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아,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두 단체가 연합 예배를 드리며 3.1운동 가운데 민족과 민중을 위해 자신들을 내어주었던 기독교의 정신을 되새겼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이성희 목사·총무 이홍정 목사)와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 이승희·박종철·김성복, 이하 한교총)이 공동으로 ‘3.1운동 100주년 한국교회 기념예배’를 기독교대한감리회 정동제일교회 벧엘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다.

민족과 민중을 위해 다시 하나되는 기독교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가 드려진 정동제일교회는 한국 개신교 최초의 교회당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3.1독립선언 당시 암울한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며 독립을 외쳤던 개신교의 정신을 다시 회복하자는 의미가 깃들어 있었다.

▲ NCCK 회장 이성희 목사가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이신효

또한 진보·보수와 갈라져 민족과 민중을 외면하고 행동해 온 개신교를 반성하는 차원으로 읽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이러한 의미로 가득했던 이날 예배당은 청중들의 열기로 또한 가득 찼다.

예배 순서를 통해서도 일치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각 교단의 총회장과 주교, 활동단체 활동가들이 예배부름과 봉독, 기도, 성찬과 공동 기도, 선언 등 순서 곳곳에 자리함으로서 100년 전 조선 땅에 자유와 정의를 함께 부르짖었던 선조들의 뜻을 따르려는 의지를 보여 주었다.

예배 인도를 맡은 김충섭 목사(기장 총회장)은 3.1 기미독립선언서를 인용하며 예배 시작을 알렸다.

“오늘 우리의 독립 선언은 정의와 인간의 도리를 지키고 번성하며 살아가려는 민족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의 정신이 드러날 것이요. … 주님 당신의 백성을 살피시어 주님께서 부여해주신 ‘인간의 자유권을 지켜서 풍요로운 삶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도록 하소서. 또한 이것이 우리만의 권리가 아닌 온 세상의 모든 피조물에게 주어진 것임을 잊지 않게 하소서. 만물이 행복한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며 예배하는 이 자리에 하나님, 함께 하소서.”

신뢰받던 기독교로의 회복

이어 출애굽기 3장 6-10절과 누가복음 24장 25-35절의 성서본문을 가지고 설교를 전한 이성희 목사(NCCK 회장)는 “100년 전에 한반도 전역에서 일어난 3.1운동 우리 인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거사였다.”며, “3.1운동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일치된 민족의 거사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3.1운동 의의에 대해 “첫째, 일본 제국주의라는 거대한 탐욕을 가지고 확장하고자 하는 오만한 폭력과 전쟁에 악순환에 대하여 묵인하지 않고 저항한 사건”인 것이고, “둘째, 자유와 평화를 외친 우리 선조들은 평화적이며 비폭력적인 방법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회장은 “기미독립선언을 외친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며, “전 국민의 1.2% 밖에 되지 않는 소수종교였고,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기독교가 이렇게 거대하고 위대한 이뤄낸 것은 100년 전 신뢰도와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100년이 지난 지금 한국교회는 10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성장했지만, 사회적인 신뢰과 존중, 위상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100년 전의 위대한 일을 면밀히 관찰하여 보다 긍정적인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한국 기독교인들 모두가 3.1운동을 맞이하는 우리가 신앙적 애국인, 애국적 신앙인이 되어 자유와 평등과 평화와 통일을 위해 앞장서는 자들이 되자”고 강조했다.

기독교, 다시 행복과 평화를 꿈꾸는 사회를 위해 헌신하기를

설교에 이어 ‘세상과 교회를 위한 기도’의 순서에서는 행복, 공동체, 다양성, 여성, 청년, 교육, 경제정의, 생태, 시민사회, 한반도의 평화, 세계평화의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관련된 활동가들이 기도문을 읊고, 자신이 가진 십자가를 교회의 대표들에게 전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 한국 개신교 첫 예배당인 정동제일교회(감리교)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고 찾아온 참석자들로 가득채워졌다. ⓒ이신효

또한 성찬을 집례한 이승희 목사(예장합동 총회장)은 “떡과 잔을 받는 우리들의 마음속에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기억하며, 그리스도를 위해 헌신하여, 이 땅에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평화가 있기를 기원하”며 청중들에게 성찬을 독려했다.

예배는 “100년 전 오늘, 남녀노소 구별 없이 어둡고 낡은 옛집에서 뛰쳐 나와, 세상 모두와 더불어 즐겁고 새롭게 되살아날 때를 꿈꾸었던 것처럼, 3.1운동은 맞은 우리가 다시 행복과 평화를 꿈꾸며, 삼천리 금수강산의 끊겼던 혈맥이 다시 이어지고, 정의가 강물처럼, 생명이 바다같이 물결치게 해달라”는 공동축도와 민수기 6장의 사제의 축복기도문으로 마쳤다.

이날 기념예배는 3.1독립선언의 의미가 민족과 국가를 강조하고 홍보되었던 지난 몇 년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100년 전, 억압 가운데 있었던 조선 땅에 자유를 외친 기독교의 여러 선조들처럼, 지금의 후손들 또한 현재 이 자리에서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를 자유와 평화, 해방을 기약하는데 이번 예배는 많은 의미가 있었다.

이신효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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