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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토착화 '온고지신'과 '현지화'의 줄타기 혹은 정체성 찾기'모두의신학' 기사연,옥바라지,대구와카레 공동기획... 박일준 교수 참여
한지수 기자 | 승인 2017.02.15 17:58

16일(화)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하 기사연) 빌딩 EZE홀에서 기사연이 주최하고 옥바라지선교센터, 대구와 카레가 공동주관하는 '모두의 신학'강의가 열렸다.

'모두의 신학'강의는 총 4회로 진행되며 전통신학, 토착화신학, 민중신학, 페미니즘을 다루게 된다. '신학에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으로 기획된 이 강연은 그동안 교회나 학교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제들을 가지고 진행된다. 질 좋은 강연을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 주최측의 입장이다.

토착화신학을 맡은 박일준 교수(드류 대학교Ph.D, 철학적 신학, 종교철학 전공, 대구와카레 회원)는 "온고지신과 현지화 사이의 줄타기 혹은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모두의 신학' 강연하고 있는 박일준 교수 ⓒ에큐메니안

신학을 향한 값싼 비판

박일준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며 신학에 대한 값싼 비판들이 오늘날 한국의 신학의 후퇴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동안 신학과 교회의 현장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도식에 의해 "신학은 교회의 시녀","신학은 현장성을 갖지 않는다"등의 비판을 들어왔지만, 신학은 절대로 교회의 시녀가 아니고 오히려 신학을 신학의 영역으로 인정할 때 그 안에서 상상력이 가능하고 풍요로운 신학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예로 2000년 전 한 사람이 죽었는데, 남들이 모두 죽었다고 인정할때, 어떤 정신 나간 사람들이 그가 "살았다!"라고 했다. 그 뿐만 아니라 남자와 여자가, 종과 주인이 함께 예배를 드렸다. 그 시대를 떠 받치는 존재의 질서인 계층 간, 성별 간의 질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제국의 존재를 위협하는 사람으로 간주되었고 제국의 안정을 위해서는 없애야 할 존재가 되었다.

박일준 교수는 "신학은 이와 같이 사회적 통념을 깨고 제국주의 질서안에서는 있을 수 없었던 '죽었다 살아난 그 사람이 우리의 구주였다!'라는 것을 믿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신학은 불가능해 보이는 꿈을 꾸는 것"이라고 말하며, "서대문에도 그것을 믿는 오래된 바보들이 있다. 따라서 신학은 가설일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한국의 토착화는 '현지화'전략이 아니다.

박교수는 "일반적인 의미의 토착화는 '현지화'전략을 가르킨다. 서구 기독교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현지에 기독교를 정착하도록 했던 선교 정책과 같은 것이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의 토착화는 서구 선교사의 주도에 의한 현지화 전략이 아니라, 서구 복음이 한국적 문화 토양 속에서 어떻게 습합, 접목, 이식 혹은 변혁될 수 있을 것인지를 지식인들이 먼저 자생적으로 고민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자생적인 문화의 토양 위에 기독교를 주체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제국적 기독교를 현지화하려는 전략이 토착 지식인들의 저항적 자각으로 변형되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한국에서 토착화 신학은 '저항의 몸짓'이다.

강연을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 ⓒ에큐메니안

토착화 이중화 전략

박 교수는 이어서 하나님의 진리는 읽어주는 사람에 의해서가 아닌 직접 읽어보고 그 사람에게 작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역사를 바로보는 눈이다. 종교개혁을 통해서 더 이상 사제가 성서를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기가 읽을 수 있게 된 것, 이것은 교육혁명이었다.

토착화 신학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제국주의 선교사가 읽어준 기독교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주요한 점이다. 그동안 토착화 신학은 여러 모델로 존재해왔다.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서구의 다문화주의, 세속주의, 해방신학, 탈식민주의 등이 토착화 신학의 모델 형성에 기여했다.

기독교를 선교사들이 가르쳐 주기는 했지만, 수용한 주체는 우리들이었다. 종교개혁에서 '하나님의 성령은 네가 읽는 그대로 작동한다.'라는 것처럼 사제가 말해주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종교개혁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마찬가지로 토착화 신학이 바로 이러한 이중화 전략에서 형성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토착화라는 것은 한국적 신학을 지향하느라 한국적인 것만을 가지고 한국적인 것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오히려 현지화전략이 토착지식인들에 의해 저항적 자각으로 변형되는 지점에서 이루어진다. 이를 박 교수는 토착화 신학의 '발칙한 저항 전략'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토착화 신학의 지류들에 대해서 짚어 보았다.

윤성범을 유교를 가지고 기독교를 해석했던 학자로 소개했다. 당시 윤성범의 책은 종교학자들과 교루하며 한국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한국사회의 반향을 일으켰다는 뜻은 신학이 사회와 관계가 있었다는 뜻이며 오늘날 신학이 유의미한 몸짓이 되기 위해서 돌아가야 할 시대이다. 서구의 신학적 렌즈를 유교적 렌즈와 잘 접목한 사람으로 인간학적 해석을 던져준 학자다.

이어 변선환은 오늘날 우리시대의 핵심적인 주제인 종교다원을 말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변선환은 종교다원주의자가 아니라, 종교적으로 다원화된 세계에서 어떻게 기독교인 일 수 있는가를 고민했던 사람으로 이를 다원적 종교성(Multiple religious identity)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그동안 신학이 교회의 시녀이어야 한다는 것, 교회는 현장성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으로 인해서 신학이 상상력을 잃어왔다. 그러나 신학은 자기만의 가상공간을 창출해 나가는 능력이며, 이를 20년전에는 갖고 있었지만 오늘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는 공식적으로 다문화된 사회지만, 다종교신학을 이야기 하고 있는가? 우리는 상상력조차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석학파의 한국적 신학도 소개했다. 박교수는 오늘날 유영모를 가르치는 학교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우 안타까움을 보였다. 한국의 문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우리말로 번역해서, 한글로 신학하고 사상을 펼친 천재적인 사람이라며 소개했다.

신학과 신학교의 위기

박 교수는 “한국에 한국신학이 없다. 우리가 누구인지 묻지 않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은 모든 이들이 하는 자기규명이며 자기 이익을 위함이다. 그러나 신학이, 우리가 누구인지 묻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론이 죽으면, 다음 세대에 할 말이 없어진다. 논리의 반복이 아니라 상상력을 회복할 것, 우리는 누구인지 물을 것, 텍스트와 우리 사이의 해석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할 것”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어지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월 7일(화) 부터 매주 화요일 6시 총 4주동안 진행된 모두의신학 강좌는 앞으로 2회를 남겨두고 있다. 다음 강의는 21일(화) “‘운동’을 넘어 ‘사건’을 말하다 : 우리 시대의 가능한 민중신학을 향해”라는 주제로 박재형 박사가 강사로 참여한다.

한지수 기자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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