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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 이주민들 위한 간담회 열어고용, 결혼이주, 난민 등 차별받는 현실의 벽 아직 높아
이신효 | 승인 2019.12.14 17:51

4개 종단 이주·인권협의회(천주교 이주사목위원회·대한불교조계종 마하이주민협의회·원불교 인권위원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 소위원회)가 세계 이주민의 날을 기념해 12월13일(금) 오후3시부터 천주교 노동사목회관에서 이주민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경청, 공감, 환대-이주민의 이야기를 듣다.”의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난민당사자)들의 발언과 불교, 천주교, 개신교의 이주민 성직자들의 발언으로 진행되었다.

▲ 개신교, 원불교, 불교, 천주교 등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가 세미나를 열고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자, 난민들이 처한 현실을 밝히고 해결책 등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신효

이주노동자들에게도 동등한 사회적 권리 보장해야

이날 간담회에서 처음 발언에 나선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이하 우다야 위원장)은 “이주노동자가 한국사회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지 30년이 지났고,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동일한 외침을 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이주노동자에게는 사업장 변경과 선택의 자유가 없다”며, “한국에 들어오기 전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보내는 근로계약서에 대해 노동자 본인이 투자해야 하는 많은 자금으로 인해 부당한 조건에서 시작한다."고 고발했다.

계속해서 우다야 위원장은 최근 60%나 늘어난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률에 대해 언급하며 “산재를 요구하면 해고와 협박이 일어나고, 업무량에 대해 차별하며, 결국 자비로 치료한다.”고 지적했다.

우다야 위원장은 사업장 선택의 자유 제한, 사업주의 일방적인 고용기간 변경, 미등록 노동자 명분으로 무지급하는 퇴직금, 등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다양한 차별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기울어진 한국의 노동현장에서 최소한의 법적보호도 받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끝으로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를 사람이 아니라 사장들의 기계로 생각한다”며, “이주노동자를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권리 보장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편견 너무 많다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권명희 님(결혼이주여성)은 “결혼이주여성은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온다. 현재 한국사회가 이주여성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지만, 아직 많은 부분에서 힘든 현실을 방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이주여성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어 권명희 님은 “모든 다문화 가정이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 다문화 가정 수금을 받으려면 서류 제출과 확인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내국인이라면 별 어렵지 않은 서류에 대해서도 이주여성 가정에게는 매우 느리고 복잡해진다.”며 완벽한 서류준비에도 거절당하는 일이 많다고 언급했다.

권명희 님은 마지막으로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우리와는 다르며 더 많은 혜택을 받는 다는 편견’은 다문화가정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차별하게 된다”며, “이러한 것들은 우리 때문 아니라 자녀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를 맡은 우라야 위원장, 사회를 맡은 지보 스님, 아메드 님, 권명희 님. ⓒ이신효

난민은 힘든 사정으로 이주한 사람들

이날 간담회 마지막 발언자는 시리아에서 온 청년 아메드 님이었다.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는 아메드 님은 먼저 한국에서 겪은 자신의 경험을 풀어놓았다.

한 번은 병원에 간 적이 있는데, 다른 모든 한국인에 대해서는 “~님”이라 호칭했지만, 자신에게는 “아메드”라고 불렀다는 대목에서 한국 사회의 현실적인 차별에 좌중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어 아메드 님은 “커피숍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외국인을 처음 고용했었다. 내가 주문을 받으면 우선 신기하게 쳐다본다. 또, 내가 주문을 받고 계산을 도와드리려고 하는데, 계산은 다른 일을 하는 한국인에게 했다.”는 또 다른 경험을 제시하기도 했다.

특히 아메드 님은 “난민은 국가가 아니라 힘든 사정이 있는 이주 사람들을 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난민은 와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라며, 난민 신청을 하면 6개월 동안 취업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말하며, 이들을 위한 취업과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등한 시민으로 포용하는 사회

4개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 사회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이주민들의 현실을 인식하고 실질적인 방안마련의 중요성에 대해 깊은 논의들을 나누었다.

또한 참석자들은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 차별금지법 제정, ▲ <UN이주민권리협약> 비준, ▲ 이주노동자 대한 차별 없는 노동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주민은 함께 살아야 할 우리의 이웃입니다.”

