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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 문제는 지금 근본적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다!<한신, 해법은?>
이훈삼목사(성남주민교회/신학과82학번) | 승인 2016.04.21 10:33

* 한신대 학내 사태와 관련한 이훈삼 목사의 글을 기고 받아 <에큐메니안>이 게재합니다.

1. 현상 

한신인과 기장인은 오늘 스스로 참담함에서 오는 무기력증에 빠져있다. 진리를 탐구하는 학생이 아버지/할아버지 같은 학교 운영진인 이사들의 귀가 길을 20시간 동안이나 물리적으로 막았고, 이사들은 이에 대응하여 경찰을 학내로 불러들였다. 군부독재 시절에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었던 한신 캠퍼스에 말이다. 더 나아가 이사회는 여기에 가담한 학생들 40명을 고소하여 학생들이 독재정권이 아니라 기장이 파송한 이사들에 의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운영주체인 기장 총회가 파송한 이사들은 겸손하고 진지하게 진리를 탐구해야 할 학생들로부터 20시간 동안 온갖 조롱과 비난을 받고 커다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기장인들과 한신 졸업생들, 그리고 한신 출신 목회자들은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사회는 다시 “한신 너마저…!”라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고, 우리는 그 앞에서 애써 지켜온 자부심이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가 어쩌다가 이 모양까지 되었을까? 하는 자조와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더욱 갑갑한 것은 3월 31일 총장 선출 이사회 이후 한 달이 다 되어 가지만 이에 대한 해결의 길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그것은 우리가 너무 부차적인 문제에 매달리느라 사안의 본질에 소홀함으로써 생산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라도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차적인 일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가능한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만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일 것이다. 

2. 한신 사태의 본질 : 한신 종합화에서 발생한 두 가치의 충돌

1) 종합화 목적 
한국 현대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한국신학대학이 1981년 종합대학인 한신대학교로 확장한 것은 뚜렷한 목적이 있어서였다. 물론 전두환 군부독재세력에 항거하다가 명예롭게 쫓겨 내려온 점도 있지만, 그 이전부터 우리 자체 안에서 첫째, 학문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미래 융합 사회 속에서 인접학문과의 통섭을 통한 신학의 발전과 이러한 신학을 배움으로써 수준 높은 목회자를 양성하고, 둘째 일반 사회 속에서 기독교적 평신도 지도자를 육성한다는 것이 분명한 종합화의 목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즉, 신학교육의 통섭과 기독교 평신도 지도자 양성이 한신대학교의 설립 목적이다. 

2) 학내 민주화 
한신성은 독재의 정치상황에서 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자기희생의 결정체였다. 특히 70~80년대의 극악한 현실에서 한신은 가장 뜨겁게 민주화를 외쳤고 삶으로 증언하는데 앞장섰다. 민주화의 요체는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며 동등한 책임과 권한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리고 이러한 고백과 전통이야말로 우리의 자랑이고 자부심이다. 이런 고백이 캠퍼스 밖의 정치권력을 향해 예리하게 작렬할수록 그것은 동시에 우리 안의 구조를 향해 동등한 요구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 밖으로는 민주화를 외치면서 오히려 안으로는 비민주적 구조를 혁신하지 못하고 용인한다면 이 또한 지성인으로서는 합당치 않은 것이다.

3) 한신 문제의 본질은 한국신학대학과 기장 총회가 종합화의 목표로 삼은 신학 발전을 통한 목회자 양성과 평신도 지도자 양성이라는 가치와 한신과 기장이 어렵게 형성해 온 평등한 민주화의 가치가 한국신학대학이라는 단과 대학구조에서는 공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일반학과가 다수를 차지하는 종합대학교라는 구조에서는 첨예하게 충돌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상처들이 있었고, 1987년 고 정운영교수와 고 김수행교수의 해임은 가장 두드러진 아픔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치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둘 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인데, 그 두 가치가 오늘 한신 종합화의 현장에서 아프게 충돌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나머지는 대개 부수적이고 두 가치의 충돌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기에 의미 과잉부여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하자. 

