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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와 맹자의 인의예지(仁義禮智)17일 오후1시 세종대, 한나아렌트학회 정기학술회의 열려
고수봉 기자 | 승인 2014.10.19 22:27

지난 17일(금) 오후1시 세종대 광개토관 431호에서는 한나아렌트학회의 주최로 정기학술회의가 ‘한나 아렌트, 생명, 책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 17일 오후1시 세종대에서 한나아렌트 정기학술회의가 진행됐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주제발표로 한나 아렌트 회장 이은선 교수(세종대)는 성속(聖俗)에 대한 배제로 인해 생겨난 개신교의 배타 원리를 한국교회의 변화지점으로 놓고, ‘보편적 존재의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이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맹자가 주장한 사람이 갖추어야할 네 가지 덕목, ‘인의예지(仁義禮智)’를 현실적인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한나 아렌트의 이론과 비교하고자 했다.

먼저 이 교수는 인(仁)을 설명하면서, “인간은 ‘탄생’과 더불어 마음속의 선한 씨앗이 놓이며, 이는 남도 자신과 하나로 보고, 배려하고 보살피고 사랑할 줄 아는 착한 인간성”이라며, 아렌트의 ‘탄생성’과 연결해 “인간은 가장 일차적으로 해당되는 ‘태어났다는 사실’로 인해 모두에게 지극히 보편적으로 귀하고 존엄하며, 새로움과 창조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인간 본래의 보편적 선함과 창조력을 말한 것과 매우 잘 연결되고,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인(仁)은 곡식의 씨앗과 같은 ‘마음’을 싹틔우는 생명의 원리이며, 아렌트가 20세기 전체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원리로 드러내고자 한 것이 탄생성의 원리”라고 소개했다.

   
▲ 이은선 교수(한나아렌트학회 회장). ⓒ에큐메니안 고수봉
인(仁)이 마음의 씨앗이라면 의(義)는 ‘내 옆의 사람이 인(仁의) 존재로 인식하는 눈’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전통적 유교의 개념으로 타인에 대한 인정과 존중, 겸손, 남에게 마땅히 돌아가야 하는 것을 빼앗지 않는 마땅함, 자신이 탄생하기 전의 시간과 과거에 대한 존중은 곧 ‘의’를 말하는 것”이라며 이를 아렌트의 “세계소외(worldlessness), 즉 타자와 세계와 과거의 사실과 객관을 주관과 자기 욕심과 이들을 위해 조작, 왜곡,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연결했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로 아렌트의 논문, <진리와 정치>를 인용한다. 이는 불의한 사회에서 정치와 사실적 진리가 적대적으로 충돌, 그것이 어떻게 ‘의견’이라는 이름으로 왜곡, 은폐되는지를 밝혀준다. 그리고 사실적 진리가 사라질 수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실재를 읽어내고 거기서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들의 감각과 능력이 훼손되어 가는 것”으로 지적했다. 다시 말해, “미래를 구상해 낼 수 있는 능력, 우리의 사고력과 삶을 계속할 수 있는 근원적인 생명력의 고갈”을 말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이 교수는 ‘예(禮)’를 ‘사람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의(義)를 체화하는 것’으로 아렌트의 ‘교육, 즉 이 세계에 늦게 도착한 새로 온 세대들을 도와주고 안내하는 일’로 읽어냈다. 또한 시비지심, 즉 단순한 지적 이해를 넘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지(智)’를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사건을 통해 얻은 ‘행위에 대한 성찰’과 ‘의미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고력의 중요성을 발견한 아렌트의 주장과 비교했다.

이날 정기학술회의에서는 제1회의 ‘탄생성과 생명’에서 이은선 교수를 비롯해 한국외국어대학교 홍원표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으며, 제2회의 ‘자유와 책임’에서는 ‘인권의 역설과 권리에 대한 권리’, ‘5.18과 시민주도적 자치공동체’, ‘동행을 위한 전향적 사유의 영역’ 등의 주제로 각각 박혁(동국대), 서유경(경희사이버대) 교수와 고옥 스님(가산불교연구원)이 발표를 진행했다.

   
▲ ⓒ에큐메니안 고수봉

 

   
▲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년 10월 14일 ~ 1975년 12월 4일)는 독일 출신의 정치 이론가이다.

아렌트의 업적은 권력(power)의 속성 및 정치, 권위(authority), 그리고 전체주의와 같은 주제들에 관한 것이다. 그의 업적의 상당한 부분은 집단적 정치 행동과 같은 의미로서의 자유의 개념을 긍정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자유는 정치가 끝나는 데서 시작한다”는 자유주의의 가정에 대항하여, 아렌트는 자유를 공적이고 연합적인 것으로 이론화하였으며, 이러한 자유의 개념을 보여 주기 위해 그리스의 폴리스와, 미국 군구(township), 파리 코뮌과 시민권 운동들(특히 1960년대의)의 예를 들었다. 《뉴요커》에 낸 그의 아이히만 공판에 대한 보고서(나중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으로 발전하게 된다)에서 그는 악이 근본적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진부함(banality;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이나 비(非)활동이 낳을 결과에 대한 비판적 사고 없이 명령에 복종하고 다수 의견에 따르려 하는 경향)의 작용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생각없음(thoughtlessness)이 결과적으로 악의 진부함을 낳는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는 철저히 파편화되고 소외된 개인들과 그들의 수동적이고 마치 죽어 있는 듯하며 ‘생각없이’ 모든 것을 안이하게 수용하는 생활에 던져진 강렬한 메시지로 작용하였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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