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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에도 신화가 있나요?_주체사상의 신화(1)북한 선교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주체사상 100문 100답(24)
정대일 연구싧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 승인 2019.02.27 18:24

Q: 주체사상에도 신화가 있나요?_주체사상의 신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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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모든 종교는 신화적 차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종교는 거룩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이야기들은 특정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결코 역사의 일부분이 아닙니다. 신화는 ‘원역사’이며, 모든 시간들의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신화의 배경이 되는 시간은 일상적인 시간인 ‘크로노스’가 아니라, 모든 일상적 시간과 구분되는 특정한 의미를 지닌 시간인 ‘카이로스’인 것입니다.

비록 신화가 역사 속에서 태동되지만, 탄생한 신화는 역사를 지배하게 됩니다. 신화는 공동체 속에서 제의를 통해 재연되며, 모든 의미의 원형을 기술해 줍니다. 신화를 음송하는 것은 단지 과거를 회상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재’를 ‘재창조’하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인간들은 이러한 신화를 통하여 자신을 이해할 수 있으며, 정체성을 가지게 됩니다.

북한의 국가종교인 주체사상 또한 거룩한 이야기들을 신화로서 가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수령의 혁명력사’가 주체사상의 신화적 차원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안영생은 1992년에 출판된 「주체의 사회주의와 항일혁명전통」이라는 논문에서, ‘수령의 혁명력사’ 중에서도, ‘위대한 수령님께서 창시하신 항일혁명전통’에 ‘혁명과 건설에서 원형으로, 본보기로 되는 심오하고 풍부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마사유키는 『김정일과 수령제 사회주의』라는 저서에서, 북한 사회에서 모든 행위의 모범이자 원형이 되는 ‘항일혁명전통’을 ‘신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령의 ‘항일혁명전통’은 역사를 규정하고, 민족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화’와 다름이 없으며, ‘신화’가 신이 신으로 되는 과정이기도 하듯이, ‘항일혁명전통’은 ‘수령 김일성이 신으로 되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스즈키 마사유키는 북한에서 1976년에 출판된 『민족의 태양 로동계급의 위대한 수령』이라는 책자에서, ‘밝음을 알 수 없는 밤의 어둠 속에서 3천리 강토가 끊임없이 고통 받을 때인 1912년 4월 15일, 만경대의 작은 초가집에서는 죽음에 이른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구하려는 걸출한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고고성이 세상에 울렸다. 민족의 위대한 태양이신 김일성 동지가 탄생하였던 것이다! 위대한 수령의 탄생, 그것은 틀림없이 만경대의 한없는 즐거움이고, 민족 최대의 경사이며, 조국광복과 민족재생의 미래를 약속하는 새로운 아침의 서광이였다’는 구절을 발견하고, 이를 ‘그리스도의 탄생’을 연상시키는 일종의 ‘성체시현(聖體示現)’, 즉 거룩한 것의 돌연한 출현과 비교하고 있습니다.

스즈키 마사유키의 이러한 평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성서에서 예수 탄생 이야기를 접할 때에, ‘역사적 예수’의 탄생 이야기로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신앙의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오신 ‘거룩한 이야기’로도 받아들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 주체사상의 신봉자들은 ‘수령의 탄생’을 한편으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술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민족의 구원자’가 이 세상에 오신 ‘거룩한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즈키 마사유키의 이러한 통찰에 대해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인다면, 북한의 주체사상 신봉자들이 ‘수령의 혁명력사’를 이야기 할 때, 사회과학적인 의미의 엄밀한 ‘역사’를 말할 뿐만이 아니라, 동시에 종교학이나 신학적인 의미의 ‘신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이해의 지점으로부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북한의 주체사상 신봉자들과의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물꼬를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대일 연구싧장(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jungsc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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