에서 결코 올바른 방법이라고 할 수 없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아이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행동을 보여 주고, 좋은 행동으로 대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 교육계의 지론이야.
세상을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사랑해야 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사랑한다는 것이 힘없는 일처럼 보이고, 부질없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어. 그러나 사실은 사랑이 가장 강력한 투쟁이야. 세상의 잘못된 것에 대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사랑이라는 말이야. 에베소서에 이런 말이 있어.
| 우리의 싸움은 피와 살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통치자와 권세자들과 이 어두운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한 영들을 상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악한 날에 능히 대항할 수 있고 모든 일을 한 뒤에 서 있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주시는 장비로 완전무장을 하십시오.(엡6:12-13) |
그리스도인의 싸움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야. 통치자와 권세자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야. 이 말을 사람으로 오해하면 곤란해. 인격화한 힘이야. 악한 영의 힘이지. 악한 영의 힘은 사랑하지 않는 힘이야. 그것을 우리는 욕망, 권력이라고 말해. 한마디로 통칭해서 제국주의적인 힘을 뜻해. 그 제국주의와 싸우는 우리의 장비는 사랑이고.
제국주의를 이야기하니까, 우리의 실제의 삶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같지? 맞아! 제국주의는 보통의 사람들이 실제로 사는 것과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이기도 해. 보통의 민중들은 하루 벌어서 하루 살기도 힘이 들거든.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저녁에 잠깐 가족들과 얼굴 보고, 또 자고,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잖아. 이렇게 하루를 살고, 한 달을 살고, 평생을 사는데, 제국주의와 무슨 상관이 있겠어.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우리는 세상(제국주의)의 논리에 너무 오랜 시간 노출이 되어 있어서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사랑하고 있어. 그 대표적인 것이 경쟁이야. 자기 아이를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또 돈을 벌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잖아. 이렇게 무한경쟁을 하면 좋아지는 쪽은 누구일까? 경쟁에 이긴 사람? 천만의 말씀이야. 경쟁에 이긴다고 해서 피라미드식 사회에서 상류층에 들어갈 방법은 전무하다고 보아야 해. 무한경쟁 사회에서 실제로 득을 보는 사람은 원래부터 상류층에 있던 사람들이야. 오늘날의 사회가 2:8의 사회라고 하잖아. 이 수치도 다 조작된 수치야. 76명의 사람이 세계가 보유한 재산의 절반을 가지고 있다고 해. 이 수치대로만 하면, 상류층은 아주 극소수야. 무한경쟁은 이 소수의 사람들의 재산만 증가시켜 주는 일을 하지. 경쟁해서 나아질 것은 없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경쟁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왜일까? 그것은 상류계급이 심어 놓은 이데올로기야. 하층민들이 서로 경쟁하게 만들어야 자신들의 재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때문에 심어 놓은 환상이야. 경쟁에서 승리하면 잘 살 수 있다? 잘 살 수 있는 노예는 존재하지 않아. 이렇게 살아도 어렵고 저렇게 살아도 어려운 것이 노예의 신분이야. 이 말을 뒤집으면 그냥 막살아도 된다는 뜻이야. 그런데 그냥 막살면 죽을 것 같잖아. 이 세상에서 살 수 없을 것 같잖아. 그렇지 않아. 막살아도 노예야. 똑 같다는 것이야.
근면성실? 경쟁을 시키지 않으면 인간은 게을러진다? 이것 다 조작된 것이야. 원래 인간은 게으를 수가 없어. 사람은 어떻게든 움직이게 되어 있어. 경쟁사회에서만 게으른 인간이 탄생되게 되어 있어. 경쟁사회가 아니면, 게으른 인간이란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아. 경쟁사회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회이고, 사랑하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행복하게 노동을 하게 되어 있는 거야.
어려운 점은 경쟁사회가 되지 않았다면 쉽게 해 볼 수도 있을 터인데, 지금은 모두가 경쟁을 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 문제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을 해야 할까? 역시 교회야. 경쟁하지 말자는 사람들이 모여서 세상의 이데올로기를 따라가지 않는 방법들을 배우고 익혀야 해. 그리고 세상 속에서, 세상에 속하지 않는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내는 거야. 이것이 거의 유일하게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 방법일 거야.
혼자서는 불가능한가? 물론 당연히 혼자서는 불가능해. 왜? 한명으로는 사랑하는 사회를 구축할 수가 없거든. 그래서 혼자 고고한 척 사는 것은 방법이 아니야. 괜히 혼자서 폼 잡는 거야. 안 그런 척 해봐야 세상에 물든 사람이라는 말이지.
문동수 목사 litho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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