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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밖에 없는 녹지축을 지켜라!종교계도 나선 인천 지역사회에 급부상한 과제
김구(인천 주재기자) | 승인 2015.09.15 09:40

인천 지역사회에 화급을 다투는 과제 하나가 떨어졌다. 유일한 녹지축을 지켜라! 오는 10월 중순경에 열릴 예정인 인천도시계획위원회에서 ‘2030인천도시기본계획’에 장수-검단간 20km 도로건설 계획이 확정되면 인천에 남아있는 녹지축이 크게 훼손되고 생활환경이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천의 환경단체들과 관련 기관들이 폐기 촉구를 요구했지만 당국은 이를 외면해 오고 있는 상황이다.

   
▲ 회견중인 인천 종교계 대표들과 관련기관 인사들. 인천녹지축보전행동 기획단 제공
인천지역 삼대 종단, 뭇생명의 터전을 지키자고 호소

급기야 인천의 종교계가 나섰다. 지난 9일 오전, 인천지역 불교・천주교・개신교 삼대 종단은 인천시청 정문에서 아직 남아있는 녹지축을 지키자는 취지로 시민과 시 당국에 호소하는 회견을 열었다.

이날 회견 인사에서 생명평화기독연대 김형기 공동대표는 인천시가 지난 수십 년 동안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시 당국이 인천 한복판에 대기오염원을 만들려 하고 있다며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도로건설 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발언에 나선 만월산 약사사 화응 주지는 인천시가 인천 신도시 송도에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시켜 이미 지난 2013년 연말에 사무실 가동에 들어간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만일 인천시 당국이 도로건설 계획을 밀고 나간다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며 크게 우려를 나타냈다.

가톨릭 인천교구 김윤석 환경담당사제는 시 당국에 대해 “뭇생명의 터전인 숲을 파헤치는” 어리석음을 능사로 삼지 말고 “교통체계를 다시 한 번 세심하게 점검하라”고 요구했고, 시민들에 대해서는 도로건설이 이루어질 경우에 일어날 생활 환경권의 피해가 크게 예상된다며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한편, 인천환경운동연합 조강희 공동대표는 연대사를 통해서, 금년 1월 이래로 인천의 지역사회가 기회 있을 때마다 반대의견을 표명했지만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며, 금년 들어 시정의 중점 사항으로 소통을 강조해온 인천시장은 사업계획을 철회하여 진정한 소통의 결실을 맺으라고 촉구했다.

이날 삼대 종단 대표들은 회견을 마치고 인천시장 앞으로 종교계의 호소문을 전달하고 공식적으로 대답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2010년에 폐기된 사업
검단신도시 분양률 제고 위해 다시 추진
인천의 유일한 자연녹지 훼손

인천시 당국이 도로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예정지는 계양산에서 천마산과 원적산・호봉산을 거쳐서 만월산과 인천대공원으로 이어지는 인천 내륙에 자리잡은 유일한 녹지축이다. 이곳에는 둘레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시민들이 즐겨찾는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다.

장수-검단간 도로건설은 본래 2009년 포스코건설이 인천시에 제안했던 사업이다. 그러나 여론수렴 과정에서 반대의견이 높아 제안 1년여 만인 2010년 4월 당국이 전면재검토를 공식적으로 발표했고, 2012년 6월에는 인천시의회 본회의를 거쳐서 인천도시기본계획에서 삭제되었던 사업이다.

   
▲ 검단-장수간 도로는 녹지축을 종단하도록 계획되고 있는데(좌), 거의 터널과 교량으로 이어가는 도로인 셈이다(우). 인천녹지축보전행동 기획단 제공
그러나 현 시 당국이 13조 원에 달하는 인천시 재정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폐지되었던 사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2015년 1월 인천도시공사는 수조 원에 달하는 부채해소방안으로 장수-검단간 도로건설 계획을 다시 끄집어냈던 것이다. 검단 신도시의 분양률을 높인다는 것이 밝혀진 목표이다. 분양이 잘 되면 공사가 지닌 부채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 접근이 쉬운 연결된 도로가 필요하다는 발상이다.

인천 지역사회는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미 송도와 청라에 막대한 세금이 들어갔지만 결과가 별로 나타나지 않았는데, 또 다시 새 도로건설에 2천억 원 이상을 시민들의 세금에서 지원하게 됩니다.” 가톨릭환경연대 박흥열 공동대표의 지적이다. “민자사업이니 유료도로가 되면 인천 시민들은,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통행료는 통행료대로 내게 될 겁니다.” 시민은 득이 될 것은 별로 없고 짐만 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20km 도로에 교량 17개, 터널 8개, 나들목 6개
민원 소지가 적다고 밀어붙일 태세
경관 훼손도 큰 문제

