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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에 저항하는 작은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생명평화마당, '한국적 작은교회론' 출간을 위한 세미나
김령은 | 승인 2017.05.31 15:57
생명평화마당 '한국적 작은교회론'집필을 위한 세미나가 30일(화)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렸다 ⓒ에큐메니안

매해 작은교회박람회를 개최하고 있는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박득훈 목사, 방인성 목사, 이정배 교수, 한경호 목사)이 ‘한국적 작은교회론’집필 완성을 앞두고 세미나를 열었다. 30일(화)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집필자들이 그간 작성해온 초고를 발제했다. 

‘한국적 작은교회론’은 총 3가지 분과로 분류됐다. 앞서 4월 18일 발제를 마친 탈성직분과, 30일 발제를 이어간 탈성장분과, 오는 6월 13일 발제 예정인 탈성별분과가 그것이다. 탈성장분과를 맡은 여섯명의 발제자는 박득훈 목사(새맘교회), 김영철 목사(사회위원장), 이진형 목사(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원돈 목사(부천 새롬교회), 오세욱 목사(가온교회), 이은경 목사(예수마음교회)다. 

사회를 맡은 오세욱 목사(탈성장분과장)은 발제에 앞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탈(脫)’ 뿐만 아니라 ‘향(向)’을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집필되는 책이 학술적 글이 아닌 작은교회운동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 붙였다. 

박득훈 목사가 ‘가난한 교회, 저항하는 교회’라는 주제로 발제의 물꼬를 텄다. 박 목사는 탈성장은 곧 개교회성장주의를 지양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교회성장주의에 매몰된 병든 교회는 맘몬 숭배, 기복신앙, 이웃사랑의 결여, 세속적 강자를 환영하는 양상이 나타난다. 특히 기복신앙에 대해 박 목사는 교회가 빠른 성장을 추구하다보니 사람 모으기에 급급해 복음을 뒤틀고 물타기를 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흔히 대형교회에서 이야기하는 ‘돈 많이 벌어서 많이 기부하기’도 올바른 구제가 아니라고 했다. 그것은 기부행위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것을 정당화 해주는 매력적인 수단으로 전락하고 만 결과다. 박 목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 교회가 아닌 ‘가난한 사람이 신앙적, 신학적 중심이 되는 교회’가 바로 자본주의에 저항하는 교회라고 했다. 예수님처럼 스스로 기꺼이 가난해진 사람만이 중심이 되는 교회인 것이다. 

박득훈 목사 ⓒ에큐메니안

“가난한 교회는 하나님의 약하심을 붙들기 때문에 강한 교회입니다. 또 가난한 교회는 정의의 실현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급진적 요청해 응답할 수 있습니다. 잃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교회에게 십자가의 길이란 단순히 순응의 길이 아닌 정의로 세상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김영철 목사는 민중교회 운동과 작은교회 운동을 비교 분석했다. 민중교회 운동과 작은교회 운동은 한 세대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작은교회 운동이 여러 면에서 민중교회 운동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 김영철 목사의 생각이다. 김 목사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예장민중교회목회자 훈련에 참여한 뒤 민중교회를 개척했다. 뒤이어 시무한 새민족교회는 작은교회 운동에 참여했다. 두 운동에 다 참여해본 셈이다. 

김 목사는 민중교회의 성과 중 주의깊게 봐야할 것은 사회 선교분야, 사회복지 분야에 있어서 기여한 점이라고 했다. 1970년대 수도권의 공단 및 빈민지역, 지방의 공단지역 등에 세워진 민중교회는 탁아소와 공부방을 병행했다. 노동자의 자녀들뿐만 아니라 이주민, 장애인, 소외된 지역주민 등에게 다가가 그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전한 것도 민중교회였다. 그러나 김 목사는 민중교회의 한계는 목회적 훈련과 준비에 소홀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작은교회 운동이 신학적 연구와 더불어 소통되면서 가고 있는 부분이 바람직하긴 합니다만, 현장과 이론이 긴밀하게 같이 가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작은교회 목회 활성화에 대한 방안도 모색돼야 합니다. 작은교회 목회 매뉴얼과 실천론이 다져져야합니다. 이를 위해 작은교회 목회 아카데미 실행이 필요합니다. 민중교회는 다른 경로를 밟다가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김영철 목사 ⓒ에큐메니안

김 목사는 민중교회의 목회자들이 교단을 넘어 함께 소통했던 점은 또 하나의 배워야할 점이라고 소개했다. 아직 작은교회 운동은 조직적 결속력에 있어서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김 목사는 에큐메니컬적인 부분에 있어서 작은교회 운동이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형 목사는 성장주의에서 돌아서서 생태주의를 향해 가는 녹색교회에 대해 전했다. 녹색교회가 가진 문제의식은 교회뿐 아니라 사회, 문명이 가진 근본적인 성장주의로 인해 죽어가는 창조세계에 대한 것이다. 

