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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고통과 평화의 영성<박재순 칼럼>
박재순(씨알사상연구소 소장) | 승인 2014.12.03 14:31

사람은 평화를 위해 준비된 동물

물질세계에서는 서로 대립하고 충돌하는 요소들이 생명세계에서는 상생하고 공존한다. 생명은 물질과 정신의 창조적 통합이며 몸과 영혼의 감응과 공명이다. 서로 다른 것이 상생하고 공존하며 감응하고 공명하는 생명은 그 자체가 평화다. 생명을 억압하고 해치는 것이 폭력이고, 생명이 스스로 실현하고 뻗어나고 고양되고 승화되는 것이 평화다.
아메바에서 인간에 이르는 생명진화는 물질과 물질, 몸과 맘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평화를 실현해 가는 과정이다. 사람의 손톱 발톱이 연하고 부드러워지고 이빨이 작아지고 뭉툭해지며 눈이 맑고 투명해진 것은 사람이 평화를 향해 진화된 것을 말해준다. 이성과 영성이 발달하여 생각하고 말하는 존재, 하늘을 그리워하고 하늘과 사귀고 소통하는 존재, 진리와 영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존재가 된 것은 사람이 협동과 평화를 위해 준비된 존재임을 말해 준다.

생명의 고통과 평화의 영성

생명은 내적 통일을 가지고 자유로운 주체로서 전체 하나에 이르려는 열망과 목적을 가지고 있다. 저답게 자유로운 주체로 살면서 전체의 하나 됨에 이르러 늘 새롭고 늘 그렇게 사는 것이 생명의 본성이고 목적이다. 자유로운 주체가 전체의 하나 됨에 이를 때 기쁘고 신이 나고 보람과 아름다움을 느낀다. 사랑 안에서 주체는 자유로워지고 전체의 하나 됨에 이른다. 생명의 주체가 자유로워지고 전체의 하나 됨에 이르는 것이 평화다.
그러나 생명은 몸을 가진 존재로서 먹이를 먹어야 하고 다른 생명체의 먹이가 되는 아픈 운명을 지고 있다. 생명은 먹이가 없어서 굶어 죽고 잡아 먹혀서 죽는 존재다. 생명체의 몸은 연약해서 상처받기 쉽고 늙고 쇠약해져서 죽음에 이른다. 생명은 깊은 고통 속에서 죽어가는 존재다. 모든 생명체들은 굶주리고 상처받고 살면서 새끼들과 동무들이 상처받고 죽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죽어간다. 이처럼 깊은 고통 속에 살면서도 최소한의 생존 조건만 허락되면 동물들은 평화롭고 즐겁게 살아간다.
자연생명세계의 생명체들과 짐승들은 개별적으로 보면 생존본능과 의지에 따라 먹고 먹히며 죽고 죽이는 살벌한 생존투쟁과 약육강식 속에 살고 있다. 개별적으로 겉에서 보면 먹이 사슬의 생명세계는 잔혹한 투쟁과 대립의 세계다. 그러나 생명 전체의 근원적인 자리에서 보면 개별 생명체들은 자신들의 생존본능과 의지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고 전체 생명 세계를 다양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다. 개체 생명의 내면에도 전체 생명 세계에도 조화와 균형, 질서와 평화가 유지되고 발전된다.
이성과 영성을 지닌 사람은 자연생명세계의 조화와 질서에서 벗어난 존재다. 사람의 내면에서는 몸의 본능과 맘의 지성과 얼의 영성이 갈등과 분열에 빠졌고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람과 하나님 사이에 대립과 적대관계가 생겨났다. 사람은 내면에서도 깊은 갈등과 분열이 생기고 밖을 향해서도 대립과 분열을 일으킨다. 그러나 사람은 생의 깊은 고통 속에서 큰 슬픔을 느끼고 큰 슬픔 속에서 사랑과 자비에 이른다. 생의 근원과 바탕은 사랑과 자비이며 사랑과 자비는 생명을 주체의 깊이와 전체의 하나 됨에로 이끈다. 생의 고통과 슬픔이 본능적 욕망과 사나운 감정과 고집과 집착을 정화하고 승화시켜서 참된 주체의 자유와 참된 전체의 하나 됨에 이르러 사랑과 평화의 세계로 이끈다.

   
 

박재순(씨알사상연구소 소장)  p994@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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