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 둔 우리들, ‘기독인’

*강남향린교회 교인이자, 기독교평신도 시국대책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안성용 집사의 '20대 총선'관련 글을 게재합니다.

먼저 우리 정치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제 정당 및 정치세력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새누리당.

수구정당 – 새누리당

신자유주의와 친일 친미, 극우반공주의를 토대로 하는 새누리당은 자산 및 소득 상위 1% 즉, 재벌, 고위관료, 직업정치인, 수구언론, 수구종교, 법조, 군경 고위층으로 이루어진 지배동맹의 이해관계에 근거하고 있고, 이 지배동맹의 이익을 뒷받침하는 상위 10%의 지지위에 서 있다.
이들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지금까지 친일세력과 친미세력을 토대로 수구반공 이념을 무기로 하여 힘을 키워왔다. 이들은 분단 현실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오랜 세월 동안 법과 제도를 만들고, 일본과 미국의 지배계급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안위를 유지해왔다.

해방 이후 일제 잔재 청산은 되지 않았고, 역사에서 벌어진 수많은 학살들은 지금껏 규명되지 않고 있으며, 억울한 일들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미일과 한국의 관계를 대등한 국가 간 관계로 볼 수 없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의 후예가 이들이다.

이들 세력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뻗어 있고 강력한 재생산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종 연구소와 이데올로그들, 관변단체의 활동은 물론이거니와 뉴라이트로 대표되는 조직적인 역사 왜곡과 종북몰이 공세, 지상파와 종편 및 수구신문, 종교 등을 통해 대중에 대한 세뇌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거리의 행동대원들로 일베와 어버이연합을 넘어 서북청년단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상위 1%와 10%만을 위한 정책을 거리낌 없이 밀어붙이며 의사파시즘화 하고 있다. 대한민국헌법을 친일독재의 내용으로 되돌리려는 자, 새누리당은 수구이고, 극복할 세력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보수정당 -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보수정당 또는 정통야당이 두 개로 나뉘었다. 문재인과 안철수의 갈등 끝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국민들은 이들을 보통 야당이라 부른다. 국민들은 이 두 당의 성격이 별 차이가 없음을 안다. 야당의 이합집산을 수없이 겪어왔기 때문이다.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는 야당은 서있는 자리나 행동이 실제 그렇지 않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들 또한 지배계급의 일원으로 살고 행동하고 싶어 한다. 이들이 새누리당과 맞서는 것은 오직 권력이 새누리당 집단에 의해 독점되었을 때, 이를 나누어 갖기 위해 투쟁할 때뿐이다. 따라서 이들의 투쟁은 본질적인 사회경제, 평화와 통일, 생태 등의 의제 해결과는 거리가 멀고, 주로 민주주의문제 그것도 권력독점으로 인한 폐해를 지적하는 절차적 민주주의문제에 머무를 때가 태반이다. 물론 친일과 독재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국민의 경험과 의식에 따라 함께 행동하려 하나 강력하지는 못하다.

60년 전 사회구성원의 다수인 농민, 노동자, 도시빈민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던 조봉암의 진보당을 죽음으로 몰아가는데, 이승만의 자유당과 공모한 한민당-민국당-민주당으로 계승된 보수당을 근본 출발로 삼고 있다고 그 정통성을 자랑스레 주장하는 이들이다.

4.19혁명의 시기에도 그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으며, 학생과 민중의 피의 결과로 성취한 혁명을 미완에 그치게 한 것도 그들이다. 혁명의 성과를 두고 서로 권력다툼을 하다가 5.16 군부쿠데타에 의해 야당이 된 이후에도, 제 3공화국시대, 유신시대를 거치면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짓밟고 들어선 전두환정권 시대에도 그 본질적 성격은 온존되어왔다. 87년 6월 시민항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현대사에서 소위 정통야당은 민중의 고난의 현장에 함께한 적이 드물며, 피흘리는 거리투쟁에 함께한 경우는 더욱 없었다.

