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주기의 안식일과 일곱째 날의 휴식

▲ 키두쉬 컵, 안식일 초, 찰라빵 덮개 ⓒWikimediaCommons

제이콥 라이트(Jacob L. Wright)는 에모리 대학교 캔들러 신학교(Emory University’s Candler School of Theology)의 히브리성서 부교수이자 Emory’s Tam Institute of Jewish Studies 대학원 연구 책임자이다. 괴팅겐의 게오르그 아우구스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했으며, 『Rebuilding Identity: The Nehemiah Memoir and its Earliest Readers (which won a Templeton prize) and David, King of Israel, and Caleb in Biblical Memory』의 저자이다. 이번에 번역 소개하는 라이트 교수의 이 논문은 안식일의 기원에 관한 논증으로, ‘만월의 안식일’과 ‘언제 어떻게 일곱째 날이 안식일이 되었는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번역에는 한신대 구약학 박사과정에서 연구 중인 이성훈 목사가 수고해 주셨다. - 편집자 주

초기 성서 법들은 매 일곱 번째 날에 노동 중단을 요구하지만, 이는 본래 만월 축제였던 안식일과는 관련이 없다.

▲ 제이콥 라이트 에모리 대학 교수

7일로 이루어진 주기는 자연과 본질적인 연관성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유대교의 중심이 되었고, 유대교를 통해 이제 전세계적인 시간과 노동 주기를 구성한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가 그리스도교로 개종했을 때, 유대인들에 의해 오랜 기간 수립되어 온 안식일(사바트, שבת) 주기에 따라 주 7일제를 채택했다. 그리스도교가 퍼져감에 따라 유대교 주간도 퍼져나갔다. 비록 프랑스 혁명정부, 소련, 그리고 다른 일부 국가가 때로 이를 폐지하려고 시도했지만, 주 7일제는 오랜 시간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이 7일 주기의 기원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을까? 고대 이스라엘과 유다 공동체들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안식일에 그들의 노동을 중단하는 관행을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그리고 성서 저자들은 왜 이날을 이스라엘 국가 정체성의 중심적인 특징으로 만들었을까? 이 문제를 탐구함에 있어서, 모두 똑같은 제도와 관행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가정하는 것보다는, 관련 본문을 별도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하루와 그 뒤의 안식일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왕국 유다 모두에서 유래한 많은 초기 성서 본문들은 안식일을 초하루 축제(초데쉬, חודש)와 함께 언급한다. 그래서 열왕기에 나타난 엘리사 전설 중 하나에서 한 여성은 그녀의 남편에게 갈멜산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을 방문할 수 있도록 종과 나귀를 요청한다. 그 남편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남편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 여성은 “샬롬”이라는 대답과 함께 나귀에 안장을 얹고 종을 데리고 출발한다. 여기 남편의 대답 속에서, 그가 안식일을 어떻게 초하루의 뒤에 놓고 있는지, 이 두 가지 시기를 선지자나 예언자를 관례적으로 방문하는 때로 여기는지 주목하자.

다른 많은 오래된 성서 본문은 초하루와 안식일의 결합을 따르고 있으며, 안식일을 초하루 뒤에 배치한다.

만월의 안식일
만약 이 모든 경우에서 안식일이 일주일의 일곱 번째 날을 나타낸다면, 초하루 뒤의 안식일 순서는 이상할 것이다. 성서 저자들은 보통 더 자주 발생하는 일부터 적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느헤미야 10:34(한글성경 10:33)와 같이, 포로 이후 후대 문서들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이 바로 그러하다. “안식일과 초하루와 정한 절기” 이러한 후기 문서들에서 안식일은 일주일의 일곱 번째 날을 나타내므로 매달 열리는 초하루의 앞에 온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지켜지는 절기들이 뒤따른다.

그러나 초기의 문서들에서 안식일은 일주일 중 하루가 아니라 달의 주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초데쉬가 초하루를 나타내는 것처럼(‘새로운’을 뜻하는 챠다쉬와 비교하라), 이 본문들에서 초데쉬(초하루)에 뒤따르는 사바트(안식일)라는 단어는 우리가 ‘만월’이라고 부르는 날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포로기 이전(기원전 586년 이전) 이스라엘 역사의 오랜 기간 동안, 안식일은 한 달에 한 번, 초하루 의식의 15일 뒤에 행해졌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 두 번의 음력 절기 동안 공동체는 제의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 그들의 일상적인 노동을 멈추었다. 제물과 제사가 신에게 바쳐졌고, 호화로운 잔치가 이어졌다.

또한 이날들은 신탁을 받기에 상서로운 날이었는데, 이는 위에서 살펴본 열왕기 본문에서, 남편이 아직 초하루나 안식일이 아닌데 왜 아내가 예언자를 향해가는지 궁금해하던 이유를 설명한다. 마찬가지로 많은 오래된 문서들은 이 만월의 안식일에 있었던 제의 활동(바쳐야할 제물과 일상적 사업의 중단)을 언급한다.

만월
많은 문화에서 만월은 중요한 시기이다. 한 해에 매 달마다 13개의 주요한 힌두교 축제가 길일인 이 날에 시작된다. 고대 근동 곳곳에서 한 달의 15번째 날은 종교 축제를 위한 날이었다. 많은 유대교 축제들은(초막절, 유월절, 부림절, 투 비쉬바트-나무의 날, 투 비아브-사랑의 날) 초하루 뒤 15일째 날에 시작된다. 이 날짜에 이런 축제들을 시작하기로 정한 것은 만월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래서 만약 안식일이 한 달에 한 번 만월에 행해졌다면, 그것이 어떻게 7일 주간의 정점으로 정해졌을까?

제이콥 라이트 교수/이성훈 webmaster@ecumen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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