장수-검단 도로건설 계획에 따르면 20.7km 도로에 교량이 17개, 8곳에는 터널, 그리고 도로들을 연결할 나들목과 영업소가 6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많은 구간이 녹지이기 때문에 민원이 일어날 소지가 적다는 것이 입안자들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녹지파괴는 도로 자체가 문제다. 계획된 도로의 폭은 20m지만, 안식각을 고려하면 녹지는 훨씬 더 넓게 훼손될 것이다. 안식각(安息角)이란 건설기술 전문용어로, 무너지지 않고 안정을 이룰 수 있는 경사의 각도를 말하는데, 가장 안정적인 각도는 30~32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도로건설에서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각도는 40도라고 한다. 훼손되는 녹지는 지형에 따라 다르겠지만, 20미터 도로의 경우에 40~50미터까지 깎아야 할 곳도 있게 될 거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교량건설도 큰 문제로 떠오른다. 장수-검단간 도로에는 교량이 17개나 들어서게 된다. “교량이 주는 가장 큰 문제는 경관훼손입니다. 산줄기와 자연녹지가 사람에게 주는 것은 아늑하고 푸근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경관훼손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거칠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정서상으로 큰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정책위원장은 “현재 남아있는 녹지축이 인천의 유일한 녹지축이며, 한남정맥(漢南正脈)이 인천에서는 가장 좋은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며 보전을 강조한다.

산줄기의 유지는 경관 문제만이 아니다. 한남정맥은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인식으로 파악한 한강 이남에 위치한 산줄기를 가리킨다. 조상들은 산과 물을 하나로 아울러 보았기 때문에, 산이 훼손되면 물도 더러워진다고 여겼던 것이 그들의 지혜였다. 그러나 이제 한남정맥을 따라 도로가 생긴다면 그 동쪽의 하천이 오염될 것이고, 결국 한강이 오염되고 드디어 황해도 오염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심성도, 자연도 둘이 모두 손상될 것이다.

출입시설 6개, 병목현상 심각 예상
생활시설 불과 수10미터 밖에 도로건설

   
▲ 인천 둘레길의 한남정맥 안내판(우). 한남정맥 경계에 위치한 당고개 정자(좌). 그 왼쪽으로 길이 나면 당연히 한강 오염도 발생할 것이다.
민자로 건설될 장수-검단 도로는 요금을 받게 될 사업소가 6개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그것은 6곳의 길 양편에서 차들이 진입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심각한 병목현상이 예상된다는 것도 철회를 요구하는 입장에서 제기하는 문제 가운데 하나다. 현재도 외곽순환도로의 장수-송내 구간이 수시로 막히는 현상을 보이는데, 원활한 교통소통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도로건설 본래의 효과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도로건설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될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도로가 주거・생활 시설에 근접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백운역의 복개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인천백운초등학교는 ‘기차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 이 도로가 건설되면 이제 ‘고가 옆’ 초등학교가 될 운명에 놓여있다. 교육환경이 더욱 더 악화될 것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학교에 인접한 동암신동아 아파트도 크게 피해가 예상되는 주거시설이다. 이 아파트 수십 미터 밖에 도로가 생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방음벽을 설치하면 소음은 줄겠지만, 오늘날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도로가 없는 것과 비교할 수 있을까? 특히 이 단지 주민들이 아침・저녁으로 올라가 쉬는 뒷동산은 절반 이상 뭉개질 공산이 크다.

이처럼 건설될 도로가 학교나 아파트에 근접한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학교는 소개한 백운초교와 한일초교 이외에 고등학교 6곳이 근접할 것이고, 아파트는 9개 단지에 달한다. 이격거리가 20~30미터에 불과한 곳도 여러 곳이다. 조선조 초기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지는 유서 깊은 만월산 약사사는 경계에서 불과 30미터 밖에 도로가 건설될 예정이다. 아마도 철거를 당하지 않는다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다.

   
▲ 백운초등학교(우)와 신동아 아파트(좌). 오른쪽에 보이는 도로 위로, 그리고 왼쪽 사진에 보이는 동산 좌측을 따라 도로건설이 예정되어 있다.
예정지 9일 걷기 캠페인 추진
인천 녹지축보전행동 결성
법적 정책적 대안도 계획

인천 지역사회는 9월 들어 장수-검단간 도로건설계획 철회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4일에는 건설예정지의 일부구간인 원적산 세일고등학교에서 백운역을 거쳐 만월산 약사사에 이르는 수km의 거리를 돌아보며 문제점들을 살펴보았다.

또한 4일에는 간담회를 열어 대응책을 모색했고, 9일에는 공식적인 준비회의를 개최하여 ‘인천 녹지축 보전을 위한 장수검단간 도로 폐지 시민행동’(약칭: 인천녹지축보전행동)의 결성을 목표로 기획단을 출범시켰다.

“이번 사안은 환경단체의 사업으로 그칠 일은 아닙니다. 온 시민이 함께 나서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사업계획 폐지에 머물지 않고 녹지축을 보전할 수 있는 법적이고 제도적인 장치까지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인천녹지축보전행동’의 결성을 맡은 박주희 기획단장의 말이다.

기획단은 오는 9월 21일부터 10월 5일까지 ‘인천녹지축보전 9일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9일 동안 전체 예정지를 7개 구간으로 나누어 매일 3~4시간 동안 시민들과 함께 걸으면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또 관계기관에 진정서도 제출하기로 하였다. 또한 이틀간은 인천의 여러 지역으로 흩어져 집중적인 캠페인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기획단은 이를 위해 시민들의 참가신청을 받고 있다. ‘인천녹지축보전행동’은 모든 프로그램을 마치는 10월 5일 결성한다는 것이 기획단의 계획이다.

   
 

김구(인천 주재기자)  fonsjugi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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