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향린교회(이병일 담임목사)와 들꽃향린교회(김경호 담임목사)는 사순절을 맞아 4주간 매주 금요일 강동구청 앞에서 ‘고려정업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촛불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 13일(금)에 열린 기도회의 모습. ⓒ에큐메니안 박준호

지난 2014년 초 강동구청 청소용역업체인 고려정업(대표 박옥남)은 청소노동자들에게 하루 16시간의 중노동, 적정임금불지급 등의 문제로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이에 ‘고려정업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및 노조제정당 공대위’(이하 공대위, 최형숙 위원장)가 조직되어 작년 5월 사측과의 합의를 보았지만, 10월부터 청소노동자 3명을 갑작스레 해고했다. 사측은 ‘따방’(종량제 봉투에 담지 않은 쓰레기를 뒷돈을 받고 편법수거하는 행위) 으로 인한 불법금품수수행위로 노동자를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대위는 “사측이 주장한 ‘따방’행위는 합의 이전 것으로, 노조원들에 대한 부당해고”라고 반박했고, 이 후 강동구청 앞에서 기자회견 및 서명운동 등으로 고려정업 문제를 알리고 있는 중이다.

이에 강남향린교회(이병일 담임목사)와 들꽃향린교회(김경호 담임목사)는 사순절을 맞아 4주간 매주 금요일 강동구청 앞에서 ‘고려정업 해고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촛불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 말씀을 전하고 있는 이병일 목사(강남향린교회 담임목사). ⓒ에큐메니안 박준호

지난 13일(금)에 열린 촛불기도회에서 말씀을 전한 이병일 목사는 “13일의 금요일은 불길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기업 소득은 늘고 있지만 가계소득이 줄어드는 현실은 우리나라의 분배문제가 잘못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서민과 노동자들은 13일의 금요일 같은 날들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낙수효과를 들어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는 광고문구가 있지만, 오히려 서민과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해고노동자 없이 살아야 나라가 살아난다”며 “그래도 우리가 더 많이 모여 희망을 이야기할 때, 정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해고노동자들을 위로했다.

고려정업 해고노동자인 박동순 씨는 증언을 통해 “시간이 흐를수록 심해지는 사측의 부당행위와 고소 문제로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그래도 함께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끝까지 힘을 내서 전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 기도회에 참석한 고려정업 해고 청소노동자들. ⓒ에큐메니안 박준호

 최형숙 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고려정업과 같은 비리업체를 퇴출하는 것”이라며 “구청장이 의지를 보인다면 그동안 유착관계로 얼룩진 청소업체 용역계약을 직접고용형태로 돌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비리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최 위원장은 이달 20일(금) 노무사, 시의원, 구청관계자,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공청회를 시작으로 고려정업 청소해고노동자 문제를 수면위로 이끌어 내겠다고 전했다.

구청관계자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노사 간 문제에 구청이 어느 한곳에 압박하는 것은 탄압의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며 “지방노동위에 제소 할 것을 권유 했지만 이것에 대한 실행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매주 금요일 구청 앞에서 진행되는 촛불기도회는 안타깝지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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