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프혼과 서울동은 21일 오후6시 한신신대원에서 진행된 디아코니아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컨퍼런스 일정을 시작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동노회(이하 서울동, 노회장 한성수 목사)와 프랑스개신교연합교회 상트르 알프혼 노회(이하 알프혼)는 선교를 위한 동반협약을 지난 2012년 11월 10일 체결한 바 있다. 이러한 선교협력을 바탕으로 지난 21일(화) 5시 강연회를 시작으로 8박 9일 동안 디아코니아 컨퍼런스를 가질 예정이다.

한신 신학대학원 백석관에서 첫 일정으로 진행된 강연회에서는 디아코니, 즉 사회복지선교에 대한 한국과 프랑스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로 낙산교회 김희헌 목사와 노회 대표로 참석한 피에르 올리비에 돌리노(Pierre-Olivier Dolino) 목사가 각각 기조강연을 맡았다.

▲ 피에르 올리비에 돌리노 목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먼저 프랑스 디아코니연합회 지역위원회 공동의장인 돌리노 목사는 가톨릭교회에 맞서 성장해야 했던 프랑스 개신교는 19세기 프랑스 혁명 이후 박해에서 벗어나 성장을 시작했고, 개신교는 공동체 차원의 영성회복, 정치적 참여 차원에서의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1905년 정교분리법은 디아코니가 자체 운영위원회, 재정을 갖춘 독립적 비영리 법인으로 운영되도록 만들었다.”며 “교구와 디아코니 법인 두 단체는 구성원, 재정 지원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디아코니는 세계대전을 이후, 사회주의 정부가 사회복지정책을 발전시키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 사회복지 단체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를 그는 “사회복지선교가 자리를 잡아가던 시기”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보조금 시스템에서 사업자 선정시스템으로 변화되면서 디아코니도 전문화와 대형선교단체로 통합되게 됐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점차 사회복지 선교단체들은 교회와 멀어졌고, 어떤 구제사역에서도 ‘복음’이나 ‘영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게 됐다. 그러나 돌리노 목사는 “아직도 많은 사회복지 선교단체들은 영적인 주체성과 선교의식을 나누고 있다.”며 프랑스 교회가 디아코니에 인적, 물적, 영적인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 김희헌 목사.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어 서울동는 한국적 신학으로서 ‘민중신학’을 소개했다. 주최 측은 알프혼 디아코니 교인과 목회자들의 관심에서 준비된 순서라고 한다. 강연을 맡은 김희헌 교수는 ‘디아코니아 사역을 위한 민중신학’이란 논문에서 민중신학의 유산을 세가지로 소개했다.

민중신학은 “신학적 사유와 신앙의 행위를 결정할 실마리를 ‘아래로부터’ 즉, 민중들의 고통과 희망에 두려는 ‘열정적인 신앙의 결단’을 중요하게 여겨왔다.”며 이는 “사회적 분석을 통해 민중들의 고통과 희망에 임한 계시의 성례전적 실체를 밝히려는 신학적 열망”으로 표현했다.

또한 “민중신학은 선교와 연대활동에서 ‘신앙의 지식적 분별력’을 강조했다.”고 그는 설명하면서 “민중의 눈으로써 성서와 현실을 읽고 진리를 판단하며, 민중의 편에 서서 그들의 해방을 위해 실천하려는 것”으로 “하나님의 구원사역에 참여하려는 신앙의 분별력”을 민중신학의 유산으로 꼽았다.

이러한 민중신학의 노력은 성서의 근본 가르침에 따라 살기 위한 ‘신앙의 래디칼한 삶’을 주장하는 것으로 서남동 박사의 말을 빌려 ‘기독교 신앙의 원점’을 찾는 것으로 김 목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김희헌 목사는 “최근에는 한국교회가 점점 편협한 종교성에 빠져 들어가면서, 예언자적 목소리와 사회적 책임의식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민중신학에도 심각한 도전이 되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위기에 대한 원인을 설명했다.

김 목사에 의하면,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과정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보기보다는 ‘동정과 자선의 대상’으로 전락시켰으며, 민중신학의 유산으로 이해되는 ‘아래로부터 선교’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회는 극단적인 경쟁과 이기적인 생존방식을 취했고, 이는 신자유주의와 맺은 종교적 동맹으로 종교적 보수주의 메시지가 장악력을 발휘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 이번 컨퍼런스에는 알프혼 지역에서 디아코니 활동가 6인, 목회자 5인이 참석했다. ⓒ에큐메니안 고수봉

이를 위해 김희헌 목사는 “민중신학은 낡은 신앙논리를 변혁적인 영성을 소유한 ‘새로운 신앙논리’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성서적 하나님의 총체적 이미지의 추구’, ‘세계를 새롭게 지어가시는 하나님의 신실한 활동’, ‘세계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에 참여하는 신앙의 삶과 명령’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신앙논리는 전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어쩌면 가장 오래되고, 본래적인 기독교 신앙의 논리”라며, “기독교 교회가 ‘로마의 평화(Pax Romana)’와는 다른 진정한 평화를 위해 길러온 해방의 영성에 깃든 신앙논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연회를 첫 일정으로 시작한 ‘디아코니아 컨퍼런스’는 한국의 다양한 사회복지 선교현장으로 지구촌사랑나눔(이주민), 좌포교회(농민), 아힘나 평화학교(교육), 국경선평화학교 및 철원교회(통일)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특히 27일(월) 광화문 세월호 촛불기도회에도 참석할 계획을 밝혔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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