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방송, 한국방송 등의 월드컵 특집 방송프로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상임대표 최민희)은 6일 <‘월드컵 올인’중단하라>는 논평을 내어 “지상파 방송3사는 ‘월드컵 방송’을 진지하게 재검토 하고, 우리 사회 여러 현안 등 일상 방송과 월드컵 관련 방송을 균형 있게 내보낼 것”을 촉구했다.

민언련은 “방송사들이 ‘월드컵 특수’를 잡기 위한 과열경쟁에 빠져 시청자 채널선택권을 빼앗고, 중요하게 다뤄야할 사회 문제를 소홀히 취급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져 제 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하고, ‘축제로서 월드컵’의 의미도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언련은 가나와 평가전이 큰 관심 속에 치러졌음을 거론하며 “월드컵이 ‘국민적 관심사’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방송 3사가 모든 정규편성을 ‘올 스톱’하고 이 경기를 중계한 것은 도를 넘은 과열경쟁이며 시청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방송사들은 똑같은 화면에 중계 캐스터와 해설자만 바꿔놓고 있지도 않은 ‘차별성’을 강조하며, 월드컵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또 “각 방송사들이 가나 평가전 중계를 앞두고 저녁부터 중계방송 직전까지 ‘월드컵 특집’을 편성해 방송하고 월드컵 인기몰이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방송3사의 메인뉴스프로그램까지 ‘월드컵 올인’에 여념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드라마 방송시간 1~2시간을 빼면 휴일 저녁 내내 지상파 3사가 ‘월드컵 방송’만 쏟아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밝혔다.

민언련은 지난 앙골라와 경기 직후에도 “방송사의 동시중계는 시청자의 선택권은 안중에도 없는 ‘시청률 경쟁’에 불과하다”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월드컵 방송과 관련, 문화방송(MBC)은 4년 전 월드컵 중계 ‘흥행’의 ‘일등공신’인 차범근 감독을 다시 해설자로 내세웠고, 서울방송(SBS)은 전 국각대표 선수 황선홍 씨를 해설위원으로 영입, 신문선 씨와 ‘투톱체계’를 세웠다.

한국방송(KBS)도 이용식 전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차분한 해설’을 내세우며 국가대표였던 유상철 씨를 스튜디오 해설자로 영입, 월드컵 방송 경쟁에 ‘올인’했다.

방송3사(MBC, SBS, KBS2TV)는 지난 1월 29일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칼스버그컵 경기, 3월 1일 열린 앙골라와 평가경기에 이어 4일 한국과 가나의 최종평가전 경기를 세 번째로 동시중계 했다.(밤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이들 방송사들의 ‘월드컵 특집’ 경쟁도 두드러졌다. 문화방송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이경규가 간다’코너를 부활시켜 4년 전 월드컵 당시 ‘이경규가 간다’을 편집 방송하고, 평가전 중계직전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인 응원쇼를 <감동 대한민국>이라며 편성, 중계했다.

서울방송도 <일요일이 좋다, X-맨>을 ‘독일스페셜’로 방송하고, 서울시청 앞 광장의 응원쇼를 보여준 <신화는 계속된다>를 경기 직전에 편성했다.

한국방송도 크게 다르지 않아, 경기직전 <개그콘서트>를 ‘월드컵 특집’으로 1시간 30분 간 방송하고, <해피선데이> ‘날아라 슛돌이’를 월드컵 특집으로 방송한 바 있다.

--------------------------------------------------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에 실렸습니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