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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생명을 추구하는 마을교회『코로나19 문명 전환기의 생명망 목회와 돌봄 마을』 (나눔사, 2022) ⒀
이원돈 목사(부천새롬교회) | 승인 2022.10.17 01:12
▲ Stuttgart, St. Leonhard's Church의 베스퍼(Vesper, 저녁기도예식) 주간 풍경.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식탁을 나누느라 매우 분주하다. Photo: ELK-WUE/Monika Johna ⓒThe Lutheran World Federation마을교회의 등장

최근 한국 사회는 마을의 탄생과 같은 새로운 사회적 흐름이 일어나며 이것이 산업화 이후의 생태사회와 기술 정보화 시대의 사회적 대안으로 등장하며 마을만들기의 붐을 이루고 있다.

문제의 핵심을 보는 사람들은 모든 치유는 공동체로부터 오는 것이고 마을과 같은 공동체가 진정한 힐링 캠프라 진단하고 있다. 이처럼 마을과 마을운동의 등장의 배경에는 고립, 차별, 배제, 모멸의 산업사회를 넘어서서 친구와 초청과 환대 그리고 돌봄이 있는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 요청이 있는 것이며, 이러한 유기체적 공동체와 생명과 평화의 사회공동체 형성의 핵심에 바로 마을공동체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마을의 귀환과 새로운 등장의 의미에는 바로 기술 정보화 시대에 대한 대안으로서 마을을 보는 관점이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 인터넷, 무인 자동차로 대표되는 기술 정보화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마을은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4차 산업화 시대에는 그동안의 경쟁과 소유적 가치를 대변하는 소유 중심의 낡은 세계관이 아닌 새로운 세계관이 요청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적 가치가 로봇과 인공지능과 정보에 의해 조작되고 지배되는 위험을 느끼는 고도의 기술 정보화 시대에 사람들은 오히려 온 생명적 공동체적 가치를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온 생명”을 주창한 물리학자 장회익은 이제 인류의 문명이 개체로서의 작은 단위의 ‘나’에서 공동체적 삶에서의 ‘좀 더 큰 나,’ 그리고 궁극적으로 온 생명으로서의 ‘나’가 함께 의식의 주체로 떠오르는 온 생명의 정신과 문화가 이제 우리의 삶을 다차원적 온 생명 문명으로 이끌어나가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1)

이러한 온 생명적 가치에 대한 요청은 무한경쟁을 기초로 한 산업사회와 고도의 기술 정보화 사회의 생명 파괴와 약육강식의 모델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온 생명적 생태계의 창발적 가능성으로 마을을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한국교회를 둘러싼 환경은 중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자치센터를 중심으로 ‘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위로부터의 관 주도적 마을만들기이지만 한국교회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되고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처럼 관 주도적이 아니라, 마을의 중심에 있는 교회가 아래로부터의 마을만들기를 할 수 있는 문이 열리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새로운 마을교회로의 변화를 위해 마을 생명망을 새롭게 짜고, 생명을 살리는 생명망 목회를 시작하는 중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교회는 본래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생명 마을을 다시 짜고자 하는 신앙고백으로 출발한 주님의 생명 공동체이다. 이를 위해 마을교회는 교회 중심 교회를 넘어 마을 중심 교회, 성장중심 교회가 아니라 봉사 중심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

작지만 영향력이 있는 교회가 되어 지역 사회에 생산적 학습문화, 생산과 복지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 지역과 마을의 생명을 살리고 영적 돌봄망을 통해 하나님 나라 선교를 지향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다니고 싶은 교회를 넘어, 함께 살고 싶은 지역과 사회를 위해 지역 에큐메니즘에 기초한 마을목회로 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 에큐메니즘(localecumenism)에 기초한 마을목회를 위한 학습 목표

1) 우리 목회자들에게는 하나님이 마을 전체를 학습 공동체로 만들고,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복지공동체를 구성하며, 생명의 이야기로 마을을 채워나가고, 우리로 기도하고 심방하게 하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생명망으로 마을의 생명을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상상력과 신앙고백이 생길 수 있어야 한다.

2) 그리고 함께하는 교인들과 주민들에게 이제 우리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각자도생하는 삶이 아니라, 먼저 나에게 맡겨진 생태계 즉, 그것이 학습생태계이든 복지 생태계든 문화생태계이든 돌봄 생태계이든, 먼저 이 맡겨진 생태계를 살릴 때, 그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생태계가 역으로 나를 되먹이고 살릴 것이라는 공동체적 믿음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마을 목회의 학습 목표가 되어야 한다.

3) 예를 들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전환 마을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자신들의 각자도생을 위해 필요한 일보다 지역의 공동자산을 만들어서 생명 생태계를 구성하여 함께 사는 전환 마을 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전환 마을 운동의 가장 중요한 관점은 외적 전환에서 내적 전환으로라고 할 수 있다. 각자도생만을 위해 살던 마을 구성원들이 지역의 공동자산인 온 마을 생명 생태계를 먼저 만드는 내적 전환이 일어날 때만 진정한 전환이 이루어진다. 한 사람의 문제가 마을과 지구의 문제와 연결되고, 한 사람의 희망이 마을과 지구의 희망과도 연결된다는 세계관이 탄생하며 문명의 전환도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4) 이제 우리의 신앙은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마을 목회의 교육목적은 이처럼 내적으로 전환된 신앙인을 만드는 것에 있다. 전환적 신앙이란 날마다 마을공동체에서 활동하시는 성령님의 생명 활동을 우리 마을공동체의 삶 안에 모시는 예배가 드려지고, 날마다 마을공동체 안에 이러한 생명 공동체가 자라나며, 결국 세상으로 나가 세상과 마을을 살리는 성령의 온 생명 살림 운동이 우리 마을과 마을 사이에 있는 마을교회들에서 들불처럼 일어날 수 있다는 새로운 상상력을 함께 체험해 나가는 것이 우리 마을교회의 학습의 목적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을교회를 세우기 위한 마을 교육 및 선교 프로세스

