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다윗의 나라가 큰 골리앗 나라를 쓰러뜨렸다. 민족공조의 승리. 을사조약 이후 100년... 눈물과 한탄으로 이어온 식민지40년 분단 60년을 깨뜨리는 자주 평화 통일의 선언. 등등

6자회담 공동성명 발표를 보면서 느껴지는 말들이다. 6자회담 공동성명(이하 6자공동성명)은 근대100년 이래 민족의 자주권을 잃고 살아온 식민지와 분단 100년 암울한 우리역사 현실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복음의 소식이라고 볼 수 있다.

복음이 종교적 용어만이 아니라 역사적 용어라는 의미를 체험하게 된다. 나는 6자회담을 앞두고 썻던 정세분석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6자공동성명의 의미, 내용, 향후 실천과제를 중심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민족자주의 관점에서

먼저 우리는 6자공동성명을 어떤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가를 세워야한다. 국제정치 전문가의 시각에서 보는 것과 보수 수구 세력의 입장에서 보는 것과 개혁진보의 시각에서 보는 것은 그 결과가 현격히 다르기 때문이다. 성명 발표 이후 경수로 제공 시점에 대해 미국과 북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자기의 관점과 이익에서 성명을 해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해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량관계가 더 중요하다. 미국의 제국주의 유일패권 역량과 북의 선군정치와 남의 민족공조의 역량관계에 의해 이후 성명은 실천될 것이다.

어쨋든 우리가 가져야할 관점은 민족 자주의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지구상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을 맡아 살아갈 단위는 우리 민족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족이란 남과 북을 합한 개념이 아니다. 국토를 합한 개념을 넘어선다. 민족은 우리의 생존단위요, 우리가 꿈을 펼치고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단위가 민족이다.

우리는 코리안이다. 코리안으로 지구에서 다른 민족과 연대해서 살아가는 것이지 그 어떤 다른 존재가 아니다. 그러므로 나는 6자공동성명을 민족 자주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그 방향으로 실천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민족자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첫째로 우리 민족은 이제 봉건 조선이후 계속되어온 식민지와 분단 역사의 물꼬를 돌려세워 자주와 평화, 통일번영의 시대를 열어젖혔다고 볼 수 있다.

한반도의 비핵화, 북-미 북일 관계정상화, 에너지경제협력, 한반도평화체제...를 핵심적 내용으로 하는 6자공동성명은 한마디로 한민족은 핵과 전쟁의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자주통일국가를 이루고 살아가겠다는 선언이요, 이를 주변나라들이 함께 보증해준 선언인 것이다.

핵문제 국제정치외교문제, 에너지 경제문제, 평화체제문제 등 어느 것 하나 간단하지 않은 문제들이 합의되고 성명된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우리 민족의 새로운 역사를 예고하고 있다. 자주적 근대화에 실패해 주변나라들의 사냥감신세로 전락한 현실을 한탄하던 100년전 우리 선배들이 이 문서를 본다면 아마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하실 것이다.

둘째로 이번 6자성명은 민족공조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민족공조는 남과 북의 힘의 단순합이 아니다. 북은 선군정치의 힘으로, 남은 한미공조를 깨지 않으면서도 민족공조의 측면에 힘을 보탬으로 인해 미국의 완강하던 고집이 무너지고 성명을 발표하게 되었다. 팽팽한 대립의 추가 민족공조의 역량과 힘에 의해 한쪽으로 결정적으로 쏠리게된 것이다.

6.15공동선언채택이후 민족공조의 높은 열기와 남북화해,통일의 분위기 속에서 이번 6자성명이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공조의 역량이 지속되는한 6자공동성명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6자공동성명 분석

6자공동성명은 6개항으로되어있다. 그 항을 간단하게 분석한다.

1항 - 한반도 비핵화를 천명했다. 6자회담의 본질과 핵심이며 총적인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이다. 한반도 비핵화란 한반도내에 핵무기가 없으며 핵무기로 위협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확인하는 내용이 북의 핵무기 모든 포기와 핵계획 포기, 미국의 불위협보장, 한국의 핵무기 부재를 확인한 것이었으며 이를 위한 법적 근거는 1992년 남북간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언급되었다. 이와함께 북의 평화적핵이용권인정, 경수로 제공이 언급되었다.

북은 생존의 무기인 핵을 포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상위개념을 얻게되었고 그 보장근거로 경수로제공을 통해 검증하게 되었으며 미국과 남은 핵문제의 사슬에서 벗어났다.

2항- 북미 북일관계정상화를 천명했다. 한반도의 정치외교적 지형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북미관계 정상화는 2002년 북미정상회담 직전까지 갔다가 멈추었지만 경수로제공문제 즉 상호 신뢰문제를 정치적으로 타결하면 고위급 방문을 통해 정상회담을 거쳐 북미수교에 이를 것이다.

