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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많은 밤을 지새워야 할까고함, 유성기업 고 한광호씨 분향소 찾아 위로예배
박준호 기자 | 승인 2016.05.03 15:46
지난 2일(월) 예배공동체 고함이 서울시청 앞 유성기업 고 한광호씨의 분향소를 찾았다. ⓒ에큐메니안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이곳은 서울특별시청이 있는 곳이지만 이 주소를 공유하는 또 다른 곳이 있다. 그 곳은 지난 3월 17일 유성기업과의 5년간 이어진 노사갈등 끝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 한광호씨의 분향소이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씩 일을 하는 고강도 노동환경으로 심근경색, 폐혈증 등으로 사망하는 일이 잦아지자, 2007년 노동조합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유성기업은 단지 ‘근무환경 개선’이라는 노조의 제안을 받아드리지 않았다. 오히려 돌아온 것은 직장폐쇄와 해고통보였다.

동료들은 고 한광호씨의 죽음을 사측인 유성기업이 저지른 노조파괴로 인한 극단적 선택이 부른 타살이라고 주장하며, 현재 서울시청 앞에 천막 분향소를 설치하고 그의 죽음과 유성기업의 행태를 고발하고 있다.

이에 지난 2일(월) 예배공동체 고함이 분향소를 찾아, 조합원들을 위로하는 예배를 함께 드렸다.         

이날 말씀을 전한 이종명 목사는 충남 아산의 송악교회 담임목사로, 그는 아산 지역의 목회자들과 함께 지역 인권문제에 함께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11년 군포에 있는 유성기업 사업장에서 직장폐쇄, 고소고발, 폭력사태, 해고 등의 사례가 생기면서 관심을 가졌고, 공장 앞 기도회, 격려방문 등으로 함께했다.

이종명 목사는 “그 과정에서 노사 간의 합의가 잘 이뤄지는 것 같아 다시 목회현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 고 한광호씨의 일을 계기로 노사 간의 합의는커녕, 지속적인 노조 탄압이 이뤄진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광호씨의 죽음은 우리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며 “그는 죽음으로 우리는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명 목사(송악교회). 그의 뒤로 고 한광호씨의 영정사진이 있다. ⓒ에큐메니안

“처음 유성기업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들의 노동환경은 너무나 열악했다. 12시간의 맞교대 근무요건은 인간다운 삶을 살수 없게 만들었다. 사람이 기계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기계가 사람을 돌리는 것으로, 인간이 기계의 부속품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며 근무조건 개선을 외쳤다”

또한 이 목사는 5년 동안 조합원들이 사측에 의한 고소고발이 일 년에 약 440건으로 이어졌다며 “대부분 무혐의로 결정됐지만 그중에 한건이라도 혐의가 결정되면 해당 벌금은 수 천만원으로, 이로 인한 노동자들의 심리적 압박은 심각했다. 고 한광호씨 역시 20건이 넘는 고소고발을 당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개 기업이 이렇게 많은 고소고발을 할 수 없다”며 “유성기업의 노무관리는 처음부터 현대자동차가 지시하고, 후원을 하고 창조컨설팅이 기획을 했고 유성기업은 기들의 사주로 지시를 받으면서 이런 파괴적인 노무관리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무리하고 광범위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만든 힘은 자본이다. 현대자동차라는 거대한 자본이 그것을 움직이게 했다. 그들이 사람답게 살고싶다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종명 목사는“우리는 한광호씨의 죽음을 통해 자본이 인간을 어떻게 파괴하고 있는 지를 보고 있다.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는 행위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적 행위다. 유성기업은 이런 악마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앞으로 이어지는 농성에 신앙인들이 함께할 것을 호소했다.  

엄기한 부장은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자며, 꼭 투쟁으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에큐메니안
비가 오는 궂은날씨에도 예배에는 30여명의 목회자, 신학생들이 함께 했다. ⓒ에큐메니안

엄기한 부장(금속노조 충남지부 유성지회)은 “한광호 동지의 죽음으로 돌아본 그의 지난 현실은 생지옥이었다”며 “8시 30분에 출근을 하면 퇴근할 때까지 CCTV, 관리자, 어용노조들이 감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시한다고 사측에 항의하면 징계를 내리겠다고 경고장을 보냈다”며 “그렇게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켜왔기에 한광호 동지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이 함께하고 있다. 천막 분향소도 종교단체들에서 힘을 합쳐 세울 수 있었다”며 “꼭 타협이 아닌 투쟁으로 승리하겠다”고 외쳤다.

이후 예배를 마친 이들은 송악교회 소나무 십자가 찬양팀이 준비한 노래를 통해 장기간 농성에 지친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고함예배는 16일(월) ‘5.18 기념예배’, 30일(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와 함께’, 6월 13일(월) ‘사회보장정보원 해고노동자와 함께’, 6월 27일(월) ‘삼성 직업병 피해노동자와 함께’ 드리는 예배로 이어진다.

박준호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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