이 마을 목회는 목회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선 지역에 거주하는 평신도 선교 일꾼과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를 동역자로 삼아야 하기에 우선 평신도 마을 선교 교육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1) 그동안 산업화 시대를 관통했던 소비적 신앙은 “나는 교회에 간다”고 이야기하지만, 마을 목회에 동참하는 전환적 평신도 신앙은 “내가 교회이며 나는 교회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2) 그동안의 소비적 신앙은 “목사님은 나의 필요를 채워 주는 사람이고, 나는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교회에 간다”고 이야기하며, 나는 교회의 고객이니 팔짱을 끼고 교회가 나에게 얼마나 서비스 잘하는가 구경하고 평가하는 입장이었다면, 마을 목회에 동참하는 전환적 신앙인은 “내가 교회이다”라는 새로운 신앙고백으로 자기 자신이 교회가 되어 선교 전도 심방,상담 등 교회의 모든 봉사에 필드 선수로 입장하기 시작한다.

3) 목사와 교역자 몇몇이 뛰는 것과 교인 전부가 뛰는 교회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마을 목회 시대 마을교회의 평신도들은 직접 교회가 되어, 앞서나갈 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하며, 우리의 마을 목회 학습 목표는 평신도들이 구경꾼에서 참여자로, 소비자에서 주인으로의 신앙으로 전환을 꾀해야 할 것이다.

온 마을과 교회가 함께 생명망을 짜는 온 생명 마을교회

우리는 이러한 마을교회를 온 생명 마을교회로 부르려 하는데, 이 온 생명 마을교회의 온 생명이라는 개념은 한 개인이라는 개생명은 고립, 자폐되어 있는 낱생명적 수준으로서는 생명을 담지할수 없고 이 개생명이 개생명을 넘어 온 우주와 공동체와 사회를 품는 깨어난 씨알로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생명망을 짜나가는 온 생명적 공동체적 자각이 있을 때 비로소 생명이라 불릴 수 있다는 장회익 선생의 온 생명이라는 개념에서 온 것이다.(2)

우리가 이러한 생명 공동체적 마을을 이루려면 각 개인과 가정과 교회와 마을이 깨어난 한 알의 씨알로서 서로 생명망으로 얽혀있다는 온 생명망적 자각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한 개인이 진정한 생명의 씨앗이 되어 바로 마을 단위와 같은 작은 단위로부터 협동과 자치의 생명 생태 공동체를 익히는 생활 훈련을 하면서 지역과 마을의 생명망을 짜고 생명을 살리는 온 마을 생명 공동체 운동이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온 생명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우선 마을 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학습생태계의 씨알로 다시 일어나 화폐를 넘어 신용 믿음 신뢰 소통의 새로운 사회적 자본의 씨앗들로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온 생명 마을교회는 교회 중심적인 교회를 넘어 마을 중심적 교회, 성장 중심적 교회가 아니라 봉사 중심적 교회로, 작지만 영향력이 있는 교회가 되어 지역 사회에 학습 문화 복지 생태계를 만들어 지역과 마을의 생명을 살리고 영적 돌봄망을 통해 지역과 마을의 치유와 화해를 도모하는 하나님 나라 선교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한국교회의 새로운 목표는 치유와 화해의 온 마당(플랫폼)을 만드는, 온 생명 마을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다니고 싶은 교회를 넘어 살고 싶은 마을을 지향하며, 교회와 마을을 함께 살리기 위해 교회를 넘어 지역과 마을과 시민사회로 흩어지는 온 생명 마을교회를 지향해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 이제 우리 교회는 교회라는 공간을 넘어 마을의 도서관이나 지역 아동 센터나 지역 카페나 어르신 쉼터와 같은 마을의 근접 공간과 사이 공간으로 나가야 할 때이고, 이에 이러한 마을과 지역 사회의 근접 공간을 통해 교회와 마을의 신나는 복음적 이야기(스토리텔링)를 만들어 나가는 새로운 선교적 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이제 협동과 공유의 시대 우리는 교회에 나오는 사람들과만 어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예수님처럼 오히려 회당 밖 마을 사람들과 같이 힘을 합쳐 함께 마을의 생태계를 만드는 협동과 공유의 시대를 살아야 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이 산업화 시대 이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경쟁과 소유의 낡은 가치관을 버리고 협동과 공유의 “새 술은 새 부대” 담으라는 새로운 생태계와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예수님의 진정한 메시지일 것이다.

미주

(1) 최인령ㆍ최무영, “서울대 정보교류와 온 생명 개념에 기초한 ‘온 문화’ 패러다임의 고찰과 학제 간 융합연구 모형 제시,” p.199
(2) 삶과 온 생명”(서울: 솔 출판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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