1997년과 2002년에 연 이어 집권하여 나중에 ‘민주정부 10년’이라는 이름을 그들 스스로가 붙였지만, 그 기간에 우리 사회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미명하에 국부가 유출되고, 재벌들 중 슈퍼재벌이 나타나며, 정리해고가 만연하고 비정규직이 제도화되고, 양극화가 본격화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일을 겪게 된다. 신자유주의의 쓰나미가 사회전체를 휩쓰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된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확대, 인권의 강화, 남북한 간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 자주적인 한미, 한일관계 수립 노력 등에서는 성취를 보였으나, 사회경제적 구조를 바꾸어내는 데에는 의미 있는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정통야당의 후예인 이들은 새누리당과 다르다고 강변하지만, 보수언론들마저도 자인할 만큼 대중의 눈에 비친 그들은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단지 소선거구제를 비롯한 양당제 정치제도를 활용하기 위해 경상도와 전라도를 지역감정이란 이름으로 대립시켜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반 차이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이번 4.13 총선을 앞두고 벌이고 있는 호남에서의 쟁투는 이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특히 야당은 우리사회의 문제를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으로 해결하고자 외치는 진보정당들에 대해, 필요할 때만 자신들의 테두리 안에서 활용할 뿐 진보정당의 성장을 가로막아왔다. 야당은 자기들이 약할 때마다 ‘수혈론’을 내세워 재야나 시민단체, 각계각층에서 사람을 충원하는 방식을 택해왔고, 항상 결정적인 선거 때마다 자신에 대한 ‘비판적 지지론’을 설파해왔다.

많은 이들이 헷갈려하는 것은 야당이 항상 ‘민주개혁’을 부르짖었고, 그에 합당한 것 같은 인물들을 계속 충원해왔기 때문에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겪어 온 점이다. 이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헌법을 형식상에서만 지키려는 자, 이들이 바로 보수인 야당이다.

항상 나오는 ‘야권단일화론’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이 야당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막바지로 갈수록 ‘유권자의 쏠림 현상’ 또는 ‘새누리 과반 저지를 위한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을 호소할 것이다. 진보정당들과의 실제적인 선거연대는 하려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야당의 기본 전략은 ‘보수-진보 연대로 수구를 견제하되, 보수 우위 구도를 가져가는 것’이 핵심이다.

정의당, 노동당, 녹생당.

진보정당 - 정의당, 노동당, 민중연합당, 녹색당

70-80년대 많은 이가 죽었고 다쳤고 감옥을 갔고 거리로 내몰렸다. 그 치열했던 투쟁은 학생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 빈민운동, 시민운동을 키워냈다. 그리고 5.16 쿠데타 이후에 일단락되었던 진보정당운동의 역사는 88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민중의 당, 민중당, 국민승리 21을 거쳐 민주노동당이 결성되었다. 성장한 민중의 힘을 토대로 민주노동당은 약진했다. 명실상부한 제3당에서 보수야당을 넘어서는 정당으로의 도약도 가능했다.

그러나 우리가 익히 아는 바대로 성장의 한편에 과오가 싹트고 있었다. 당원과 후원자들은 단지 평소 돈을 내거나, 선거 때 운동을 하는 것 외에는 당의 주인이 되질 못했다. 당의 지도부와 책임 있는 선출직들은 시대의 변화에 맞는 제대로 된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제대로 된 정치행동을 조직하지 못했다. 당은 정파라는 이름으로 쪼개진 그룹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위하여 상호 투쟁하는 패권주의의 난장판이 되었을 뿐이다. 진보정당의 분열과 이합집산의 결과를 우리는 여러 번 특히 2012년에 드라마틱하게 보았다.

자칭 ‘진보정치의 재구성’은 이합집산의 결과만 낳았을 뿐이다. 또 진보정당의 조직이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구성되고 운영되지 못한 것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이다. 덧붙여 진보정당들이 노동자, 서민의 지지확대와 신뢰형성을 위해 제대로 된 활동을 하지 못한 점, 당원의 활동공간이 지역과 괴리되어 생활정치를 실현하지 못한 점, 의정활동에서 진보적 가치를 잘 실천하였는지 등에 대해서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또 진보정당들이 보인 리더십, 정책, 이미지, 문화, 활동방식 등에서 대중과의 결합도가 멀어진 것은 매우 치열한 반성과 혁신의 근거로 삼아야 한다. 이 반성과 혁신이 없이는 진보정당의 미래는 단언컨대 없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정권에 의해 해산되었으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중연합당으로 재탄생하였지만 지금 인지도가 매우 미미한 상태이다. 통합진보당의 해산 이후 정의당이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으로 활동해왔다. 노동당은 원외에서 독자적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소위 진보대결집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세 당은 민중운동과 시민운동의 많은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상처를 치유하고 넘어서는 데에 한계를 보였다. 또 촛불시민으로 대표되는 각성된 시민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에 실패하였다. 즉 세 당은 세 당에 대한 기존의 지지세 이외에는 더 이상 확장된 지지자들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매우 혁신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있는 진보정당들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의 지지율이 낮을 것이라는 예측도 이 때문이다.

