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방인석 백종국 윤경아)가 ‘무능한 교단 외면하는 교인’이란 제목으로 교단총회의 현실과 과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지난 1일(화) 오후 7시 30분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가졌다. ⓒ에큐메니안

매년 9월은 한국 개신교 주요 교단들의 총회가 열린다. 이는 1889년 내한선교사들이 주축이 된 장로교공의회와 한국장로교 총회, 독노회가 매년 9월 모임을 가졌는데, 이를 시작으로 장로교는 매년 9월에 총회를 가졌고, 2015년 올해로 100회 총회를 맞이한다.

하지만 100회 총회가 가지는 역사성과 의미가 무색하리만큼 한국 개신교인들과 개교회의 교인들은 이번 자신들의 교단에서 다뤄지는 총회의 주요 헌의안은커녕 총회의 유무조차 알지 못하는 실정으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이에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방인석 백종국 윤경아)는 ‘무능한 교단 외면하는 교인’이란 제목으로 교단총회의 현실과 과제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지난 1일(화) 오후 7시 30분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가졌다.

이날 발제는 김동춘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고석표 부장(CBS 종교부장),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한신대학교 초빙교수)가 각 각 맡아 진행했다.

‘왜 교단총회는 성도들에게 멀어졌는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맡은 김동춘 교수는 “교단총회는 예배와 말씀의 봉사가 주된 직무가 아니다. 교단 내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유지하면서, 교단교회의 질서유지와 교회법 준수를 관리, 감독하는 교회적 정치조직”이라며 “필연적으로 교단총회는 정치력을 수반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문제는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권력이 어떤 목적과 어떤 수단으로 사용되는가의 문제”라며 “교단총회는 교단 내 산하 노회와 지방회에서 헌의된 현안을 수렴하여 심의를 거쳐 민주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교단정치의 결과물인 권력관계의 역학관계에서 판가름이 나고 있는 것이 허디하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를 ‘교단총회의 탈법과 무법적인 교권정치’, ‘정치목사들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한 교단총회’로 진단하며, 이것이 교단총회가 일반성도와의 괴리가 발생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그는 “교단총회에서 평신도의 참여를 위해서는 먼저 개교회 안에서 일반성도들의 민주적이며 평등한 참여가 훈련되고 일상화되어야 한다”며 “교회내의 서열구조 폐지에 이은 개교회-노회-총회의 바닥에서부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대안을 전했다.

‘2015년 교단총회의 쟁점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고석표 부장은, 올해 주요교단의 총회 쟁점들을 △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 △ 세습방지법 △ 이단규정 △ 예장합동총회와 총신대 갈등 △ 동성애 문제로 나눠 설명했다. 

▲ 발제를 맡은 (왼쪽부터) 김동춘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고석표 부장(CBS 종교부장),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 한신대학교 초빙교수). ⓒ에큐메니안

그는 “예장백석 측과 대신총회 측이 교단통합을 앞두고 있다. 백석총회는 이미 세 차례 중소교단과의 통합을 이뤄내 현재 5천교회가 넘는 규모로 성장했고, 여기에 2천개 가까운 교세를 가진 예장대신 측과 통합할 경우 7천교회가 넘는 대형 장로교단이 생기는 것”이라며 “대신교단 내부에서는 교단 통합의 반대여론이 나오고 있어, 통합을 앞두고, 대신 측의 분열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고석표 부장은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쟁점으로 예장 합동총회와 총신대 갈등을 꼽으며 “합동총회가 지난 2014년 제99회 총회에서 총신대 총장 70세 정년제를 정관에 넣어 개정할 것을 지시했다. 만약 이 정관이 통과되면 70세 정년을 어긴 길자연 총장과 이사 임기 8년을 넘긴 김영우 재단이사장은 물러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김영우 재단 이사장은 총회의 결의가 사립학교법에 위배된다고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을 제기 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며 “총회장 백남선 측과 총신대 김영우 재단이사장이 대립하고 있는 상황으로, 합동측은 갱신 측과 비갱신 측의 대립이 올해 총회에서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성애 문제의 경우 통합총회가 동성애자 목사 안수 반대를 위해 미국장로교에서 분립한 ECO 교단과 1년 교류할 것을 연구하는 것을 제안하는 한편, 기장총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교단의 입장과 목회지침 마련을 위해 연구위원회 구성안을 헌의했다”고 설명했다.

고석표 부장은 “총회에 참석하는 1500여명의 총대 중 약 4박 5일간의 총회 기간에서 발언하는 총대는 100여명이 체 되지 않는다”며 “이런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가진 총회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최형묵 목사는 앞에서 살펴본 정치구조의 교단총회의 모습을 타파하기 위한 모색으로 캐나다연합교회의 사례를 들어 대안을 제시했다.

최 목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등 대부분의 에큐메니칼 세계교회 협의회들은 성직자 중심의 대표권을 지양하고 비례대표제를 통한 평신도 참여를 보장하고 있는 추세로, 목사, 청년, 여성 순으로 안배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목사와 장로로만 그 대표권을 구성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일반적인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세기 말부터 30여년을 논의해 1925년 장로교회, 감리교회, 회중교회 세 교단이 연합된 캐나다연합교회는 그 출발에서부터 당시의 연합을 최종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교파들과 연합하는 문을 열어놓았다”며 “다른 신앙을 가지고 있는 교단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일에 세계 도처의 다른 교회와 다른 신앙을 가진 타종교인들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교회개혁실천연대는 교단총회의 현실을 '무능한 교단과 외면하는 교인'으로 평가했다.(촐처: 교회개혁실천연대)

또한 그는 캐나다연합교회가 지교회 및 설교처(Congregations and Preaching Places) → 당회(Pastoral Charge) → 노회(Presbytery) → 연회(Conference) → 총회(General Council)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며 “총회는 최고 의결기관으로 연회로부터 선출된 안수받은 사역자, 임명받은 사역자, 평신도 사역자로 구성되며 3년마다 개최되어 교회정책을 결정하는데, 우리에게 생소한 평신도 사역자는 예전 회중교회 정신의 반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매년 3년마다 열리는 총회는 ‘위원들’로 불리는 약 360명의 총대로 구성되고, 여기에 200명 이상의 내빈, 옵저버, 청년, 어린이, 실무진,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일주일간 진행된다”며 “위원들의 경우 13개 연회로부터 선출되며, 평신도와 안수직이 동등한 숫자로 구성된다”고 전했다.

이어 “캐나다연합교회 총회는 목회자와 평신도간의 균형을 이룬 대표성을 보장하는 가운데 교회를 구성하는 각계각층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와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며 “이와 같은 운영방식은 총회기간만의 특별한 기획으로 가능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교회 정치구조와 문화적 기풍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 핵심적 요체는 모든 세대의 일상적인 의사결정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소수의 안수직에 있는 이들의 대표성을 보장할 뿐 절대다수 회중의 대표성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이런 풍토위에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로서의 총회는 불가능 하다”며 일상적인 교회정치 참여의 구조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임왕성 간사(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는 “교단총회는 소속노회, 교회, 교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정확히 수렴하여, 이를 토대로 방향과 정책을 결정할 책임이 있지만, 현재 실태를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며 “이에 교회개혁실천연대는 4개 교단총회(기장, 예장고신, 예장통합, 예장합동)에 참관해 바른 총회문화를 위한 참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교인들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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