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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년 '예수와 민중' 이후 40년, 새로운 민중신학죽재30주기 기념심포지엄, "전태일로 시작된 민중신학, 세월호 해석해야"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06.20 15:56

‘현대신학의 안테나’, ‘민중신학의 대부’로 불렸던 ‘죽재 서남동 박사의 30주기 기념 심포지엄’이 19일(목) 오후2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진행됐다.

   
▲ 서남동 30주기를 맞아 '세월호 이후 민중신학 서남동의 신학 재조명'이란 주제로 19일 심포지엄이 열렸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심포지엄에 앞선 예배에서 김용복 박사는(죽재서남동목사기념사업회 이사장) “성도의 교제는 시공을 초월해 산자와 죽은 자, 인간과 모든 생명체의 우주적 교제를 뜻한다.”며 “오늘 이 자리는 서남동 목사님을 통한 거룩한 교제의 자리”라고 전했다.

그는 “인간과 자연, 민족, 인종 등 폭력적 갈등의 순환을 경험하고 있는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서남동 목사님과 나눌 수 있는 교제는 예언자 영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서남동 신학을 새기면서 (새로운) 민중 신학적 좌표를 세우기 위한 학술적 교제에 감사하고, 예언자 공동체의 순례 응답하기 바란다.”고 설교했다.

예배 후 심포지엄에서는 서남동 박사의 신학을 젊은 학자들이 오늘의 시대에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들이 이어졌다. 이는 ‘전태일의 죽음’으로 시작된 민중신학을 ‘세월호 참사’ 이후 변화된 사회에 적용하고 새롭게 해석하려는 요청이다.

신학마당 사회는 한국민중신학회장 권진관 박사(성공회대 교수)가 맡았으며, 패널로는 최형묵(한신대 사회윤리학), 김희헌(성공회대 연구교수, 조직신학), 정경일(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 최순양(이화여대 조직신학) 박사가 참여했다.

민중신학으로는 대안교회 불가능하다?

   
▲ 최형묵 목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천안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최 목사는 “민중신학으로는 대안을 추구하는 형성의 윤리나 대안적 교회형성이 불가능하다는 견해는 민중신학에 대한 피상적 이해에서 비롯된다.”며 “민중신학은 현실체제를 비판함에 있어 역사적 맥락 안에서 구체적인 성격을 띠고 있고, 그것은 형성의 윤리를 확립하는 신학적 근거”라고 전했다.

그는 서남동 박사의 ‘계시의 하부구조’ 개념을 통해 대안적 사회윤리 형성의 근거를 설명하고자 했다. “민중의 해방운동은 항상 특정한 시공간 안에서 전개되기 때문에 ‘계시의 하부구조’는 민중운동의 현실적 조건, ‘삶의 구조’ 곧 ‘정치, 경제적 사회구조’를 포함한다.”며 “정치, 경제적 사회구조 안에서의 민중의 해방사건은 ‘계시의 하부구조’가 된다.”고 설명했다.

교회에 대해서도 최 목사는 “(서남동 박사의 정의에 따르면) 성령의 교회이자 동시에 민중의 교회는 역사적으로 현존한 어떤 형태의 교회와도 동일시되지 않는다. 그야말로 형태가 없이 자발적으로 명멸하는 가운데 일련의 운동으로서 지속할 뿐이며, 사건 가운데 체감될 뿐”이라고 정리하면서도, “기존의 제도적 교회를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모종의 역사적 실체로서 구체적 형태를 띤 교회를 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남동 선생은 1970년대 한국의 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에 주요한 몫을 담당해 왔던 구체적 모임이나 활동, 기관 등을 ‘현장교회’라며, ‘교회’의 개념에 대한 재해석, 역사 속에서 새로운 ‘기독교인의 현존방식’을 말함으로 새로운 교회 전망에 대해 함축한다.”며 민중신학적 대안교회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21세기 민중신학을 위한 통전적 재해석 필요

   
▲ 김희헌 목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김희헌 목사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서남동의 민중신학을 그 이전의 저작들과 종합하여 정치신학으로서만 이해되는 서남동의 사상을 통전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다.

그는 “죽재의 사상사적 전과정을 꿰뚫는 일관된 신학적 주제는 ‘역사적 실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라며 “죽재는 ‘역사적 실재’와 ‘하나님의 현존’이라는 두 차원이 현실 세계의 지평 위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빚어내는 역동성을 포착하려고 사상운동을 전개한 기독교 사상가”라고 평가했다.

