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이양은 한나라당으로"라는 김수한 추기경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비공개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장익성

26일 비공개로 진행된 김 추기경과 강 대표의 회담 사이에 오갔던 내용을 전한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회담에서 김 추기경이 "국민들이 믿을 것은 한나라당 밖에 없다"며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정권 교체가 잘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김 추기경은 "(남북)통일이 우리끼리도 할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미국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강하게 국민들이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유 대변인은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이 한나라당 대변인을 통해 드러나고 김 추기경에 대한 발언이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지자 한나라당은 오후에 "보도된 내용과 의도는 다르다"는 논평을 다시 내놓았다.

유 대변인에 따르면 "김 추기경이 말한 내용은 정권 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한나라당에 대한 충고였을 뿐"이라며 "정·교 분리가 엄격한 우리나라에서 어느 종교 지도자가 한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임을 분명히 해명하고자 다시 기자회견을 하게됐다"고 밝혔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김 추기경이 덕담 수준으로 이야기한 비공개 대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며 "특정 정당 지지가 아닌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는 충고를 편의적으로 해석 전달 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문정현 신부는 "듣기는 했지만, 김 추기경의 말이 카톨릭을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장익성 기자  mocacoffe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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