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독교로 불리는 개교회의 겉과 속이 다르다

성탄이 오고 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성탄이 희망이다. 하늘이 땅이 되는 우주적인 대사건은 언제 들어도 감동이다.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이나 유명한 회당이나 사제의 집으로 오지 않고 베들레헴 짐승의 우리로 오신 성탄의 위대한 메시지 앞에서 전율한다. 메리 크리스마스!

역사가 증명하는 기독교 타락사

적극적 사고의 대부였던 로버트 슐러의 ‘수정교회’는 십여 년 전에 빚으로 도산을 하였고 건물이 로마천주교회에 팔렸다는 글을 책에서 읽었다. 그 교회’는 미국이 자랑하는 대형교회였으며 큰 교회를 꿈꾸는 야심에 찬 세계 목회자들이 선망하는 모델이었고 방문하고 싶어 하는 세계 최고의 성전이었다. 이미 한국에서 빚으로 지어진 크고 작은 교회들이 팔리는 것을 보았지만 세계적인 교회가 빚으로 도산을 하고 팔렸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해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교회를 봉헌하기로 했다는 그의 말은 세상에서 웃음거리가 되었고 그의 적극적인 대형주의 지향의 복음은 그를 외면하였다. 그가 자랑스러워했던 교회 간판은 내려졌고 그와 그의 딸이 겨우 문제를 수습하여 작은 장소로 이전을 했다는 내용은 21세기 교회를 향한 일종의 묵시처럼 보였다.

로마 천주교의 본산인 바티칸의 베드로성당에 처음 갔을 때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사람들은 르네상스 거장들의 크고 웅장하고 섬세하고 수려한 조각과 건물에 감탄에 감탄을 하고 있었지만 내 입안에는 쓴 물이 고였고 오장육부가 뒤틀렸다.

당시 성당을 짓기 위해서 ‘면죄부’를 만들고 ‘면죄부’가 지옥에 있는 조상들을 ‘연옥’으로 옮겨준다는 감언이설로 판매를 강요한 수많은 사제들과 수사들이 떠올랐다. 가난한 살림에 ‘면죄부’를 사서 혹시 지옥에 떨어졌을지 모르는 조상을 구하려고 하는 순진하고 무지한 대중의 심리를 이용한 그들의 판매 전략과 면죄부 판매실적으로 교권의 중심부에 다가가려는 자들의 야욕이 칙칙하게 내 몸을 감쌌다. 오죽이나 썩고 부패했으면 일개 수도사인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비텐베르크성에 붙여 놓았을까!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 명성교회 세습문제로 다시 한 번 한국 기독교는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중세에서 근세로 넘어가는 그 시기에 어느 시인의 글에 보면 밭에서 추수하는 노인에게 나이를 물었더니 ‘삼십 여세’라고 대답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당시 일반인들의 삶은 가난과 수탈, 질병으로 고통스러웠다. 그런 시대적인 아픔을 외면하고 웅장한 건물을 짓기를 꾀하는 고위 성직자들은 ‘소금과 빛’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기름을 부어주시는 분의 뜻에서 벗어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드로성당은 아직도 건재하다.

중세와 근세 사람들의 피눈물로 건축되어진 베드로 성당은 그 후, 신도로부터 기증받은 고대, 중세, 근세, 근대의 수많은 그림들과 조각 등등으로 채워진 박물관과 함께 세계적인 대관광지가 되어 바티칸이 운영되고도 남을 만큼 큰돈을 만들어 주는 로마 천주교의 효자가 되었다.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찬미를 하든, 현대의 역사에서 그 존재의 무게가 어떤 것이든 간에 관광수입으로도 충분히 건재할 수 있는 베드로 성당이 아직도 내 눈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종교의 이름으로 지어진 하나의 바벨탑일 뿐이다.

바벨탑 ‘수정교회’는 개 교회로서 유지되기에 너무 벅차서 무너졌지만 베드로 성당은 로마 천주교의 1번지로서 유럽 정치의 본산으로서 주님오실 때 까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건물과 조직이 살아 남아있다고 해서 그것이 ‘진리와 도’의 담지자라는 뜻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역사가 증명하는 종교 타락사

명산대찰을 구경 다니면서 때때로 가슴이 아프다. 사찰 안내문에 보면 사실인지 과장인지 모르지만 옛날에 수천 칸, 수 백 칸의 건물이었는데 불타서 규모가 지금처럼 작아 졌다는 말이 나온다. 그 ‘칸’의 개념을 잘 모르지만 안내문을 읽으면서 받는 생각은 절의 스님들이 진정으로 ‘도’를 몰랐고 도를 수행하고 실행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수많은 건축물을 짓느라 자기 인생은 물론이고 중생들의 인생까지도 소모시켰다는 것이다.

진짜 도는 그 시대 사회악과 부정, 부패로부터 중생들을 보호하고 깨우치며 중생들이 도를 따라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만들도록 하는 것이 아니었겠는가!

