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공탄생 114주년 기념예배와 강연회가 지난 5일(목) 경동교회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고 장공 김재준 목사 탄생 114주년을 기념하고 그의 정신과 사상을 되새겨보는 예배 및 강연회가 장공김재준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김경재 명예교수)의 주관으로, 지난 5일(목) 경동교회에서 열렸다. 

‘기념예배’와 ‘기념강연회’로 나눠져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설교를 전한 최부옥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는 최근 논쟁이 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들며 “지난 100회 총회의 주제는 ‘성찬을 통한 기억’으로 이는 역사의 중요성을 골자로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런 시점에 역사를 왜곡하려는 갈림길 앞에 서게 됐다”고 전했다.       

최 목사는 “여러분은 이런 흐름을 우연이라고 보는가? 하나님의 깊은 섭리라고 보는가?”라고 물으며 “기장은 또다시 민족 역사라는 갈림길에서 역사의 어두운 세력들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가 역사의 중심점에 서게 된 것은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의 조상 장공 김재준 목사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장공을 통해 기장은 한국교회 안에서 매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공은 하나님께 들은 진리와 말씀에 신실하게 응답하셨고, 세상의 불의와 거짓을 꾸짖는 것에는 어른이셨고, 정의와 진리에는 파수꾼이자 자유인이셨다. 그런 그의 발자취는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선명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의 후손답게 살고 있는지에 물어야 한다”고 전했다.

최부옥 목사는 “지난 100회 총회에서 본 모습은 가능성과 함께 우려도 있었다”며 “우리는 장공의 후손이라는 프라이드는 강하지만, 그의 삶을 살아내려고 하는 의지가 약하다. 그것은 장공사상으로 교회현장의 목회가 충분하다는 확신과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이 분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런 점에 대한 대안으로 장공정신의 ‘교회화’와 ‘목회화’에 대한 연구를 장공기념사업회에게 제안했다.

▲ 최부옥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에큐메니안

▲ 한승헌 변호사. ⓒ에큐메니안

마지막으로 그는 “예수의 삶을 놓친 제자들의 삶은 한 낯 종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철저한 예수의 삶의 부합이 그를 자유하게 하는 것”이라며 “여러분께서 후배들에게 정의, 평화, 생명이라는 장공정신을 일깨워주고, 가르쳐주시길 바란다. 한국역사와 교회의 미래가 장공선생의 자손들의 어깨위에 달려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자로 나선 한승헌 변호사(전 감사원장)는 ‘이 어른, 의로운 양심수의 영원한 대부’라는 제목으로 고 장공 김재준 목사의 인권정신과 시대참여정신에 대해 증언했다.

한국엠네스티 창립당시 장공 김재준 목사와 함께 일한 한승헌 변호사는 “한국엠네스티가 출범함 것은 1972년 3월로 유신통치와 대통령긴급조치 발동 등 군사독재의 극단을 향해 폭주하던 시기”라며 “국제엠에스티가 표방하는 양심수 구제, 사형 폐지, 공정한 재판 등은 당시 한국의 인권 상황과 직면한 과제와 일치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공 선생은 초창기 조직의 활동과 기반을 다지는데, 상징적이자 구심적인 역할을 하셨다”며 “양심수 지원 운동의 확산 등 인권운동 뿐만 아니라, 종교지도자가 교회 밖 인권단체의 책임자가 되는 좋은 선례를 남기셨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는 “장공 선생의 이런 현실참여는 국내에서 찬반양론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산업화 과정에서 심화된 여러 사회적 문제에 직면해 기독교의 현실참여 문제가 더욱 절박한 논쟁으로 번졌다”고 회상했다.

“기독교의 현실참여에 대한 장공 선생의 입장은 단호했다. 크리스천은 역사 안에서 사건의 한 가운데 서야 하고, 누구나 극중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또한 종교인은 역사참여 그중 정치 참여가 핵심이라며, 하느님이 세상, 우리가 말하는 속세를 사랑하셔서 자기 외아들을 희생했다고 말하며, 독재정권에 묵인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판하셨다” 

그는 “장공의 위대한 신앙과 신학, 헌신을 되새기면서 탄신 14주년을 맞게 되었다”며 “말끝마다 그 유지를 계승한다면서 과연 무엇을 얼마나 이어받고 살아가는지,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그 어른께서 묻어놓은 삶에서 돋아난 싹을 제대로 가꾸어왔는지 자책과 함께 새로운 다짐을 해야 한다”며 “온갖 고난 속에서도 믿음에 합당한 실천을 하는 것이 크리스천의 바른길이자, 장공 선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전했다.

▲ 이날 행사장 앞에서는 최근 도서관 운영 등 학내사태로 농성에 들어간 한신대 신대원 학생회가 "신학교육을 위한 만반 시설을 유감없이 완비하여야 한다"라는 장공 선생의 어록을 들고 피켓 시위를 해 눈길을 끌었다. ⓒ에큐메니안

박준호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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