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0일 사순절 여섯째주일(종려주일)

누가복음 19:28-40

주석적 관점 

본문은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에 대해 두 가지 특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의 제자들은 그를 왕으로 칭하고, 그들의 전통에서는 하늘과 땅의 접촉점인 도시 예루살렘으로의 입성을 축하했다. 하지만 몇몇(모두가 아닌)바리새인들은 제자들을 꾸짖으라고 요청한다. 한데 예수는 그의 제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들 수 있는(3:8)” 하나님께서 감람산의 돌들로 소리 지르게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루살렘 입성은 십자가 처형의 전주곡이기도 하다. 

- 누가의 구상에서 예루살렘은 오랫동안 마음에 두어왔다. 변화산에서 모세와 엘리아는 예수와 그의 출애굽에 대해 말했는데 그것을 예루살렘에서 완수했다(9:31). NRSV는 ‘출발’로 번역했지만 모세의 역할에서 폭넓게 말해 이집트에서의 탈출은 ‘해방과 정체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당신은 누구냐?”고 물어보다면 그들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억압의 땅에서 이끌어 내셨다고 말할 것이다.  

다른 두 이야기가 이러한 배경에 도움이 된다. 하나는 ‘삭개오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열 므나의 비유’이다. 삭개오는 부자 세리였다. 무엇보다 그의 부가 문제였는데,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18:25-26)라고 했다. 둘째로 그는 세관장으로 로마의 협력자였다. 이것은 억압과 정체성의 문제이다. 해방주의자가 보여주듯이, 억압자(와 그들의 부역자) 또한 해방 받아야 한다. 더 나아가, 부역자로서 삭개오는 그의 정체성에 대해 타협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를 ‘죄인’이라고 했다(19:7). 그는 하나님의 백성 가운데서 그의 정체성을 잃었다. 

- 열 므나의 비유는 보통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로 생각하는”(19:11) 예수의 제자들의 기대를 고치기 위해 씌어진 것으로 해석한다. 이 관점에서 하나님의 왕국은 전형적으로 종말로 미루어진다. 그런데 누가에게는 하나님의 왕국이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과 함께 온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내 생각에 이 비유는 하나님의 심판을 묘사하지 않는다. 도리어 이스라엘이 로마의 치하에서 살아가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고, 왕위를 얻기 위해 로마에 가서, 비유에 나오는 종과 같이 다른 부역자들과 협력하도록 한 갈릴리의 로마의 분봉왕인 헤롯 안티파스를 암시하고 있다. 비유는 하나님 나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의 왕국에 반하는 현실을 말한다.

- 예수의 입성은 스가랴 9:9의 플롯을 따랐다: 시온의 왕이 당당히 승리의 왕으로 예루살렘에 오신다. 그는 어린 나귀를 타고 오신다. 제자들의 외침은 시편118:26을 따랐다: 주님의 이름으로 오는 이에게는 복이 있다. 여기에 누가는 임금님이라는 말을 더한다. 누가는 또한 평화와 영광에 대해 말한다. 2:14에서 수많은 천사들의 찬양이 땅에서는 평화였는데 사실 예수는 이 땅에 평화를 주신다(7:50;8:48;10:6). 나아가 예수의 입성에 강하게 작용하는 스가랴 9장의 플롯은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에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일하신다는 것이다. 그런데 눅19:38은 하늘의 평화를 말한다. 평화가 다른 세상에 온다는 뜻인가? 좀 복잡해지는데 평화를 이르게 하는 일을 잘 모르는 예수의 동포들에게 이것은 폭력과 파괴의 전조가 된다(19:42-44). 

- 어떻게 평화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말인가? 하나의 실마리는 예수의 제자들이 그를 왕으로 칭하는 이유에 있다. 제자들은 자기들이 본 모든 기적을 두고 큰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했다(19:37). 이 시점까지 누가에서 보여주는 기적의 내용들은 치유, 귀신축출, 나인성 과부의 아들과 야이로의 딸을 살린 것, 그리고 5천 명을 먹인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는 가장 가까운 기적은 삭개오와 관계가 있다. 18:25이 말하듯 부자를 구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더구나 삭개오는 로마의 부역자이다. 몹시 근심하며 떠난 부자관리와는 달리(18:23), 삭개오의 예수와의 만남은 그를 회개시키고 돌아서게 만들었다. 그는 맘몬을 섬기는 것을 멈추고(16:13), 가난한 자에게 소유를 주고 강제로 빼앗은 것에 대해 네 배로 갚았다.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18:27). 삭개오는 더 이상 협력자가 되지 않고, 예수는 그의 정체성을 회복하면서 아브라함의 아들이라 불렀다. 삭개오의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예수를 통해 기적을 행하셨고, 19:37에는 예수의 제자들이 그러한 기적을 찬양했다. 이것이 하나님과 하늘의 권력이 평화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하나님보다 맘몬을 섬기는 제국의 길과 부역자의 길에서 돌아서는 것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평화를 만드는 예수를 왕으로 경배하는 것인다. 하늘의 평화와 가장 높은 곳에서의 영광을 종말론적 차원에서 읽지 않아야 하는데 특히 눅11:2절과 같이 주님의 나라가 이 땅에 오도록 기도하는 사람들은 그러해야 한다. 도리어 예루살렘이 하늘과 땅의 접촉점인 것과 같이 하늘에서의 평화를 확정하는 것이 땅에서 평화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는 평화를 만드는 길을 알지 못하는(19:42) 예루살렘의 운명에 대해 비탄한다. 사실 누가복음의 나머지 대부분의 이야기는 제국의 분봉왕과 부역자들이 어떻게 십자가의 폭력을 이용하여 그들의 왜곡된 평화의 버전을 유지하려고 하는 가에 대한 것이다.      

JAE WON LEE, Assistant professor of New Testament, McCormick Theological Seminary, Chicago, Illino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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