한편 이들과는 다른 역사적 경로를 통해 형성된 녹색당 또한 존재감이 미약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거기에는 녹색당이 생태관련 의제 이외에 노동, 복지, 인권과 민주주의, 평화통일 등의 의제에 대한 활동이 부족했던 것이 중요한 이유라 생각한다.

진보란 헌법의 내용을 구체화시켜 현실의 개선을 위해 관철하려는 자 또는 법과 제도가 인간을 위해 쓰여 지지 않으면 이를 새롭게 만들고 싶어 하는 자이다.

재야-민중운동-시민운동-광장 투쟁

박근혜정권 3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이명박 때부터 합하면 현재 대중을 괴롭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의제는 셀 수없이 많다. 그로 인해 반정부 저항 행동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분노한 대중의 봉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게다가 봉기를 외치며 앞서 끌고자 하는 세력이 광장에서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구속 박근혜퇴진을 외치며 투옥을 각오하고 격렬하게 싸우는 세력이 없다. 많은 대책위와 각종 연대, 행동이라 이름 붙은 단체들은 이를 감당하고 있지 못하다. 재야든 민중운동이든 시민운동이든 마찬가지이다.

광장에서의 촛불집회에 분노에 찬 시민들이 모여서 매주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통일된 구호마저 없다. 오랜 시간 진행된 광장에서의 투쟁은 수백만 대중들을 일으켜 세우고 있지 못하며 실제적 문제해결력을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이조차 권력은 경찰차벽으로 제어하고 언론은 말하지 않는다. 단지 온라인에서만 혁명을 닉네임으로 외칠 뿐이다.

그렇다고 야당이 대중의 피폐해진 삶을 개선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선두에서 투쟁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앞서 본대로 이들은 말로만 그러할 뿐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4년 지방선거와 재보선, 2015년 재보선에서 범야권은 패배했다.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이어 연속이다. 선거는 정치의 한 수단일 뿐이다. 분산된 의제들과 분산된 대중의 힘에 근거한 진보정당들이나 야당은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다. 통일된 의제를 형성하는 것과 통일된 대중의 행동을 조직하는 정치활동 없이는, 선거란 단지 ‘형식적 민주주의’의 절차에 불과하게 된다.

보수야당이나 진보정당이나 어찌 보면 같은 면도 있다. 그들은 현재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들에게서 사회의 구조적이고 체계적인 변화를 위한 강한 의지도 상상력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한편 반성과 혁신은 비단 진보정당의 활동가들만이 아니고, 민중운동, 재야단체,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가들에게도 엄중히 요구된다. 리더십, 정책, 이미지, 문화, 활동방식 등에서 대중과의 결합도가 멀어진 것이 활동가와 대중의 괴리로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이 주체가 되는 활동이 아닌 상근자 중심의 활동이 된 것과 즉자적인 대응 운동 패턴은 분야를 막론하고 대부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폭넓게 보면 전통적인 재야, 민중운동, 시민운동 모두 위기이다. 광범한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사회운동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총선에 대한 범야권지지자들의 기대