12월 18일은 UN이 정한 ‘세계 이주민의 날’이다. 이 날은 1990년 UN총회에서 ‘이주민 권리협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날이며, UN은 이 협약을 통해 세계 각국이 이주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할 책임이 있음을 밝혔다. UN 인권 규범은 모든 사람이 가진 보편적인 존엄성을 보호하려는 것이며, 이는 종교인들이 가진 신앙과 양심에 비추어도 전적으로 일치한다.

우리 불교인과 원불교인들은 모든 존재를 부처로 모시고자 노력하며 살고 있다. 또한 우리 기독교인들은 하느님께서 모든 이들에게 주시는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며 산다. 이러한 각각의 신앙에 따라 사람을 국적과 인종, 체류자격에 의해 구분 짓지 않으면, 모든 이주민들이 가진 고귀한 존엄성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9년 우리 사회에는 이주민을 차별하는 행태가 늘어나고 있으며, 반인권적인 이주노동자 정책과 제도로 인해 강제노동과 노동착취에 시달리는 이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인종차별은 UN이 규정한 반인류적 범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이를 금지하는 법률도 없을 뿐 아니라 인종차별의 위험성에 관한 초보적인 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주노동자, 결혼이주민, 이주 아도, 재외동포, 영주권자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민들은 일 상속에서 온갖 차별을 겪으며 고통 받고 있다. 세계이주민의 날을 앞두고 우리 사회가 과연 인구 대비 5%를 넘어서고 있는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한 해를 살아온 이주민들의 삶을 돌아보면, 열악하기만 한 이들의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금년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귀국할 때 받지 못한 퇴직 보험금 액수가 275억에 이르러 부실한 제도로 인해 큰 피해를 당하고 있다. 생명의 위협과 심각하여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4명이 한꺼번에 질식해 목숨을 잃거나 입국한 지 한 달 만에 일터에서 사망하는 등 ‘죽음의 이주화’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등록자 단속 과정에서의 죽음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경우, 모 지자체장의 ‘잡종 강세’발언으로 인해 대규모 규탄 집회와 시위를 진행하였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으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 사건을 통해 국제결혼 가정에 대한 편협한 상회 인식으로 인해 이주여성들이 큰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동시에 인종차별 발언에 노출된 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는 현실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한편, 지난 11월 8일 헌법재판소는 인권조례에 반대하여 제기된 헌법소원을 기각한 바 있으며, 결정문을 통해 “차별·혐오표현이 금지되는 것은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명시한 바 있다. 이는 차별과 혐오행위를 금지하는 것이 헌법의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결국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당위성을 완곡하게 밝힌 것이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의 준엄한 결정을 받아들여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고 이주민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부실한 제도만으로는 상황이 악화될 뿐이다. 하여 우리는 다음의 내용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이주민 인권 보호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한 직장에 노동자를 얽어매고 있는 현해 고용허가제는 즉시 개선되어야 하며, UN의 권고를 수용하여 직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이주노동자를 고용한 모든 사업장에 대해 산업재해보험과 건강보험이 의무적용되어야 한다. 출국 후 퇴직금을 지급하는 현재의 제도는 폐기해야 하며 이주노동자들에게도 근로기준법을 동등하게 적용해야 한다.

둘째, 인종차별을 금지하도록 명문화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현 정부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주민들이 당하는 고통을 방관하는 것이며, UN의 권고를 외면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차별을 범죄로 규정하고 처벌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자양한 이주민들의 고통에 대해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난민 인정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인도적 체류자들과 불승인자들 중에는 최소한의 삶의 조건조차 갖추지 못한 채 방치된 이들이 적지 않다. 곡국에 돌아와 생활하고 있는 동포들 역시 편견과 혐오에 노출되어 있으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해 소외감을 호소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아동의 경우 교육권, 건강권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의 경우 조례를 통해 보호하려는 시도가 조직적인 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종교적 양심에 따라 우리 곁의 이주민들이 사회적 차별과 혐오, 부당한 처우로 인해 고통 받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며, 정부와 국회의 가성과 정책 전환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

하나. 차별금지법을 즉각 제정하라!
하나. <UN이주민권리협약>을 즉각 비준하라!
하나. 고용허가제 이주노동자의 직장 이동권을 포함하여 차별없이 노동권을 보장하라!

2019년 12월 13일
4개종단 이주·인권협의회
천주교 이주사목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 마하이주민협의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주민소위원회

이신효  shinhyo1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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