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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 대한 차별도 언젠가는 극복될 것입니다”[에큐가 만난 사람들] 펄 웡, 홍콩 퀴어신학아카데미 교수
윤병희 | 승인 2017.08.28 06:48

연대(連帶)라는 단어에 대한 뜻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짐.”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일도 아니고, 더군다나 사용하는 말도 나라도 다른데, 어려움에 처한 이를 위해 멀리서 한국을 찾은 분들이 계셨다. 이들의 조금은 무모하기까지 한 행동을 표현할 방법은 “연대”라는 것 외에는 다른 단어를 찾지 못할 것 같다.

▲ 홍콩 “Queer Theology Academy” 소속 펄 웡 교수(QTA 원장, 오른쪽)와 비키(QTA 멤버) ⓒ윤병희

요즘 한국의 보수 개신교 교단들로부터 이단 심문을 받고 있는 임보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섬돌향린교회)를 위해 한국을 찾아 온 홍콩 “Queer Theology Academy”(이하, QTA) 소속 Pearl Wong 교수(펄 웡, 홍콩 QTA 국장)와 Viky(비키, QTA 멤버), 그리고 임보라 목사를 서대문 위치한 작은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집에 가서 기도나 하라

웡 교수는 현재 임보라 목사가 당하고 있는 어려움과 난관을 자신들도 홍콩에서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홍콩의 대부분 개신교 교회들도 매우 보수적이고, 그들은 성소수자들을 죄인이라고 단정한다고 교계 상황을 표현했다. 특히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게 되자 교회에서 겪었던 상황을 담담히 이야기해 주었다.

“저에게 공개적인 죄의 고백을 하라고 했습니다. 저의 성정체성이 그르다는 것이며 그것은 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파트너와 헤어지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 파트너와 헤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자 담임목사는 나에게 모든 교회활동을 금지시켰고 집에 가서 기도나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교회에서 사실상 쫓겨난 것이라는 상황을 알아차렸습니다. 제가 알기로 많은 LGBT 기독교인들이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성정체성을 드러낸 “그레이스”라는 목회자는 자신이 속한 교단으로부터 제명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후에 어느 교단도 받아주지 않아, 결국 자신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고 성소수자들을 위한 목회를 하고 있는 사례도 말해 주었다. 그레이스 목사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단다.

“LGBT 차별도 언젠가는 극복될 것입니다”

이렇게 홍콩에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으면서도 한국의 성소수자들과 연대하는 교회들을 위해 짧지만 강한 울림의 이야기를, 그리고 희망도 전해주었다.

“하나님은 모든 이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도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지지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창조하셨습니다. 성취향이나 인종 종교 연령 능력이 어떠하든 간에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망하기를 우리가 항상 서로 연대하고 포용적이며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인종차별 성차별과 함께 LGBT차별도 언젠가는 극복될 것입니다.”

다음은 웡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한국에 오신 목적은?  
A. 임보라 목사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임 목사는 LGBT Global Group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에 임 목사의 활동과 Queer Bible Commentary 번역 건 등에 대해 보수교회들이 이단 시비를 하는 등의 사건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임 목사의 활동과 LGBT 목회를 지지 옹호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습니다. 우리도 홍콩에서 임 목사와 유사한 어려움과 난관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 QTA는 출판사업도 중요시 하여 현재 두 권을 냈습니다. 우리는 그 출간된 책들로 인해 보수교회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임 목사의 상황에 대해 매우 공감합니다. 

Q. Queer Bible Commentary 의 출간에 관여하고 있나?
A. 우리가 올 연말에 출간하려고 하는 책은 Queer Bible Commentary가 아니라 Queer Reading of the Bible입니다. 18명의 홍콩과 대만과 중국의 신학자들이 한 장씩 맡아 집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서를 해석하여 담아내고자 합니다. 먼저 중국어로 출간합니다. 중국어로 퀴어신학 관련 책을 내는 것은 저희(QTA)가 처음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전세계 중국어권 기독인들과 일반인에게 퀴어신학을 소개하는 데 두고 있습니다.

Q. 그러니까 Queer Bible Commentary가 아니라 Queer Reading of the Bible이군요.
A. 우리는 Queer Bible Commentary를 읽고 자극을 받아 이 책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문화와 상황에 따라 이해하고 해석한 내용을 새로운 책에 담아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QBC는 성서의 각 책에 대한 주석이지만, 우리 책에는 각 저자들이 성서의 관련 짧은 구절에 대한 해석을 자기 집안의 입장의 시선으로 보려는 것입니다. 

