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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아류 제국 한국, 가해자임을 알아야"길목 협동조합 13번째 월례강연, 박노자 교수 초청 강연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07.11 13:18

사회선교센터 길목협동조합이 제13회 월례강좌에서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박노자 교수(한국학)를 초청했다.

   
▲ 이번 월례강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행사는 향린교회 본당에서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9일 오후7시30분 향린교회 본당에서 진행된 강좌에서 박노자 교수는 한국이 신자유주의 세계 질서에서 중간적 위치를 차지하는 ‘아류 제국’으로서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서 노동착취, 가혹행위, 폭력 등을 자행하는 가해자임을 제기했다.

그는 “일제강점, 분단 및 한국전쟁 등 한국은 피해자, 약자로 아시아의 억압받는 민족과 연대하려는 위치에 있었”지만 IMF이후 해외에 진출한 우리 자본들은 타국 정부와 결탁해 노동자들을 수탈, 억압하는 가해자가 됐고, 이에 대한 성찰과 비판적 의식을 요청했다. 동남아시아나 남미 등 몇몇 국가에서 한국은 최대의 투자국이자 제국이라는 것이다.

   
▲ 박노자 교수. ⓒ에큐메니안 고수봉

그는 가까이 일본을 예로 들면서 “1890년대 일본은 열강에 의한 피해자라고 생각했지만 노일, 청일 전쟁에서 승리하고, 조선을 강점하면서 일본은 제국이 되었다.”며, 그러나 “일본의 지식인들은 이런 현상을 파악하지 못했고, 가해자임을 자각하지 못한 채, 여전히 피해자 인식에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피해자 의식은 가해자로서 가지는 부당하고, 부정의한 현실을 인정 또는 인식할 수 없게 만든다. 박 교수도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의 경우, 이전의 제국주의처럼 대포나 군함으로 식민지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을 통한) 경제영토를 구축한다.”며 “(가해자 인식이 없다면) 결국 일본인들의 오류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이 신자유주의적 제국주의, 미국의 초국적 자본과 군대, 그리고 이에 협력, 보조하는 동맹국의 군대와 자본이 이룬 새로운 형태의 합동적인 제국주의 안에 ‘아류 제국으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자본은 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합동적 제국주의,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에서 하위 파트너로써 제국주의 행위를 한다.

이러한 제국주의 하에서 가장 큰 과제는 ‘자본의 완벽한 자유이동’이라며, 이를 방해하는 작은 국가에서는 전쟁이나 정권을 교체하면서 자본이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의 말에 의하면, 석유를 국유화하고 있던 사담 후세인, 리비아의 카다피, 여기에 경제 봉쇄나 군사적 압박을 당하고 있는 북한까지 신자유주의 질서의 표적인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제국주의를 행하는 한국의 가장 큰 투자처는 아시아, 중남미, 미국 남부 텍사스”라고 박 교수는 말한다. 왜냐하면 “노조에 대한 국가의 방해가 없고, 저임금 및 노동착취가 가능하며, 규제 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텍사스에 자본이 진출한 것도 미국 시장이 가깝다는 조건 외에도 값싼 라틴계 이민자, 특히 불법 체류자를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 강연을 마치고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박노자 교수와 길목협동조합 김지수 실행위원장. ⓒ에큐메니안 고수봉

그러나 박노자 교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질서의 이점을 살려서 외국으로 진출만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한국은 어디까지나 중간적 위치로서 노동 침략적으로 해외에 진출하지만 한편으로는 구미권의 경제영토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경제적 먹이사슬 관계에 놓여 있다는 의미이다.

IMF이후 해외 자본이 금융업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외국인 지분율이 60% 이상이 된다는 것이다. 또한 핵심부 자본의 지분률이 가장 높은 곳이 전자와 통신산업인데, 외국자본이 각각 43%, 41% 차지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 전체 주식보유 규모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39.6%로 핵심부 금융종속이라는 전형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식민지 시대, 분단체제, 미국과의 불평등한 관계 등 분명히 우리는 피해자이지만, 한국 자본이 해외에서 경제 식민지를 여러 곳에 만들었다는 것은 동시에 가해자임을 알아야 한다.”며 “가장 걱정하는 것은 흡수통일로 인해 한국에 진짜 식민지(북한)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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