결국 한신 문제는 종합화 목적을 실현하려는 기장 총회와 총회를 대변하는 이사회와 신학과가 한 축 그리고 학내민주화를 통해 그 틀을 극복하려는 일반학과 교수들의 다른 한 축이 대립하는 것이다. 

3. 모두 정당한 두 가치의 충돌에 어떤 해법이 있을까?

1)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충돌하는 두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즉 학내 민주화(총장직 개방)를 이루면서 종합화 목적 달성이 가능하냐가 중요한 논점이다. 학내민주화를 실현하여 한신대학교 총장을 일반학과 교수가 맡았을 때, 종합화의 목적인 기독교적 인재 양성을 수행하는 학교 운영이 가능할까? 기장 총회는 이 점에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하고 있기에 종합화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기장 목사에 한해 총장이 가능하다고 법제화했다. 반면, 이것은 학내민주화를 주장하는 일반학과에게는 신학과의 권력 독점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이는 한신과 기장의 정신에 어울리지 않는, 반드시 개혁해야 할 점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2) 그래서 우리는 고민스럽다. 두 가치가 선악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목숨 걸고 수호해왔고 앞으로도 지켜져야 할 가치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다.
그럼에도 굳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우리는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공존 가능성이든 불가능성이든 학교의 운명을 결정할 판단에 이르기까지는 매우 철저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 분석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4. 이 판단을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1)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책임자인 기장 총회가 해야 한다.
기장총회가 한신학원 운영을 위해 파송한 이사회가 사실은 곧 총회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사회가 진행한 역할과 그 과정에서 빚어진 불신의 벽은 앞으로의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기에 기장총회는 특별 기구를 구성하여 대책을 연구하고 총회에 보고하게 하여 총회가 결정해야 한다.

2) 가칭 한신대 대책위는 한신의 미래 구상에 대한 이제까지의 수많은 설(設)들에 대해 현재의 법률에 근거하여 그리고 앞으로의 교육정책 변동까지 고려하여, 공정하고 과학적으로 연구, 분석,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중심 과제가 될 것이다.
• 현재까지 종합화는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가?
• 향후 종합화의 목적을 얼마나 이룰 수 있는가?
• 교육환경의 급변과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많은 대학들이 존폐의 기로에 시달리는 현실에서 한신의 위기 탈출 방안은 무엇인가? 
• 일반학과 교수가 총장직을 수행할 때 종합화 목적 실현할 수 있는가?
• 마찬가지로 지금처럼 기장 목사로 한정 할 때 종합화 목적 실현 가능한가?
• 일반학과 총장 체제의 학부와 기장 목사 신학대학원장 체제의 독립채산제 방식은 가능한가? 
• 학부를 매각하여 기장 교단이 한신대학교 운영을 포기하고 다시 과거처럼 신학대만 운영하는 것은 가능한가? 
• 학부 2학년까지는 오산에서 3학년 목사후보생부터는 수유리에서 수업하는 것은 가능한가? 
• 종합대학교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거나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총회와 학교 구성원들이 학교 운영을 위해 책임져야 할 부분은 어떤 것인가? 

3) 이것은 짧은 시간에 판명할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니다. 그러므로 최소한 1~2년의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동시에 이것은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적이다. 그러므로 이번 101회 기장총회는 반드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만약에 상황이 시급하다고 여기면 총회 전 실행위에서라도 대책위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총회에서 인준 받는 방법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5. 전제

1)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고소와 고발은 무조건 취하해야 한다.
2) 이사들을 20시간 동안 귀가하지 못하게 하고 무례를 범한 학생과 이에 대해 경찰투입이라는 어른스럽지 못한 대응을 한 이사회는 상호 유감을 표명하고 과정 상 발생한 문제는 일단락 져야 한다. 
3) 총회 대책 기구 활동과 별도로 한신 문제 해법을 생산하기 위한 논의는 종합화의 목적 실현을 중요시하는 측과 학내민주화를 중요시하는 측, 이 두 입장으로 대별하여 주장과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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