이번에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결과는 어떠할까? 아마 이것이 관심사일 것이다.
특히 범야권 지지자들은 ‘새누리당의 압승 저지’를 원하고 있지만 답답함을 가지고 있다. 지금의 정치 지형이 수구-보수-진보로 되어 있고, 수구에 대항하여 보수 간에도 또 보수와 진보 간에도 선거 연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수구세력인 새누리당 내에서 공천과정을 둘러싸고 분열이 되어 일부가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있기 때문에, 야권지지자들 내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야권지지자들에게는 소위 ‘여소야대’가 가장 강력한 희망일 것이다. 즉 총 300석 중 야권이 151석을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대로 새누리당에 맞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 당-진보정당들의 연대가 강력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19대 선거인 2012년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강력한 선거연대에도 불구하고 여대야소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변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때부터 4년간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고, 국민들의 삶은 고단하고 불안하고 답답한 일들이 많이 쌓였고, 이것이 분노의 에너지로 표출되면 결과는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선거는 정당들만이 아니고 지역, 구도, 인물 경쟁력, 그리고 총선정국의 주요 의제, 선거연대, 투표율 등 매우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고, 아직 몇 주간 남아 있으므로, 현재 시점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세밀한 예측을 하는 일은 어렵기도 하고, 이 글의 성격에서 벗어나므로 생략한다. 다만 선거 이후에 벌어질 큰 줄기에 대해서만 다루어 보고자 한다.

정계 개편의 시작

새누리당 내에서 수구와 보수로의 분열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친박과 비박이라는 이름으로 대립하고 있지만 분열의 제도화 즉 분당이 가능하다. 박근혜식 수구 리더십은 사실상 파탄 났고, 더 이상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리더십이 아님을 친박 친위대를 제외하면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기 때문이다.

김종인, 이상돈, 진영 등의 움직임과 이재오, 유승민의 움직임이 이를 반영한다. 한편 총선 이후 7월로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질지 여부는 새누리당 내의 계파 간 당선자와 무소속 후보 생환자의 숫자에 따라 결정되고, 지도체제 문제와 조기 전당대회 개최 문제 등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분당 및 신당 창당 문제는 보수 야당의 선거 결과와도 맞물려 있다. 야권이 참패할 경우나 반대로 약진할 경우에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도 어느 계파가 약진하고 퇴조하는 지에 따라 ‘야권통합론’ 또는 ‘새로운 정당론’이 나타날 것이다. 양당 모두 선거 이후에는 새로운 지도부 구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따라 한편으로는 진보적 색채를 강화하는 ‘정권교체를 위한 강력한 야당론’이 나올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합리적 정권교체 세력론’이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의 결합 등의 이름으로 나올 것이다. 후자는 물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새누리당 출신들의 새로운 결집이다.

진보정당의 퇴보와 진보정당의 3가지 진로

정의당 53명, 노동당 9명, 녹색당 5명, 민중연합당 55명, 진보 무소속 후보 10여명 등 많은 후보들이 지역구 출마를 한다. 하지만 지역구에서의 결과는 후보경쟁력을 고려하면 대부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진보정당들이 받을 정당 지지율이다.

2014년 지방선거 때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의 4당이 받은 정당지지율은 합쳐서 9.81%였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이 역대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보통 13%의 지지를 받은 점에 비하면 퇴보하였다. 보통 진보정당들에 대한 지지율이 대선-총선-지방선거 순으로 높게 나오는 점을 고려하고, 또 여야에 이은 제 3당 효과를 얻었던 점이, 이번에는 국민의 당의 등장으로 인해 줄어든다고 보면 9.81%를 얻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필자는 언론에 나오는 정의당의 지지율에는 판단을 달리한다. 진보적인 유권자들의 ‘전략적 투표성향’을 고려하건대 보수야당으로의 ‘쏠림 현상’이 제법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진보적인 유권자들 중 여야 체제를 거부하는 제 3당 지지자들 중 일부는 국민의 당을 선택 할 것이다. 또 내용적으로 진보성향인 유권자들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릴 것이다. 하나는 ‘새누리 저지, 야권승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것과, 진보정당들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들 예상 선택 중 진보정당들에 대한 지지만을 예상해 보자.

정의당은 진보정당의 대표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고 있으나, 지역구에서의 후보 경쟁력은 야권단일화가 아니면 당선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 비례후보 또한 널리 알려지거나 화제성 있는 후보들이 아니다. 진보당으로서의 정의당의 임팩트있는 정체성이 약하고,또 출마후보 숫자가 야당에 비해 현격히 적음으로 인해 정당지지 유도가 쉽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정의당에 대한 지지보다는 더불어민주당에 진보유권자들을 뺏길 가능성이 크다.

통합진보당의 재건인 민중연합당은 기본적인 지지세를 갖추고 있고 많은 수의 후보를 내는 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당명을 쓰는 것과 당지도부의 낯섦, 대중정치인의 미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점으로 인해 확장성의 한계를 가질 것이다.