또한 북일관계정상화는 일본의 고이즈미총리의 총선승리로 인해 별다를 걸림돌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고이즈미총리는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조일수교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 때문에 두차례나 평양을 방문했고 평양선언을 채택했다. 따라서 북미 수교보다 북일 수교가 더 급류를 타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항- 에너지 경제협력. 5개국의 대북에너지 지원과 남한의 대북전기지원이 언급되었다. 경수로제공, 에너지지원, 대북전기지원은 상호간에 작용하면서 북의 에너지문제를 풀고 경제건설을 하는데 상승작용할 것이다.

실상 5개국이 북의 경제를 건설하면 그 이익을 서로 나누어가질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시베리아철도, 중국종단철도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일본은 그 철도와 가스선을 타고 경제이익을 얻게되며 남은 민족경제협력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북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건설투자와 건설경기, 및 후방효과 등은 5개국에 돌아갈 것이다. 에너지 전기 경제지원은 북과 주변나라가 모두 사는 윈윈경제이다.

4항- 영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 말은 우리의 귀를 의심케하는 말이다. 한반도 영구평화체제 구축...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어제 의견을 함께 나눈 선배목사님들은 믿어지지 않는다는 반응이었고 오히려 염려하는 분도 계셨다. 이정도로 우리에게 한반도평화체제, 그것도 영구적인 평화체제는 필생의 염원이었다. 그것이 6자 성명에 문자화된 것이다.

이제 한반도의 휴전선은 역사의 유물로 될 것이다. 정전체제가 무너지고 냉전은 사라진다. DMZ에 축구장 짓자는 얘기는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니다. 후삼국 통일을 꿈꿨던 궁예의 도성도 복구될 것이다.

영구적인 한반도평화체제는 민족통일로 완성될 것이다. 통일없는 평화체제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나라들에게 어떤 손해도 없는 중립화로 자리잡고 한반도는 미일 중러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전략적 축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건 꿈이 아니라 현실로 가는 길에 접어든 것이다.

5,6항은 앞의 항을 실천하기 위한 원칙과 방법을 재확인하고 다음 회담 날짜를 잡은 것이다.

6자 공동성명 실현의 방법

6자공동성명으로 1993년부터 시작된 한반도 핵위기는 13년만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물론 6자공동성명은 향후 동북아에 새로운 질서와 구조를 가져오게될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각론적 문제가 모두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특히 동북아에서 기득권을 가져왔으며 21세기 대중국, 러시아 전략을 세우고 있는 미국의 이익과 6자공동성명은 상당부분 모순된다. 그러기에 그것이 실현되는 걸음걸음마다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첫째 민족자주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핵문제가 시작된 이후 6자공동성명에 이르기까지 정세를 이끌어온 동력은 무엇인가? 무엇인 수많은 위기와 우여곡절 속에서 전쟁을 방지했으며 남북의 화해와 6자선언을 이끌어냈는가? 그것은 민족의 자주역량이다. 민족이 화해하고 단합할 때 그어떤 다른 나라와 세력이 끼지를 못했으며 민족의 역량은 최대로 강화되었다. 이번 6자성명이 그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교인 기독교인으로서 민족의화해와 단합을 강화하도록 하는 방향에서 생각하고 활동해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와 개혁을 실제화해야 한다.
이제 6자성명은 낡은 냉전시대의 산물을 없애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많이 진전되었지만 아직 결정적인 분야에서는 지체되고 있다. 이제 민주주의의 완결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즉 국가보안법의 폐지와 국정원의 해체 및 성격전환,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노동권 보장 등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국민의 역량을 최대로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교회개혁에 힘을 써야한다.
한국교회는 냉전과 개발의 틈에서 기형적으로 성장한 교회이다. 이제 냉전의 축이 무너지고 있으며 개발은 그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때문에 냉전 반북 보수의 아성이 위기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교회개혁세력에게는 하나님이 주신 역사의 기회이다.

교회 안에 평화를 교육하고 화해를 선전해서 개혁의 대세를 형성해야 한다.
건전한 목회자와 의식있는 평신도를 조직하고 발동해서 교회개혁운동을 대중적 교회적 운동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선각적인 활동가들의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넷째 민중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6자성명 이후에도, 또한 설사 6.15 통일이 이루어져도 그것이 민중이 주인되도록 하기에는 아직은 아니다. 한반도 평화 통일은 민중의 해방에 와서야 완성될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은 아직은 아닌 것이다. 민중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수탈은 계속될 것이며 완전한 통일을 향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며 보수기득권세력과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므로 기독교운동은 6자성명의 좋은 기회와 분위기를 민중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로 나아가야 하고 그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6자공동성명은 그 자체로 우리에게 복음이며 승리이다. 그러나 그것은 앞으로도 많은 과제를 남기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싸워야할 과제이다. 하지만 100년이래 최대의 승리의 문서를 가졌으니 우리는 미래를 낙관할 수 있으며 우리의 걸음은 최종적 승리에로 향해있다.

하나님이여 우리 민족민중을 도우소서 !

(이글은 뉴스엔조이에도 게재됩니다)

김성윤  peacechur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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