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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와 비민주로 얼룩진 신학교, 무엇인 문제인가?감신과 한신, '신학교육의 위기와 미래' 좌담회 가져
고수봉 기자 | 승인 2015.11.18 15:31

이규학 전 이사장의 인사비리 문제로 인해 학내 갈등을 겪고 있는 감신대와 비민주적 학사행정으로 인해 촉발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이 공동으로 신학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목회자를 길러내는 신학교의 교육이 후퇴하고 있다는 현상에 동의하며, 이에 대한 위기 진단과 나름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진 것이다.

   
▲ 감신과 한신, 두 대학은 최근 학내 문제로 인해 자성과 대안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에큐메니안

본사의 주최로 이뤄진 이번 좌담회에는 17일(화) 서대문 이제홀에서 전현식 교수(연세대)가 사회를 맡고, 패널로는 조경철 교수(감신대), 유승리 회장(감신대 총학생회장), 이훈삼 목사(기장 주민교회), 이창준 전도사(한신 신대원 학생회장)가 나섰다.

본사 운영위원장 윤인중 목사는 “한국 교회의 위기를 말하지만 그 원인의 하나로 목회자 및 신학자, 선교기관에서 일하는 전문가를 배출하는 신학교육이 무너진 사실에서 출발한다”며, “두 학교의 학내 사태를 통해 신학교육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신학교육 위기의 현상과 원인은?

먼저 조경철 교수는 신학교육의 위기를 교육정책의 부재에서 찾았다. 그는 “교단과 신학교 어디에서도 신학교육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된 적이 없으며, 공론화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제기했다. 이러한 원인으로 조 교수는 교단과 목회자가 신학교육을 교회에 봉사하기 위한 기능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 100년이 넘었지만 진정한 신학 정책에 대한 성찰이 있었는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신학교육의 중요성을 교회 어른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미래에 어떤 목회자를 양육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갈수록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의 입장에서 바라본 유승리 회장은 신학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학생들의 현실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학교에 학생들이 없다는 것이 위기”라며, “학생들은 교회에 매여 있으며, 학비를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에 간다. 그런 학생들에게 학교는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 회장은 학교 교육의 한 주체로 학생들의 요구가 소통되지 못하는 현실을 신학교육의 한 원인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사회, 교수, 학생, 직원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대학평의회가 있지만 이사회와 총장에 권력이 집중되어 있어 유명무실화 되어 있다.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없다”며 현 학내사태의 원인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 감신 측 패널로 나선 조경철 교수(좌), 유승리 학생회장(우). ⓒ에큐메니안

한신 측 패널로 나선 이훈삼 목사는 교회의 위기가 결국 신학교육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교육 주체들의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그에 의하면, 신학을 펼치기 위해서는 신학뿐만 아니라 인접 인문학과 사회를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위기에 처해 있는 현장 교회는 이론보다 당장 목회적 소양을 더 중요하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회의 위기가 결국 신학교육의 여유를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현실을 개선할 주체들은 ‘책임의식’이 부재하다. 그는 “신학교육이 대학평가제도에 의해 경영에 초점을 맞추게 되고, 신앙의 열정과 소명을 갖출 기회는 부족하다”며, “이런 현실에서 신학의 특수성을 찾아낼 교육의 주체인 교수, 학생, 교회현장이 솔직하고, 진지하게 연구할 단계”라고 제안했다.

40여일 농성을 진행 중인 이창준 회장은 신학과 교회 현장의 괴리를 언급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 신학교에서 배운 신학을 교회에서 적용할 수 없다고 한다. 교회의 문제와 개혁을 신학교에서 배우고 있지만 교회 현장은 이러한 점에서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교회에 하나님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만난 하나님을 제공해주는 종교적 서비스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교회개혁을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신 사태의 본질은 이사장 권력의 비대함”

신학교육에 대한 공통의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패널들은 이후 각 학교 사태의 원인에 대해 세부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갔다.

감신대의 경우 조경철 교수와 유승리 회장은 감신대의 권한이 이사장에게 집중되어 있는 점을 지적했다. 유승리 회장은 “이사장의 단독적인 인사비리, 재정, 정관 등 문제로 학내사태가 촉발됐으며, 총장이 선임했던 보직도 이사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구조로 이사장에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경철 교수도 “학생들이 이번 학기 내건 표어가 ‘대형교회의 학교장악을 막아보자’는 것이었다. 학교를 자신들이 목회하는 교회쯤으로 생각하고, 학교 운영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신학대학의 이사회는 신학교육의 정책적 마인드와 비전이 있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한 학교운영을 해야 한다”고 전했고, 유 회장도 “학생들에게도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해법을 내놓았다.

이 밖에도 교수와 학생들의 학내 정상화에 대한 의견 차이를 묻는 질문에 대해 조 교수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라 비민주적인 요소에 자발적으로 나서면서 싸움이 시작했다. 온도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또한, 전 이사장과 현 이사장에 의해 고소된 학생들의 소송 건만 9개인 상황, 학생회장 유승리 씨는 “새로운 총학생회가 꾸려지더라도 계속 투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학생들에 대한 소송이 문제를 덮는 핵심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학생들에 대한 소송을 학내 정상화의 협상 카드로 이용당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 한신 측 패널로 나선 이훈삼 목사(좌), 이창준 회장(우). ⓒ에큐메니안

한신대 문제, 종합화 35년의 문제

오산과 수유리에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한신대학교는 종합화라는 시스템, 재단과 학교 운영진들의 책임의식, 대학평가제와 재정난 등 복잡한 문제가 지적됐다. 채수일 총장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훈삼 목사는 “목회자 1045명 성명은 종합대 35년 동안 쌓인 문제가 분출된 것”이라며, 신학적 폭을 넓히고, 새로운 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종합화가 선택됐지만 많은 문제점을 양산했다는 것이다.

종합화의 문제점으로 이 목사는 “종합화로 인해 인접 학문을 접하면서 세계에 대한 인식은 넓어졌지만 신학교육의 정체성은 확보되지 못하면서 혼란을 가져왔다”며, 영성교육, 신학생들만의 공간이 주는 연대성, 단과대와 달리 종합대 운영으로서 나타나는 본질적 차이 등을 지적했다. 35년간 많은 목회자들에 의해 지적됐지만 종합대 처리에 대해 공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한 대안은 장기적인 계획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총장 하나 뽑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시스템을 고치지 않는 이상 누가 총장이 되더라도 근소한 차이 밖에는 나올 수 없다. 학교 구성원, 전문가와 재단이 종합대학교로서 한신대의 현실에 대해 공정하게 평가하고,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장기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 감신, 한신, 서울신대 3개대학 연합으로 감신대 종합관에서 촛불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에큐메니안

그렇다면 신학대학원은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종합대학과 달리 특수대학원으로 수유리에 위치한 한신대 신대원 이창준 회장은 ‘신학교육의 후퇴’를 언급한 기장 목회자들의 의견에 동감했다. 그는 “2008년 신학전문대학원 반납 이후, 대학원은 문제를 책임질 권한이 없어졌다”며, “신학교육의 후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원 운영의 자치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총장에 대한 책임 추궁 보다는 미래적 지향으로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것”이라며, 현 사태에서 이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후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감신 학내문제 해결을 위한 촛불기도회에 참석, ‘감신, 한신, 서울신대’ 3개 신학대학 학생들이 연합해 예배를 드렸다.

고수봉 기자  gogo9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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