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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여, 저주받은 무화과나무를 기억하라!대선행동 기자회견문 전문, "주류교회는 작은 교회들에게 배워야"
이정배(전 감신대 교수) | 승인 2017.03.16 16:43
15일(수)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 대선 행동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 ⓒ에큐메니안

2017년 한국 교회는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이미 죽었으나 남아있는 뿌리 생명력 탓에 일말의 희망을 걸어본다. 더구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해이기에 숫자가 주는 의미가 중할 터, 조금은 달라질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교회가 희망일 수 있을까를 다시 묻는다. 탄핵정국을 지나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주류 한국교회 역시 적폐 청산의 대상이 된 까닭이다.

히틀러 정권과 짝하여 유대인 학살을 주도했던 독일 기독교, 당시 600만 명의 유대인들이 죽었으나 실상 그때 죽은 것은 기독교였다고 역사는 평한다. 자유당 독재를 편들었고 박정희 신화를 추종했으며 5.18의 주범 전두환, 노태우를 복 빌어 주던 이 땅의 교회였다.

어디 그뿐이던가. 이명박, 박근혜로 이어지는 한국교회의 잘못된 선택으로 국민들의 고통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세월호 유족들을 교회 밖으로 몰아 낸 교회, 태극기를 흔들며 촛불을 끄려했던 교회, 지금도 호시탐탐 대통령 대행자 황교안을 내세워 자신들 안정된 미래를 꿈꾸는 이 땅의 주류교회들이여, 박근혜의 탄핵과 함께 교회도 탄핵되었음을 눈떠 보고, 귀로 들으라. 이 땅의 교회가 하느님 무덤된 것을 말이다. 누구도 교회가 주는 물에 목말라 하지 않는다. 하느님 공의가 실종된 교회는 저주받은 무화과나무의 운명처럼 곧 베어져 버릴 것이다.

돈과 권력 맛에 길들여진 주류 한국교회는 지금 영적 파산을 선고받아야 마땅하다. 고통 받은 이들의 친구였던 예수를 잊었으니 영적 치매라 할 것이고 교회성장에 눈 어두워 세상과 소통 못했으니 영적 자폐라 할 것이며 하느님 이름 망령되이 일컬으며 사욕을 채웠기에 영적 방종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예수가 허물었던 무수한 벽을 다시 두텁게 세운 교회여, 예수가 낮춘 문턱을 높였고 화려하게 치장한 교회여, 예수정신은 잊고 문자의 종 되어 하느님과 인간의 자유를 속박한 교회여 이제는 회개하라. 합병이란 미명하에 변칙 세습하는 강행하는 교회여 법적 탄핵보다 무서운 것이 영적 파산인 것을 알라. 2017년 대선과 함께 찾아온 종교개혁 500년 역사를 더럽히지 말고 역사적 무게를 엄중히 받아드려라. 하느님의 날 샌 도끼가 지금 그나마 생명 붙어있는 뿌리를 향하고 있지 않은가?

이 땅의 주류교회여 이젠 작은 교회들에게 배우라. 영적 파산한 교회를 대신하여 광장에 나왔고 선한 사마리아인 되었던 이들 작은 힘이 기독교를 지탱하는 힘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들이 죽어가는 한국교회를 살리는 그루터기들이 아닌가? 고난 받는 이들의 ‘곁’되었기에 하늘의 능력, 복음의 역사가 이들로부터 솟구치고 있다. 이들을 본받아 작아지라. 가진 것을 나누라 그리고 기득권을 버리라. 기독교는 죽어야 사는 종교인 것을 다시 배우라. 하느님 나라가 체제와 벗하지 않고 그 밖을 상상하는 것임을 기억하라. 태극기는 분명 세월호 리본과 짝해야 진정코 이 땅의 상징이 될 수 있다.

태극기로 촛불을 끄려했던 교회들이여, 복음을 왜곡시켜 교회를 무덤 만든 성직자들이여, 극우로 변질된 자기 속 들보를 보지 못한 죄를 이 사순절 기간에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라. 교회의 크기를 목사의 크기로 착각하여 ‘작은교회’를 상처 준 과오를 참회하라. 2017년, 이 한 해는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신 절대 절명의 카이로스이다. 성장, 성공에 마음 뺏겨 대선을 그릇 친다면, 기독교 기득권을 위해 촛불의 민심을 거역한다면 맛 잃어 길가에 버려지는 소금이 될 것이다. 더 이상 하느님을 욕되게 말라. 우리의 부활 없으면 예수의 부활도 없다는 말씀을 생각하며 교회의 거듭남을 촉구한다.(장고 끝에 대통령 줄을 황대행 스스로 놓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가를 위해 참 다행스럽다) 

이정배(전 감신대 교수)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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