그렇다고 진정으로 ‘도’를 전하기 위한 도량으로서 지어진 건물이 없다는 말이 아니다.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에는 이렇게 크고 번성했는데 불이 나서 소실되어 지금은 이런 규모 다’ 라고 써놓은 관광 표지판을 보면서 건축물이 ‘도’를 수행하지 않고 건물 짓기로 도를 흉내 내며 산 자들의 자기 은폐를 위한 껍데기 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도’를 수행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50년 후 또는 100년 후에 대형교회 건물들이 관광지화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관광의 명소가 될 만큼 건축 미학적으로 잘 지어졌는지 모르지만 관광지가 되는 교회도 있을 것이다. 그 때 그 교회 건물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지금의 내가 베드로 성당과 한국의 대찰을 구경하면서 가지는 생각 그대로 ‘교회가 자기 할 본연의 일은 하지 않고 ‘건축’만 했으니 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의 도를 전하고 예배를 드리며 교육과 훈련의 장소로서 교회 건물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필요한 대로 우리는 건물을 지어서 ‘십자가의 도’를 계승 유지시키며 확산시키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필요 이상으로 사치하고 크고 웅장한 것을 쫓다보면 교회가 자신도 모르게 바벨탑으로 가는 일보를 내딛게 된다. 바벨탑에 발을 디딘 순간 교회는 마모니즘의 종이 되어서 겉은 교회의 모습이지만 속은 마모니즘의 제단이 될 수 있다.

그 어느 종교적인 건물도 사람을 능가할 수 없다. 사람이 가장 위대한 성전이다. 대형 건물을 짓고 관리에 주력하다보면 가장 소중한 사람 성전에 관심을 가지기 어렵다. 사람을 소외시키고 희생시키는 건물은 유네스코가 인류의 자산으로 삼고 보호하며 관리한다 해도 하나님의 눈으로 볼 때는 한 줌의 흙에 불과한 것이다.

예수님은 아버지 요셉에게 기술을 배운 목수로서 나사렛 주변의 로마인의 거리에서 건축에 참여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공생애 동안 건물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으며 오히려 헤롯 왕이 세운 웅장한 건물을 보고 멸망을 예고하셨다. 그의 도는 ‘하나님 나라’에 집중되었으며 ‘가난한 자’, ‘포로 된 자’, ‘눈 먼 자‘,’눌린 자’의 회복과 구원, 위선자인 ‘바리새인’과 ‘서기관’의 회개와 중생, ‘거짓 선지자’와 ‘거짓 그리스도들’의 회개와 변화에의 초청이며 선포였다.

‘개독교’이라는 크리스천이 아닌 사람들이 야유와 비난에 진정으로 분노와 흥분, 수치심과 모독감을 느꼈으면 그렇게 말하는 대상과 시시비비를 하기 전에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그리고 교회 스스로 자정운동과 개혁을 도모해야 한다.

건강한 교회와 목회자가 아무리 세상을 향해서 ‘우리 교회는, 우리 교단은 개독교가 아니다‘ 라고 주장을 해도 사회는 교회를 결코 개별로 대하지 않고 교회 전체를 몽땅 하나로 보면서 주요 언론의 표적이 된 대형 개교회의 행태를 기독교 또는 교회 전체의 것으로 인식해버린다. 그러므로 언론매체를 통해서 기독교와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대형 개교회의 행태로 피해를 보는 건강한 교회와 목회자들은 억울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피해를 입는 것이 억울해서 소명으로 받은 목회와 섬김을 더러운 똥을 피하듯이 피해서 달아날 수가 없으니 주님의 뜻을 받들어 종으로 사는 목회자의 수고와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만열 교수가 3월 9일 오전 새문안교회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협의회 3월 월례발표회에서 현재 한국 교회에 대하여 “고려시대 불교의 타락을 보는 것 같다.” “기독교인들이 부정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곳이 없다.” 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였다. 그의 비판 속에는 한국교회 때문에 나라가 망할 수 있다는 판단과 염려가 있다. 한국 교회가 지금 회개하지 않으면 불교처럼 몰락할 뿐 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사건이 일어날 수 있다는 그의 탄식에 깊이 공감을 한다.

한국사에 드러난 종교의 타락

어느 종교가 그 시대나 왕조 멸망의 한 축이 되었다는 사실은 그 종교가 종교의 본질에서 지나치게 벗어나서 그 시대나 사회의 악과 불의에 편에 서있다는 말과 거의 일치한다고 본다.

정도전의 저서 <불씨잡변>에 의하면 여말의 불교는 ‘대토지 겸병’, ‘노비소유’, ‘권력결탁’, ‘보시강요‘,’조세포탈‘,’병역기피‘의 온상으로서 국가 종교의 위치와 기득권자의 자리에서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수탈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모습을 보여준다.