이 목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교회의 신학은 인간만의 구원에 매몰돼 왔다. 교회 안에서 기후변화, 핵발전, 유전자조자고가 같은 지구적인 생태환경의 문제는 항상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돼 왔다. 그러나 부차적인 것은 생태환경이 아니라 그 일부분인 우리 인간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안에서 겸손한 눈으로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이 시대가 지향해야할 신학이라고 이 목사는 전했다. 

녹색교회 운동과 작은교회 운동은 어떤 상관이 있을까? 이 목사는 교회가 창조세계에 생태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적정한 규모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발제를 통해 소개한 50개의 녹색교회가 작은교회 인 것은 이를 증명한다. 

이진형 목사 ⓒ에큐메니안

“작은 교회는 생명과 평화의 공동체라는 교회의 본질을 지키는 데 더 적합한 형태입니다. 생태적 회심을 동반한 교회개혁은 필연적으로 작은 교회를 지향합니다. 탈성장의 교회는 생태적인 정의를 지키고 생태적인 평화를 이루는 녹색교회입니다.”

이원돈 목사는 예수가 했던 하나님 나라 운동의 시작은 마을과 같은 작은 단위부터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목사는 예수가 사역했던 갈릴리 역시 마을이라고 했다.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이 목사는 교회도 마을 안에서 서로 연대하며 교회와 마을이 함께 생명을 살리는 ‘생명망’을 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주목해야 할 분야는 학습, 복지, 문화의 영역이다. 

학습, 복지, 문화 생태계를 ‘상생의 돌봄망’으로 짜는 것은 교회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서 교회는 큰 단위의 중심이 아닌 작은 단위, 곧 마을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 이 목사는 작은교회운동과 더불어 교회가 지역사회를 살리고 연대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돈 목사 ⓒ에큐메니안

지역사회는 오세욱 목사에게도 오랜 관심이다. 오세욱 목사는 지역에 필요한 교회를 꿈꾸며 교회를 개척했다. 그가 생각하는 교회의 가치는 공공성이다. ‘내 교인’만이 아닌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공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지역에 속한 작은교회의 목표다. 

오 목사는 목회자야말로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문학 공부의 헌신과 기획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지역에 속한 목회자들이야 말로 지역의 풀뿌리 신학자(Local Theologian)다. 오 목사 역시 기독교의 성서 역시 인류의 고전으로 삼고 지역에서 인문학 강좌를 해 왔다. 이 밖에도 지역의 작은 교회는 민주적인 공동체를 시험해보고 직접 참여해보는 장(場)이 될 수도 있다. 교회에서 늘 진행되는 회의가 그 예다. 지역의 작은 교회는 지역민들에게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아이들이 정의와 평화를 경험할 수 있는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 또한 작은 교회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민주시민 교육도 같은 맥락이다.

오세욱 목사 ⓒ에큐메니안

이은경 목사는 모든 작은교회들의 고민인 교회교육에 대해 다뤘다. 작은교회의 취약점은 교육을 전담으로 하는 사역자가 없다는 것이다. 작은교회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신앙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다.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이유로 대형교회로 옮기거나 자녀들만이라도 그곳으로 보내는 성도들이 대부분이다. 

이 목사는 아이들이 가진 ‘종교에 대한 권리’를 강조하며 신양 교육에도 ‘대안’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굳이 우리교회에서 교육을 담당하지 않아도 작은교회들이 모여 함께 가르치는 대안적인 방법을 택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목사가 선택한 방법은 연합주일학교다. 이를 위해 각 교단 지방회, 시찰회 혹은 연회,노회에서 파송한 연합교회학교 담당 전문 목회자를 파송하는 방법이 있다. 이 목사는 연합교회학교를 전문 목회자가 담당하고 신학생들로 교사를 구성하여 교회교육의 전문성을 높이는 것을 제안했다. 

이은경 목사 ⓒ에큐메니안

공간의 문제도 작은교회의 교회학교에게는 큰 고민거리다. 이 목사는 지역의 수련관, 복지관의 시설을 대여하거나 아예 야외에서 모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가까운 예가 이 목사가 시무하는 예수마음교회의 걷는 예배다. 교회학교는 숲유치원처럼 숲교회학교를 열 수도 있다. 공간에 굳이 얽매이지 않아도 교회학교를 진행할 수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생명평화마당 회원 외에도 작은교회에 대한 관심으로 찾아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얼마 전 작은교회를 개척했다는 한 목사는 “가난한 교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가난한 목회자들이 가난함 속에서도 존엄성을 가지고 생존할 수 있는 구체적 실례가 더 많이 담긴 책이 출간됐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작은 교회를 다니고 있는 한 참가자는 “작은교회를 다니는 교인으로써 작은 교회가 갖는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었는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더 도전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국적 작은교회론 집필을 위한 세미나는 계속된다. 오는 6월 13일(화) 오후7시에 정동제일교회에서 탈성별분과의 발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발제자로는 안지성 목사(새터교회), 여경순 목사(기쁨의 교회), 이은선 교수(세종대), 정혜진 선생(이화여대 기독교학과 박사과정), 김정숙 교수(감신대), 김성희 목사(독립문 교회)가 참여 한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포스터를 참고하면 된다. 

김령은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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