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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부도의 날>과 종말의 때최병학 목사의 인문학으로 영화읽기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 승인 2018.11.30 20:24

최국희 감독의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은 1997년 IMF 위기 전 후,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일주일의 시간 동안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김혜수 분),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유아인 분),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허준호 분), 마지막으로 위기를 방관하며 자기 몫을 챙기는 관료(조우진 분)와 재벌 2세의 모습을 세밀하게 다룹니다.

이 영화를 보고 종말(국가 부도의 날)은 어떻게 오는지, 요한계시록의 내용이 육화됩니다.

첫째, 종말은 금융자본(돈) 때문에 다가옵니다. 맘몬은 모든 것을 집어 삼킵니다.
둘째, 종말의 때에 정부는(자유한국당의 전신이 집권한 때죠?) 이를 감추고, 사건이 터지자 재벌을 껴안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기회로 삼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 위기를 기회로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종말은 막을 수 없습니다.
셋째, 종말을 앞두고 적그리스도는 미국의 금융 자본가들과 한국의 재벌,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경제 관료들이라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물론 언론도 한 몫 합니다. 미국의 금융 자본가들은 투자처를 찾아 세계를 떠도는 늑대들입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을 뜯어먹고 자신의 배만 불립니다. 그리고 IMF는 그들의 충직한 ‘개’입니다. (물론, 뱅상 카셀은 그의 연기력으로 그 ‘개’의 모습을 세련되게 연기합니다.)
넷째, 종말은 여신(與信), 곧 금융 기관에서 부실기업에 돈을 빌려주는 일 때문에 망합니다. 빌려주고 받지 못하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여신은 부도 어음을 발행합니다. 결국 믿음(信)은 사라집니다. 따라서 종말의 때에 진정한 ‘믿음’이 우리 서로를 살릴 것입니다.
다섯째, 종말의 때에 남성들의 권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음녀 바벨론은 남성들의 탐욕, 권력욕, 동문의식(‘하버드 MBA’ 동문이라는)의 다른 이름입니다. 그리고 종말의 때에 의미가 있는 것은 여신(女神)입니다. 바로 여성의 ‘합리성’과 여성들의 연대입니다. 이러한 여성들의 연대로 위기의 세상을 구원할 것입니다. (김혜수와 한지민의 크로스는 그 어떤 연대보다도 강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럼, 이러한 종말에 평범한 사람들은 어떤가요? 파산하거나, 감옥에 가거나, 쫓기거나, 한강 다리에서 뛰어내리거나, 집 팔고 빚 갚을 수 없어 안방에서 목 메달아 자살합니다. IMF이후 우리 경제는 어떻게 체질이 바뀌었나요?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대량해고가 행해지고, 비정규직이 양산됩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은 도산하고 외국 자본이 손쉽게 그것을 인수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미국 정부의 지시였습니다. 영화는 ‘재벌-미국-언론-있는 놈(권력)의 결탁!’을 잘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너희들이 막 써서 그렇다. 연필 깎아 쓰고, 수돗물 아껴 쓰고, 근검절약해라!”

IMF 이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 많이도 변했습니다. 130만명 실업으로 고통을 겪었으며 자살률도 전년 대비 42% 증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벌여 경제회복을 시키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그 돈은 모두 재벌 대기업의 부채 갚는데 쓰였습니다.

이제 20여년이 지났습니다. 변했을까요?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위험이 놓여져 있습니다. (영화는 ‘가계부채폭탄’과 ‘수도권 미분양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값 상승’을 말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와 족벌 사립대학과 사립유치원장들은 살찌고, 노동자와 시간강사와 프랜차이즈 점주와 알바, 그리고 학부모 등 서민 가정은 말라죽어 가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 임금 인상’이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을 보면 20년 전 교훈으로도 부족한 것입니다.

더구나 불행한 것은 20년 전보다 사람이 변한 것입니다. 영화 속 작은 공장의 사장이었던 허준호의 변화가 그렇습니다. 20년 전 그 좋은 사람이, 이제 내국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바뀐 일꾼들을 닦달합니다. “핫산 똑바로 안해! 빨리빨리!” 그리고 아들에게는 이렇게 말합니다. “잘해주는 사람 믿지 마라. 그 누구도 믿지 말고, 너 자신만 믿어.”

지금 국가부도를 내고, 다시 ‘이명박근혜’로 나라를 망친 세력들이 회개하지 않고, 기지개를 펴려고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부 권력 투쟁으로 보이는 것이 없나 봅니다. 이제 국가부도 사태는 마지막 종말로 치닫습니다. 다른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 세상은 20년 전 고통의 몇 100배가 될 것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김혜수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위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 의심하고 사고하고,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깨어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두 번 지고 싶지 않다.”

에페소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사도 바울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서 미련한 자처럼 살지 말고 지혜롭게 사십시오. 이 시대는 악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살리십시오. 여러분은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 술 취하지 마십시오. 방탕한 생활이 거기에서 옵니다. 여러분은 성령을 가득히 받아야 합니다. 성시와 찬송가와 영가를 모두 같이 부르십시오. 그리고 진정한 마음으로 노래 불러 주님을 찬양하십시오. 또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십시오. 여러분은 그리스도를 공경하는 정신으로 서로 복종하십시오.” (공동번역, 에페소인들에게 보낸 편지 5:15-21)

최병학 목사(남부산용호교회)  hak-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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