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 또는 굴욕스런 대우나 처벌 방지에 관한 협약’(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가 지난 5월 23일 볼리비아와 온두라스가 가입해 20개국이 됨으로써 한 달 후인 6월 22일 발효되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 백승헌)은 23일 성명을 내어 “한국정부는 고문방지협약 유보를 철회하고, 선택의정서를 비준할 것”을 촉구했다.

▲ 박찬운 인권위 인권정책본부장이 27일 오전 인권위 브리핑룸에서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월간 <인권> 강대진

민변은 “한국정부가 국제사회와 약속대로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에 가입하고 자유를 박탈당한 수용자 인권보호와 구금시설 개선 등 국제적인 노력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 국제사회와 선택의정서 올해 안 비준 이미 약속

유엔총회가 지난 2002년 12월 18일 채택한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는 당사국의 구금시설에 대한 ‘정기 방문권한’이 있는 ‘고문방지소위원회’를 설립해 고문방지협약의 실효성을 제고하게 된다.

선택의정서는 또한 당사국에 대해, 구금시설과 그 수용자들에 접근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고문방지기구’를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고문방지소위원회’와 ‘고문방지기구’는 구금시설을 방문해 수용자에 대한 대우와 구금환경 개선을 위해 관련 기관에 권고를 하고, 권고 이행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

한국은 5월 1일부터 1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6차 유엔고문방지위원회에서 “고문방지협약 제21조(국가 간 통보)와 제22조(개인통보)에 대해 유보를 철회하고, 고문방지협약의 선택의정서를 올해 안에 비준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한국정부는 5월 9일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선거 때도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을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다.

국가인권위원회도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와 관련, “구금시설·보호시설 등 인권 향상 계기될 것”이라며 지난 4월 27일 정부에 비준을 요청한 바 있다.

한국정부가 유보철회를 약속한 ‘국가 간 통보’제도는 당사국이 조약의무를 다하지 않을 때 다른 당사국이 조약기관에 통보해 심사하는 제도이며, ‘개인통보’제도는 개인이 당한 인권침해를 조약기관에 통보하여 조약기관이 심사하는 제도다.

이라크 잔혹행위 미국, 고문방지협약도 체결 반대

한편 미국은 ‘국제 감시단에 무제한 사찰권한을 주는 것은 견제와 균형 원칙 위반’이라며 반대했으며, 중국·쿠바·베트남·리비아 등은 기권, 북한·이란·이라크 등 18개국은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다.

인권운동 사랑방은 이와 관련, “이라크 점령미군의 잔혹행위는 ‘국제 고문방지협약’ 체결도 반대하는 미국정부의 반인권 외교행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현재 고문방지협약 선택의정서 가입국은 총 20개국으로 알바니아,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덴마크, 조지아, 라이베리아, 몰디브, 말리, 말타, 모리셔스, 멕시코, 파라과이, 폴란드, 스페인, 스웨덴, 영국, 우루과이, 볼리비아, 온두라스 등이다.

이철우 기자  cyberedu@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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