그에 의하면, 서남동 박사가 1979년 3월에 발표한 글 ‘두 이야기의 합류’는 줄곧 품어온 개념으로 “민중신학 이전의 시기에 죽재는 이원론적 특징을 지닌 전통적인 신학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범재신론적 세계관을 민중신학 이전에 확립하게 됐다.”며 “죽재는 이러한 자신의 세계관 속으로 ‘신과 혁명의 통일’이라는 김지하 사상을 수용함으로써 자신의 민중신학을 전개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기독교 신학은 역사에 임한 신의 현존을 증언하는 학문으로 신학적 진실은 낡은 질서 속에서 고통당하는 생명이 정의와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경지에 관한 환상을 갖도록 불러일으키는 과업을 담당한다.”며 ‘신과 세계가 합류하고 있는 지점에 관한 냉철한 묵상 또는 증언’, ‘참된 평화를 이루려는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열렬한 헌신’을 신학의 두 요소로 지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학은 자연신학적 과제와 정치신학적 과제를 갖는데, 민중신학은 “기독교 세계관을 재구성하는 신학적, 철학적 작업이 배제됨으로써, 그 사유의 토대가 전통신학적 세계관과 어떻게 다른 지에 대해 해명하는 일에 무감했다.”고 평가했다.

서남동의 이웃 종교, ‘해방’

   
▲ 정경일 박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정경일 박사는 서남동 박사의 ‘종교신학’에 대해 설명하고자 했다. 그러나 “서남동 박사는 이에 대한 글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며 “종교 일반의 주제보다는 민중의 사회정치적 고통과 해방의 주제를 탐구하는데 그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럼에도 그는 “서남동의 민중 중심성, 해방 중심성이 종교신학 모델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은 ‘해방주의’모델”이라고 명명했다.

그에 의하면, 서남동은 ‘종교의 공존’이 문제로 삼기 보다는 ‘인간의 공생’이 위협받는 폭력과 불의의 상황에서 신학을 했으며, 민중을 향한 ‘사랑의 언어’는 착취와 폭압하는 권력자와 자본가들을 향한 ‘항의의 언어’로 나타난다.

정 박사는 “이런 해방적 배타주의를 종교간 대화에 적용하면 이웃종교에 대한 무비판적 인정을 피하고, 종교들 사이의 수평적 차이나 공통점보다 종교들 안의 수직적 억압과 차별에 관심한다.”며, 대만의 신학자 C.S.Song에 대한 신학적 비판을 예로 들었다. 서남동 박사는 “불교의 선, 유교의 예, 동양의 다도 같은 상류계급의 문화는 민중신학의 비유가 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해방’을 주제로한 서남동 박사의 ‘종교신학’은 배타성만을 띠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정 박사는 “민중의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해방을 위해 애쓰는 모든 종교 사상과 실천은 (서남동에게서) 민중신학의 전거로 포용되고 수용될 수 있다.”며 “서남동의 민중신학 방법론인 ‘합류의 해석학’은 성서와 교회사의 그리스도교 민중 전통과 한국의 민중 전통(동학, 미륵신앙)을 합류시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서남동의 민중신학을 “민중해방 다원주의 신학의 한 좋은 예”라고 평가한 변선환 박사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서남동의 신학의 주제가 교리가 아닌 실천중심, 해방중심이기 때문에 다원주의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서남동에게 해방적이라면 이웃종교를 포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리조차 없는 존재로서 민중

   
▲ 최순양 박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최순양 박사는 성서의 해방사건을 통해 민중을 설명하는 민중신학이 ‘여성을 신학주제로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성신학조차 담지 못한 민중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민중신학이나 여성신학에서 주목되고 있는 것은 그(녀)가 민중이든, 여성이든 역사의 주체로서 해방운동에서 자체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자신을 영웅화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한 번도 자신의 소리를 낼 기회가 없었던 ‘전적타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 작업이 민중신학과 여성신학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중론에서 부각시키고 강조해야할 모티브는 민중만이 가지는 소박함, 단순성, 순진성’이란 서남동 박사의 말을 인용해, “서남동 선생이야말로, ‘있는 그대로의’ 민중에 대해 누구보다 깊게 고민했던 민중신학자가 아니었을까 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각각의 삶의 현장에서 겪게 되는 시대적 모순과 불의함을 경험했고,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계급개념이 더 이상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누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사회의 구성원들이 신자유주의 체제에 잠식되고 있을음 지적했다.

최 박사는 “계급은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가 아닌 ‘속물’과 ‘잉여’로 본다.”며 “잉여들은 체제안으로, 기득권 안으로 포함되려고 노력하고 경쟁했지만 결과적으로 떨어져 나온 배제된 ‘수동적’ 아웃사이더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화된 시대의 새로운 ‘민중’으로 ‘잉여’들을 문제의식의 공유자로 만나는 것을 제안했다.

   
▲ 네 명의 신학자들이 사상, 종교와의 대화, 사회윤리, 여성 등으로 나눠 서남동의 민중신학을 재해석하고자 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발표 후, 참석자들은 민중신학에 대한 경험과 의견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으며, 김용복 박사와 김경재 박사(한신대 신학과 명예교수)가 심포지엄에 대한 총평을 전했다.

김경재 교수는 “전태일 분신사건으로 상징하는 40년의 민중신학 시대가 끝나고, 앞으로의 민중신학은 세월호 사건을 통해 이 사건이 의미하는 신학적 분석을 해야 한다.”며 “서남동 선생님이 제시했던 중요한 신학적 화두를 변화된 시대 상황 속에서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해 가는 민중신학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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