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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 사람을 적이 아닌 사랑할 대상으로 여겨 갇힌 사람들"예배공동체 '고함", 양심수와 함께하는 예배
김령은 | 승인 2016.04.19 13:30
42번째 고함예배가 양심수와 함께하는 예배로 열렸다 ⓒ에큐메니안

양심수. 자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이나 민족적 기원, 피부색·언어·국가·사회의 차이, 경제적 지위 등으로 인해 투옥·구금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재 감옥에 갇혀있는 한국의 양심수는 667명으로 그들은 신체의 자유뿐만 아니라, 양심과 신념의 자유를 억압당하고 있다. 

‘가치와 같이 갇히다’는 제목으로 열린 예배공동체 ‘고함’의 마흔 두 번째 예배는 18일(월) 이제홀에서 양심수와 함께하는 예배로 드려졌다. 지난 해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했다는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최재봉 목사(하사미 교회)와 북 체제를 찬양하는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채 입국, 국내 연계협의자들과 ‘사상학습’을 했다는 혐의로 현재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성윤 목사의 아내 권명희 씨가 참석했다. 

이번 예배의 하늘 뜻 펴기를 맡은 최재봉 목사는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중세 유럽을 거쳐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종교적, 정치적 신념 안에서 ‘살인’이 허용되고 더 나아가 전쟁에 출전하는 군사에게 축복기도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던 역사를 되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적을 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사랑할 하나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 현실에서 그것을 거부한 사람이 죄인으로 낙인찍히고 갇히게 됨으로써 ‘양심수’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재봉 목사 ⓒ에큐메니안

최 목사는 “양심수의 문제는 단순히 갇혀있기 때문에 자유가 없는 것을 넘어, 생명, 평화적 가치를 따르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 금지됨과 동시에 개인의 생각과 행복을 나라와 조국 보다 우위에 두는 것을 범죄로 여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기독인으로서 우리가 생명, 평화의 가치를 수호하며 살아가겠다는 것은 어쩌면 매우 위험한 생각일지도 모른다”며 “시편 23편 기자의 고백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복과 안위는 하나님께만 있다”고 선포했다. 

실제 양심수의 가족 권명희 씨는 남편 김성윤 목사의 정황을 차분하게 전하며 증언을 시작했다. 

“남편은 지금 서울 구치소에 있어요. 5개월 정도 수감생활을 하며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당했어요. 나중에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니 그것은 인권침해라고 하더라구요. 최근에는 다른 방으로 옮겼는데 비공개재판에 대판 항의 차원에서 단식을 하겠다고 하니 또 단식을 하면 그 방으로 돌려보낸다는 협박도 받았다고 해요.”

권 씨는 사건이 발생했던 작년 겨울 보다 그래도 안정된 상태라고 했지만 사건 당일을 떠올리면 “그때는 정말 숨쉬기도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작년 11월 13일, 15명 정도의 국정원 직원들이 우리 집에 쳐 들어왔을 때는 제가 너무 놀라고 힘들어서 숨을 못 쉴 정도였어요. 돌아보니 정신이 없어서 그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다 해준 것 같아 후회되기도 해요.”

김성윤 목사 아내 권명희 씨 ⓒ에큐메니안

당시 집으로 귀가하던 김 목사를 붙잡아 린치를 가해 집으로 끌고 들어오며 집을 ‘습격’했던 국정원 직원들은 가족들에게 20장 남짓 되는 영장을 복사하거나 제대로 살펴 볼 기회도 주지 않았다. 영장을 그대로 베껴 쓰는 권 씨와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 한 뒤, 다시 영장을 뺏고 볼 수 없게 했지만 재판정에서는 사진을 보여주며 영장을 제공했다고 거짓 주장했다.

권 씨는 아빠를 기다리는 딸들의 근황도 전했다. 사건 당시 외국에 있던 큰 딸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다가 휴학을 한 상태다.

“정치인, 공무원을 꿈꿨지만 ‘보이지 않는 연좌제’ 때문에 주눅이 들어있어요. 아빠 재판이 끝나면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이 땅을 떠나고 싶다고 해요”

아직 한글도 모르는 막내딸은 아빠가 병원에 계신 줄로만 알고 있다. 권 씨는 “아빠는 통일 운동을 하다가 구치소에 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해주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구치소가 뭔지도 모르는 딸이 외부로부터 당할 편견어린 시선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심수 문제는 신념과 자유를 수호하려는 한 개인의 문제인 것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이 당하는 주변의 시선, 불이익과도 관련된 문제다.  

김성윤 목사는 현재 6월 말 경에 있을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단식은 멈췄지만 여전히 마른 상태다. 판결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지만 권 씨는 “기독인으로서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싸워주실 것을 믿는다”고 고백했다. 

예배는 박진수 목사(꽃재교회)의 집례로 진행된 성찬으로 이어졌다. 모인 이들은 ‘어떤 사람도 차별받지 않고 하나님과 연결된 존귀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며 떡과 잔을 나눴다. 

ⓒ에큐메니안
ⓒ에큐메니안

고난받는사람들과함께하는모임(사무총장 진광수 목사)의 예배공동체인 고함의 예배는 다가오는 5월 2일(월) 광화문 농성장에서 동양시멘트 노동자와 함께하는 예배로 계속된다. 

ⓒ에큐메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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