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관점으로 쓰인 성서, 그 사이 행간 찾기

“교회의 설교는 결국 목사의 성서 해석이다. 그러나 이 시간에는 ‘주체적’으로 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성서는 남성의 손으로 쓰여지고, 남성의 눈으로 읽혀져 왔다. 또한 성서가 남성의 손으로 쓰여져 왔더라도 완벽한 남성의 관점은 없다. 성서가 모두의 구원을 위한 책이라면 성서는 여러 관점으로 읽혀져야 한다.”

정나진 강사가 세미나를 시작하며 나눈 이야기이다.

지난 5일(일) <일요한백신학교실>에서 “소수자의 눈으로 읽는 성서” 세번째 시리즈 “문제적 성서, ‘여성’의 눈으로 다시 읽기” 세미나를 열었다.

여성 파트 세미나를 맡은 정나진 강사는 2월 매주 다른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한다. 첫날 주제는 “그림으로 보는 ‘이브’ vs’마리아’ 교회는 왜 여성을 혐오하는가?”였다.

자리에 모인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참석 이유를 갖고 있었다. 한 참가자는 “교회에서 행해지는 목사님의 설교가 성차별적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내에 소수자 혐오가 있는 것 같다. 답답한 마음이지만 교회 내에서 그러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곳을 찾을 수 없었다”며 참가동기를 밝혔다.

이어서 정 강사는 성서를 배경으로 하는 그림들을 소개하며 시대에 따른 화가의 표현차이를 보여주었다.  화가의 그림을 한번 더 해석해 보면서 ‘해석의 해석’을 하는 과정이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왼 Suzanne Baladon , 우 Franz Von Stuke

양쪽 모두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취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묘사는 다르다. 오른쪽은 뱀이 이브의 몸을 두르고 있으며 직접적으로 이브가 선악과를 아담에게 주고 있다. 그러나 왼쪽은 이브가 직접적으로 아담에게 선악과를 주고 있다기보다는 아담이 이브의 손에 들려있는 선악과를 자신쪽으로 당기고 있는 것처럼 묘사되었다.

정나진 강사는 계속해서 여러 가지 그림들을 통해, 성서를 새롭게 해성한 사례들을 소개했다. 기존의 통념을 깨고, 신선함을 주는 강의에 참석한 이들 모두 몰입하며 들었다.

Michelangelo

이어서 마리아가 예수를 안고 있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작품을 소개하며 기독교 역사에서 ‘여성’이 주로 창녀, 마녀, 부정함으로 재현되는것에 반해 가톨릭의 마리아 신앙은 ‘여신’을 인정한 여성 긍정의사례로 볼수 있다며 소개했다. 그러나 이는 다른 한편으로 여성의 이미지를 ‘성녀’,  ‘모성’으로 제한하고 이 또한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을 대상화 한것이라는 한계를 지닌다는 관점에서 아쉬운 설명이었다.

돌아오는 2번째 강의에서는 ‘기독교 동성애 혐오에 대한 역사적 시원; 성서는 동성애를 반대하는가?’의 주제로 2월 12일(일) 오후 2시 카페 카멜로(경기대 앞)에서 진행된다.

한지수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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