Q. QRB를 내고자 하는 홍콩의 상황은 어떠한가? 
A. 홍콩의 대부분 교회는 매우 보수적입니다. 그들은 이들을 죄인이라고 단정합니다. 매우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부류가 대다수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는 곳도 조금 있습니다. 중립적인 입장은 LGBT에 대해 지지하지 않고 교회로 받아들이지만 조건적입니다. 예컨데 이들이 목회를 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성찬 참여를 못하게 한다거나 하는 제한을 둡니다. 중국 본토는 상황이 더 심합니다. 중국에서 LGBT들은 교회에 가지도 못합니다. 비밀리에 자신들끼리 모일 뿐입니다. 홍콩에는 LGBT를 전적으로 인정하는(받아들이는) 교회가 넷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네 개 중에 하나입니다. (웃음) 

Q. 그렇다면 일반 사회에서는 이들을 어떻게 대하나? 
A. 홍콩 시민사회는 20년 전부터 차별금지법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안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열기 위해 청원하고 있지만 당국은 이 공청회조차도 허락하지 않습니다. LGBT 차별에 대해 LGBT를 보호하는 법안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작년에 대학과 학술기관에서 시행한 조사에 의하면, 젊은이를 중심으로 대다수 사람들이 그러한 법률의 필요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보여주었습니다.

Q. 홍콩에는 퀴어퍼레이드가 있는지, 교회는 얼마나 참여하고, 얼마나 반대하는지?
A. 매년 11월에 프라이드퍼레이드(홍콩의 퀴어퍼레이드)를 합니다. 올해는 11월 19일인데요, 지지하는 교회의 참여율은 매우 저조합니다. 아마도 우리 네 교회가 전부이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11개의 기독교 단체로 구성된 Covenant of the Rainbow라는 이름의 캠페인 조직체가 있습니다. 우리(퀴어신학아카데미[QTA])는 그 중에 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유일한 곳입니다. 아마도 드러내지 않고 개인적으로 지지하며 참여하는 기독교인들이 있을 것입니다.

▲홍콩 내에서 성소수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펄 웡 교수 ⓒ“윤병희

Q. 기독교인들이 프라이드퍼레이드에 참여하면 비난이나 비판을 받는가?
A. 대다수의 교회가 우리를 비도덕적이며 이단이라고 비난합니다. 가장 큰 반대단체는 “True Light”라는 곳입니다. 그 단체는 사실상 미국에서 발원한 우파 기독교입니다. 그들은 홍콩의 대형교회로부터 거액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퍼레이드에 참여할 때마다 나와서 우리를 “젊은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Q. 교회에서 커밍아웃을 하여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있는가?
A. 사실상 그런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죠. 10년 전, 저는 홍콩의 근본주의 교회인 Assembly of God 교회에 출석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저의 정체성을 알게 되자 저에게 공개적인 죄의 고백을 하라고 했습니다. 저의 성정체성이 그르다는 것이며 그것은 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파트너와 헤어지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커밍아웃을 했지만 파트너와는 헤어질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자 담임목사는 나에게 모든 교회활동을 금지시켰고 집에 가서 기도나 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교회에서 사실상 쫒겨난 것이라는 상황을 알아차렸습니다. 제가 알기로 많은 LGBT 기독교인들이 저와 비슷한 일들을 겪고 있을 것입니다.
홍콩의 대형교회들은 모두 복음주의를 표방하며 부자이고 사회정치에서 보수적입니다. 이들은 2013년에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하여 LGBT에 반대하는 조직을 만들고 거리행진과 행사를 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작태를 벌였습니다. 이 교회들은 매우 큰 목소리를 냅니다만 우리의 목소리는 작습니다. 

Q. QTA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하는 일은 세미나, 워크샵 개설, 연구와 출판 등입니다. 보통 세미나와 워크샵 각 프로그램마다 각각 10~30명 정도 참여합니다. 주된 내용은 상담법, Gender Theology 및 Queer Theology 등입니다. 참여한 분들 중에 목회자 비율이 대략 10% 정도입니다.

Q. 목회자 중에 커밍아웃하여 교회에서 제명된 사례? 
A. 루터교 그레이스 목사가 LGBT 관련 처음 제명된 사례입니다. 루터교를 떠난 후 어떤 교회에서도 받아주지 않았으며 이런 계기로 우리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One-body in Christ라는 교회의 목사로 계십니다. 이 교회는 4년 전에 설립되었으며 LGBT에 대해 포용적입니다. 그레이스의 케이스는 저희(QTA)가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Q. 한국 교인들에게 한 말씀. 
A. 하나님은 모든 이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도 하나님 안에서 서로를 지지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창조하셨습니다. 성취향이나 인종 종교 연령 능력이 어떠하든 간에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망하기를 우리가 항상 서로 연대하고 포용적이며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인종차별 성차별과 함께 LGBT차별도 언젠가는 극복될 것입니다.

Queer Theology Academy (QTA) was founded in 2009 by a group of theology students and ministerial leaders. Dr. Rose Wu is the honorary consultant. 

퀴어신학아카데미(Queer Theology Academy : QTA)는 2009년에 신학 연구자들과 목회지도자들이 설립했다. 웹사이트는 www.queertheo.com 중문과 영어로 볼 수 있다.

윤병희  ubiquita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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