무신 집권 후에 서민 불교의 순수성이 사라지고 화엄종, 법상종, 선종의 귀족의 불교가 원과 고려왕실과 집권세력인 권문세족의 후원을 받으면서 대세를 이루었다. 한 때 고려사회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새로운 나라의 개국의 이념을 제시하며 백성들의 의지처가 되었던 불교와 승려들은 많은 토지를 차지하고 고리대금업과 양주를 통해서 부를 축적하였으며 세속화되었다. 염불보다 잿밥에 정신이 나간 사제와 불교는 백성들의 고난과 세상의 불의와 악에 눈을 감아버렸고 역사의 뒤안길로 들어서야 했다.

나는 고려를 멸망의 길로 이끈 집단에 대하여 <쌍화점>이라는 고려가용에서 그럴듯한 힌트를 얻었다. 국문학은 쌍화점을 ‘남녀상열지사’로 분류하고 있지만 나는 쌍화점을 ‘저항 시’로서 그 내용을 당시의 ’사회악에 대한 고발과 풍자‘로 본다.

가요의 저자는 고려백성들을 억압하고 수탈하며 괴롭히는 대상으로 1절에서 쌍화(만두)점의 주인인 ’회회아비(몽고인 또는 아라비아 상인), 2절에서 ‘삼장사의 주지’, 3절에서 ‘우뭇 용’(왕족 내지는 귀족들), 4절에서 술집 주인(토착 세력)을 언급하고 있다. 쌍화점 3절의 내용은 이렇다.

삼장사에 애블 혀라 가고신,
그 뎔 사주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이 뎔밧귀 나명 들명,
다로러 거디러
죠맛간 삿기 상좌
네 마리라 호리라
더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ㅗ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티 거츠니업다

3절의 내용은 ‘삼장사에 예불을 드리러 갔더니 그 절의 주지가 내 손목을 잡았습니다. 이 소문이 절 밖으로 나가면 어린 상좌야 네가 말한 것이리라‘ 는 것으로 예불을 하러 간 여성을 겁탈하는 여말 스님들의 방종과 성적 타락을 보여주고 있다. 겉은 그럴듯한 종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은 마모니즘(배금주의)에 사로잡힌 종교의 타락한 모습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사하게 나타난다.

오늘날 ‘개독교’라는 지탄을 받게 만드는 ‘개교회’와 그 지도자들의 행태에서 나타나는 모습 또한 그와 다름이 없다. 물질숭배, 정종 유착, 기득권 확보와 유지, 권력에 줄서기, 기복주의, 헌금 강요, 교권 세습, 목회자 우상화, 신학 부재와 교직 매매, 사후세계에 대한 강조,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 대형교회 성공에 사로잡힌 목회자의 교만과 독선, 성적인 방종과 과시, 특정 종교인들의 특권층화 등등.

타락한 종교와 종교인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마모니즘의 바다에 푹 빠진 노예의 모습이다. 예수님은 오늘날 목회자들이 선망하는 대형 개교회 목회자의 행태와 전혀 다른 삶의 길을 가셨다. 광야의 유혹에서 황금숭배와 정치권력과 우상의 인기를 물리치시고 하나님 나라 선포로 그의 도를 선포하셨다.

심령이 가난한 자의 천국, 애통하는 자가 받는 위로, 온유한 자가 받는 기업,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의 배부름, 긍휼히 여기는 자가 받는 긍휼, 마음이 청결한 자가 보는 하나님, 화평하게 하는 자가 되는 하나님의 아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의 천국, 예수님 때문에 욕을 얻어먹고 박해 받고 거짓으로 거슬러 악한 말을 듣게 되는 자가 받는 복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진리의 담지자요 선포자, 구원자요 해방자, 구속자로서 십자가의 고난을 받으셨다.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베드로성당이나 대형교회를 전혀 연상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기독교의 역사적 산물이 나온 것은 교회가 마모니즘과 결탁했다는 말이요, 정치화되었다는 뜻임에 다름없다.

촛불 시위가 진행된 4개월 동안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주변의 넌 크리스천들에게 지탄의 소리를 듣는 마음이 참 힘들었다. 태극기를 들고 탄핵반대집회를 이끌어 가는 목회자와 거기에 참여하는 교인들에 대한 빈정거림이었다.

“저런 것들이 다니는 교회가 빨리 망해서 없어지는 것이 나라에 보탬이 되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분별도 못하는 것들이 지도자 노릇하는 교회 교인들이 불쌍하지?”
“교회가 망해야 나라가 조용해지지.”

나는 그들의 조롱과 지탄에 가슴이 아팠지만 일언반구 대답을 하지 아니하였다. 삶으로 보여주지 않는 개교회의 교만과 위선, 부패와 물량주의에 식상한 한국사회 어느 누구도 설교나 권고의 말을 듣고 십자가의 도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메리 크리스마스! 개독교로 조소당하는 한국교회, 특별히 대형교회가 마모니즘의 중독과 환상에서 깨어나길 기대한다. 십자가를 묵묵히 지고 가는 교회와 교우, 목회자들에게 천군천사의 찬양이 울려퍼지길 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기뻐하심을 입은 자들에게 평화!

이옥희 yiso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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