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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칼 교계 단체들, 미얀마 군부의 살해와 폭력 중단 촉구쿠데타 군부의 살상이 늘어가는 미얀마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 열려
권이민수 | 승인 2021.03.05 15:11
▲ 에큐메니칼 교계 단체들이 군부의 쿠데타로 인해 민주주의가 살해된 미얀마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종로5가 기독교회관 앞에서 진행하고 있다. ⓒ권이민수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정문 앞에서 3월 4일 긴급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긴급 기자회견 미얀마 군부 쿠데타 즉각 중단하라! 미얀마에 민주주의를!’이었다.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등 여러 단체가 모여 주최하고 NCCK 국제위원회가 후원하는 이 기자회견은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에 연대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한 자리였다.

현재 미얀마는 지난 2월1일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로 인해 혼란한 상황이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고위 인사들이 구금되고 1년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권력은 민 아웅 흘라잉 국방군 총사령관에게 이양됐다. 이로 인해 미얀마 시민들은 전역에서 불복종 투쟁을 전개 중이다. 군부는 이를 해산시키기 위해 시민을 향해 발포를 하는 등 폭력 진압을 일삼고 있어 희생자가 매일같이 늘어나고 있다.

“정의를 원한다”

미얀마의 상황이 심각한 만큼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에는 긴장과 폭력적인 군부 독재 세력을 향한 분노가 서려 있었다. 기자회견은 NCCK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가 맡았다.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미얀마 민주화 대책위원장 정진우 목사가 인사말을 건네며 기자회견은 시작됐다. 정 목사는 “어제도 38명의 사람이 시위 과정에서 총칼로 목숨을 잃었다는 유엔의 발표가 있었다. 정확한 수는 다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벌써 5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다치고 끌려갔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는 어둠 속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미얀마의 상황이 과거 광주를 떠오르게 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외롭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투쟁했던 그 시간, 해외의 많은 친구들이 우리의 손을 잡아주었고 우리를 지원해주었기 때문에 우리는 큰 힘을 얻었고 마침내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사랑의 빚을 갚아야 할 시간이 왔다.”고 정 목사는 강조했다. 그는 “이런 만행의 역사가 계속되지 않고 참다운 민주주의의 새 역사가 미얀마를 시작으로 해서 모든 억압받는 이 땅의 민중들이 해방되는 시간이 오도록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번째 발언으로는 EYCK 하성웅 총무가 마이크를 잡았다. 하 총무는 미얀마 군부의 불의하고 잔혹한 총칼에도 “미얀마 시민들은 굴복하지 않았다.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고 온몸으로 저항하고 있다. 역사의 뒷걸음질을 절박한 심정으로 막아내고 있다. 질척거리는 역사를 부둥켜안고 뚜벅뚜벅 전진하고 있다.”며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항쟁을 응원하는 마음을 보냈다. 또한 미얀마 군부를 향해 “만행을 멈춰라. 시민을 향한 총과 칼을 거둬라. 더 이상 무고한 시민과 청년을 죽이지 말라. 당신들이 하는 부끄럽고 비인간적인 만행을 멈춰라. 그 어떤 그럴듯한 대의를 외친다 해도 시민의 목숨과 자유를 재물로 한 쿠데타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당신들의 악마적이고 파괴적인 행적 하나하나를 역사는 기록하고 기억할 것이다.”라며 엄중하게 경고했다.

이어 성공회대학교 아시아비정부기관 전공 중인 태국의 학생, 시파차이 쿤누옹(Sippachai Kunnuwong) 씨가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한 달 동안 진행되고 있는 미얀마 쿠데타 상황에 강력하게 연대한다. 미얀마 상생과 번영의 길은 오직 미얀마 사회가 민주주의로 가는 것뿐이며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실현되는 길뿐이다. 미얀마 군부는 무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고 시민들의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마지막 발언자는 한신대신학대학원 에큐메니칼 과정 중에 있는 파킵 탕푸(Pakip Thangpu) 목사였다. 파킵 탕푸 목사는 미얀마 학생이었다. 기자회견에 조금 늦게 합류한 그는 기자들 앞에 서자마자 세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세 손가락 경례는 영화 ‘헝거 게임’에서 유례된 것으로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미얀마 시민들을 이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파킵 탕푸 목사는 고향에서 민주화 항쟁 중인 시민들에게 연대의 뜻을 세 손가락으로 전한 것이다.

그는 현재 미얀마의 상황을 취재진들과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공유하며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거 결과를 존중하라. 현재 군부의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미얀마 교회에 속한 목사로서 사랑과 정의와 평화 그리고 자유가 화합하는 성서의 정신을 따라 미얀마 사회가 민주화의 길로 들어가기를 기원하고 연대한다.”는 말을 남겼다.

모든 발언이 끝난 뒤, 성명서 낭독이 이어졌다. 성명낭독은 KSCF 도임방주 사무국장과 NCCK인권센터 사무국장 김민지 목사가 맡았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긴급 목요기도회’도 있었다. NCCK 국제위원회 김기리 사제의 인도 하에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회에 참여했다.

