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에큐메니칼소식 사회 단신
세월호 1년, "함께하신 분들이 임마누엘 하나님였다"24일 생평마당, 세월호 1주기 평가와 향후 역할 토론
고수봉 기자 | 승인 2015.02.25 18:06

   
▲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24일 오후5시 감신대 웨슬리 1세미나실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1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다짐을 다지는 자리가 됐다. ⓒ에큐메니안
국가적인 재난으로 아직도 9명의 실종자들을 남겨두고 있는 세월호 사태가 곧 있을 1주기를 맞아 평가와 역할을 점검하는 자리를 가졌다.

생명평화마당은(생평마당) 24일(화) 오후5시 감신대 웨슬리 1세미나실에서 ‘세월호 1주기를 맞는 기독교의 반성과 과제, 그리고 우리의 사명’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문제에 참여해온 개신교 목회자를 비롯한 신자들은 자리를 가득 메웠다.

모임을 제안한 생평마당 공동대표 이정배 교수는 “세월호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고해 오신 분들이 함께 모여 밥 한끼 나누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어느 덧 다가온 1주기를 맞아 함께 모여서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조화순 목사도 자리에 참석해 “이 자리로 기독교가 하늘의 음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주시옵소서”라며, 여느 기도의 순서를 맡기도 했다.

안산화정교회 박은희 전도사(유예은 양 어머니)는 “유가족들에게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이 예수님이었고, 임마누엘 하나님이었던 것 같다”며 “도보행진을 끝낸 날, 많은 분들이 옆에서 힘을 써주고 있다는 생각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 1주기에 대한 소견을 발표한 왼쪽부터 안산화정교회 박인환 목사, 정부자 씨, 박은희 전도사. ⓒ에큐메니안
그러면서도 “여전히 대다수의 교회와 교인들의 모습을 보면 ‘부자와 나사로’의 부자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며 “예수님께서 아픈 자들을 향해서 달려갔던 것처럼 교회, 교단 안에 고난 받는 사람들을 책임지는 영역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제를 마치며, 박 전도사는 “유가족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의 가족, 교회, 나라를 위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해야할 일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을 마쳤다.

신호성 군의 어머니 정부자 씨도 한국교회의 참여와 도움을 당부했다. 그는 “2주 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아이를 보고 싶은 마음이 덜 들기 때문”이라며, 세월호 사태 1주기를 맞아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억울한 아이들의 죽음을 위해서 죽어서 내 자식을 보기 전에 뭔가 한 가지는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미치겠다. 평생을 울다가 이 세상을 떠날까봐 너무 두렵다”며 답답함과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힘이 없는 것이 우리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하나님 말씀대로 옳은 길로 간다면 함께 따라 나서겠다. 앞장서 달라”고 호소했다.

안산화정교회 박인환 목사는 “세월호 특별법 서명을 받는 것이 유가족들에게 가장 큰 힐링이라는 말에 서명을 모으기로 했지만 교단적으로 모은 서명이 너무 적은 수였다”며 서명 활동에 소극적인 개신교 목회자들의 모습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개신교 신도, 목회자들은 예수님을 향해 호산나를 외치다가도 눈치를 보며 십자가에 못박은 유대 민중들 같았다”며 “세월호는 교회가 회개하고, 발걸음을 돌리도록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지 않으면 “교회는 한국사회를 침몰시키는 사악한 집단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생평마당 김영철 목사가 모두 발언을 통해 세월호 1년의 활동에 대한 나름의 평가와 전망을 밝히고 있다. ⓒ에큐메니안
이날 토론회에는 세월호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기독교 단체 구성원들이 모두발언에 참가해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신학대학교 박찬희 교수는 “세월호 침몰 참사를 예수의 죽음이라고 정의한다”며 “2천년전 기득권자들이 예수를 죽였듯이, 이 땅의 정치, 종교, 사회의 기득권자들이 세월호를 침몰시키고, 구조를 막고, 은폐,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NCCK 세월호참사대책위 이승열 위원장은 “지난1년 동안 부족했지만 책임적인 신앙의 고백으로 대책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며 “1주기를 앞두고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에 교단이 따로 움직이지 말고, 범기독교적인 모습으로 함께 했으면 한다”고 포부를 전했다.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종건 학생도 “세월호는 우리 시대 고난 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표하고 있다. 밀양,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맘을 더 잘 알고 있었다”며 “고통 받는 현장으로 들어가 그들을 통해 세월호를 견인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덕수궁 미사를 맡고 있는 박상훈 신부도 참석해 의견을 모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한국 사회가 앞으로 좀더 인간답게 되고, 내적으로 풍부한 사회로 가느냐, 아니면 주저앉아 후퇴하느냐 하는 시금석으로 보고 있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의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가 진행된 후에는 감신대 이정배 교수, 세종대 이은선 교수가 함께 집필한 책 <묻는다, 이것이 공동체인가?>의 출판기념회가 진행됐다. 이 책은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국가와 한국교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고난 받는 현장에 대해 신학적 응답을 담고 있다.

저자 이은선 교수는 “어머니의 상을 치르고 서울 광화문에 걸린 아이와 엄마의 사진을 보면서 몸의 끝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세월호를 겪고 고통 중에 있는 유족들에게도 몸의 끝이 진정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우리의 삶을 살아가자고 전하고 싶다”고 소견을 전했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저작권자 © 에큐메니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수봉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김상옥로 30, 402호  |  제호 : 에큐메니안
대표전화 : 070-4252-0176  |  팩스 : 0303-3442-0176  |  등록번호 : 서울 자 00392  |  등록일 : 2012.10.22
발행인 : 윤인중  |  편집인 : 이정훈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인중  |  E-mail : webmaster@ecumenian.com
Copyright © 2020 에큐메니안.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