노동당은 대중적으로 보아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앞의 진보 3당에 대한 비판으로서의 녹색당 지지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총선 정국 이전까지 녹색당의 언론 노출도가 평소 높았던 것과 진보정당의 분열로 인해 실망한 유권자들 특히 민중운동이나 시민사회운동 내의 녹색당 지지 경향이 강화되는 것을 고려하면 예전에 비해 약진 가능성이 크다.

2014년과 그 이전의 상황을 고려하여 종합하면 진보 4당의 정당지지율은 6-9%대로 예상된다. 정당별로는 정의당 3-4%, 노동당 0.5%, 녹색당 1-2%, 민중연합당 1.5-3%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의석수는 지역구를 포함하여 얼마나 획득 가능할까?
정의당 2-4, 민중연합당 0-1, 무소속 0-2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즉 2-7석이 예상된다. 이는 2012년 11석에 비해 퇴보한 결과가 된다. 정의당의 주장이나 언론의 분석과는 다른 결과이다. 이것이 현실화 할 경우 많은 분석이 난무할 것이지만 진보정당의 사실상 소멸이나 퇴보로 표현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진보적인 유권자들이 진보정당에 힘을 실어주어 이 예상이 벗어나기를 바라지만 말이다.

선거 이후에는 어떨까? 크게 보아 현실적인 힘을 기준으로 한 ‘정의당 강화론’, 진보정당들이 합치자는 ‘진보대통합론’, 반성과 혁신에 기초한 ‘새로운 진보정당론’ 등으로 입장이 표출될 것이다. 총선 결과에 대한 해석과 한국사회의 당면과제들에 대한 엄중함, 2017년 대선 대응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전반적인 수구-보수의 강화에 맞서 진보의 새 진로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사회운동에 나선 기독인들의 자세

“우리는 먼저 인간이어야 하고, 그 다음에 국민이어야 한다. 법에 대한 존경심 보다는 먼저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은가?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겨라. 오늘날 이 정부에 대해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한 인간으로서 올바른 자세일까? 나는 대답한다. 수치감 없이는 이 정부와 관계를 가질 수 없노라고. 나는 노예의 정부이기도 한 이 정치적 조직을 나의 정부로 단 한순간이라도 인정할 수 없다. 모든 사람이 혁명의 권리를 인정한다. 그것은 정부의 폭정이나 무능이 너무나 커서 참을 수 없을 때 정부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권리이다. 당신의 온몸으로 투표하라. 단지 한 조각의 종이가 아니라 당신의 영향력 전부를 던져라.” (헨리 데이빗 소로, <시민의 불복종> 중)
이번 총선 국면에서 우리의 영향력 전부를 던지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기독교사회운동에 나선 분들이 섬기고 있는 교회나 단체에서 함께하는 기독인들의 정치적 성향에는 차이가 많이 있을 것이다. 보수야당부터 진보정당들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할 것이다. 이것을 전제로 하여 몇 가지 점을 고려해 보자.

하나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결성한 ‘생명평화기독교행동’의 실천 활동에 함께 하는 것이다. 최근 1만인선언을 통해 기독인들과 시민들에게 호소를 한 바 있다. 알다시피 이는 기독인들의 힘을 체계적으로 모아내어 중장기적으로 기독교사회운동을 제대로 세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하겠다.

둘은 항상 그래왔듯이 치열한 고난의 현장에 기독인의 이름으로 함께 서는 일이다. 총선국면이어서 많은 사회단체들이 고난의 현장에서 한 발 비껴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면 한 개의 현장에 힘을 집중하여 우리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할 수가 있다. 최근 서울시청 앞에서 눈물 흘리며 억울함을 호소하며 분향소를 세우기 위해 애쓰는 유성기업 해고노동자들의 고난에 함께하는 일이 한 예가 될 수도 있다.

셋은 ‘정부의 폭정이나 무능이 너무나 커서 참을 수 없을 때 정부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저항하는 권리’를 극대화하는 기독인들의 뜻을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기독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일이 촉박하고 의견이 분분하여 현재의 영향력 전부를 던지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앞으로 전부를 던질 수 있는 힘으로 자라게 될 것이다.

안성용(강남향린교회 집사)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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