“약자를 만날 때 회피하지 말라”

기독교사회발전협회 사무총장 신복현 목사는 대표기도에서 “광주에서 들렸던 피 맺힌 절규의 소리가 지금 저희에게 다시 들려오고 있다.”며 과거 모든 언론이 통제됐던 5.18 광주 민주화운동 시절, 광주의 상황을 전 세계에 보도했던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연대정신을 기억했다. 이제는 우리가 미얀마를 위해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도를 마무리하며 “이 땅의 참된 민주화의 역사가 미얀마와 더불어 일어날 수 있도록,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아니하고 저들의 총칼 앞에서 미얀마 시민들을 지켜 달라.”고 간절히 마음을 모았다.

이날 기도회의 설교는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이사장 안재웅 목사였다. 그는 사도행전 3장 1~10절 성서 본문으로 ‘일어나 걸으시오’라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안 목사는 먼저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조목조목 이야기했다.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민주화의 꿈을 절대 놓지 못했던 미얀마 시민의 열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성서본문에서 예수의 제자인 베드로와 요한은 한 장애인을 만난다. 은과 금을 요구하는 그에게 베드로와 요한은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을 것을 명령하고 결국 그 장애인은 그 말에 일어나 걷고 뛰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안 목사는 “(성서 속 베드로와 요한처럼) 주변의 약자를 만날 때 회피하지 말고, 똑바로 보고, 그들의 필요에 적합한 상담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무엇이라도 우리가 가진 것으로 그들을 일으켜야 한다. 그 것이 은이나 금처럼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성심성의껏 사랑으로 이들을 감싸 다시 걷게 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답게 행동함으로 사회적 약자가 일어나 걷고, 뛰고, 하나님께 찬양하는 기적이 일어나야 한다. 가깜게는 우리 교회에서부터, 때로는 먼 타국의 사람까지 그 모두를 일으켜 세우는 일에 함께 동참하여 믿는 사람으로서 본분을 다해야 한다”라고 했다.

기도회는 EYCK 박찬영 간사와 세계기독학생회총연맹 아시아태평양지부 파니 씨의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한 중보기도로 마무리됐다.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항쟁과 연대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도에 참여자들의 진심된 마음이 담겼다.

다음은 기자회견 성명서 전문이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지지한다!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회복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 에큐메니칼 공동체는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에 대한 모든 폭력과 학살 행위를 멈추고 쿠데타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군부의 잔악무도한 폭압적 진압에도 민주사회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미얀마의 모든 시민들과 함께 미얀마 민주와 인권의 가치가 실현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연대해 나갈 것을 밝힌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가 발생한 이후 미얀마 내 30개 지역에서 시민불복종 운동이 촉발되었고, 대학생, 청년, 노동자, 시민사회 활동가 등이 시위 전면에 서며 다수가 체포 및 구금되었다. 이후 양곤 대규모 시위를 시작으로 각 도시에서 시위가 진행 되는 중 2월 9일 처음으로 총기가 발포되었고 2월 20일 결국 만달레이에서 군부 무력 진압에 의해 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중상에 이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따르면 2월 28일까지 총 2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바로 어제 수요일, ‘미얀마 나우’ 현지 언론은 하루 18명이 군경에 의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11월 총선 결과에 따라 쿠데타를 당장 멈추고, 민간정부에 즉각 정권을 이행해야 한다. 8888혁명과 2007샤프론혁명을 통해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내걸고 힘겹게 성취해 온 민주의 가치를 그 이전으로 회기하거나 상실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미얀마 군부는 소수민족의 생존과 자치의 문제를 더 이상 독재정치의 구실로, 미얀마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는 졸렬한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곧 미얀마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민주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담보해야하는 자기 정체성을 스스로 박탈시키는 것과 같다.

미얀마 내 종교/시민사회 단체들은 해외 연대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지난 2월 9일 미얀마교회협의회는(MCC) 민주와 인권회복, 평화시위 보장과 구금자 석방, 무력진압과 같은 군부의 잔학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세계교회에 호소한 바 있다. 이에 아시아교회협의회(CC), 세계교회협의회(WCC) 그리고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강력히 규탄하며 생명과 안전, 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상호협력의 의무를 다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하고 있다.

우리는 오늘 여기 민주화의 역사적 거점 앞에 피와 땀으로 이룩한 한국의 민주화와 인권운동의 역사를 기억한다. 수 없이 많은 이들의 헌신과 투쟁으로, 국경을 넘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우정으로 하나 된 동역자들과 함께 걸어온 한국 민주화의 여정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오늘도 군부의 총구 앞에 민주주의를 외치며 스러져 가는 미얀마 민중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종료하고 민간정부로 정권을 이양하라!

2. 미얀마 군부는 시민들에 대한 무력 진압을 중단하고 구금자를 즉각 석방하라!

3. 한국정부는 국회 결의안에 따라,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한국 기업 투자 문제를 포함하여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한 구체적 후속 조치를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그날까지 뜻을 함께 하는
국내외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21년 3월 4일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한국기독교사회발전협회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인권센터

권이민수  simin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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