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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향해 가고 있다는 착각순례자의 노래(시편 134:1-3)
주재훈 목사(생명교회) | 승인 2023.07.02 02:30
▲ 성전을 향해 가는 순례자들 ⓒGetty Images

1.

시편 120편부터 134편 까지의 시들은 예루살렘 성전을 향해서 순례를 하던 순레자들이 부르던 노래입니다. 시인들은 이 노래들로 성전을 향해 순례를 시작하게 된 이유를 노래고, 얼마나 고되고 힘들게 살아왔는지, 자신을 압제하는 사람들의 횡포가 얼마나 심했는지, 혹은 자신에게 주신 하나님의 축복이 얼마나 차고 넘치는지, 그래서 얼마나 감사할 것이 많은지, 저마다 서로 다른 이유를 가지고 성전을 바라보고 오면서 노래합니다. 시편 134편은 순례자의 노래라고 구분지어진 이 노래집의 마지막 시입니다.

시편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오늘 134편의 시는 그 순례자의 노래 중에서 특별히 이스라엘의 가을 축제 때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드렸던 철야예배와 관련 있는 것이거나, 혹은 성전에 근무하는 관리가 정규적으로 철야근무를 했던 것과 관련 있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성전에서 밤을 지내는 하나님의 종들에게 순례자들이 보내는 찬가입니다.

예루살렘의 성전을 바라보고 순례를 해 온 순례자들이 드디어 성소에 이르렀습니다. 1-2절은 순례자들의 말입니다. 순례자들은 주님의 집에 서 있는 종들, 아마도 제사장이나 레위인들일 것입니다. 이들에게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요구합니다. 제사장이나 레위인들에게 찬양의 노래를 부르면서 성소를 향하여 손을 들고 팔을 들고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권면의 말을 전합니다. 3절은 이에 대한 대답입니다. 순례자들이 시온을 떠나 다시 자기의 고향으로 되돌아 갈 때에 그들에게 내리는 축복의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시온에서 너를 축복할 것이다.’

이 짧은 시 안에는 하나님의 축복과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찬양 사이의 관계가 매우 심오하게 녹아 있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인간의 찬양은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요 답변입니다.

순례자들이 시온을 바라보고 순례를 하도록 한 그 원인은 하나님께서 주신 큰 축복에 대한 감격입니다. 하나님에게서 나오는 축복의 힘은 우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도록 하고, 하나님의 전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아무 이유 없이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하나님이 위대하신 분이고 두려운 분이고, 힘센 분이라고 해도 그 하나님이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으면, 찬양하지 않습니다. 그저 감탄하고 그렇구나, 하고 생각할 뿐이지요.

위대하신 하나님, 최고의 하나님, 그 하나님이 바로 나의 하나님이 되셨고, 나를 기억하시고 나를 자녀삼으시고, 나에게 한량없는 은혜를 내려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모르고 찬양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지만, 거꾸로 찬양하고 싶은데 하나님이 은혜를 주시지 않아서 찬양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 대한 찬양은 하나님의 축복 자체를 더욱 효력 있게 할 수는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더욱더 찬양을 받으시고 또 그의 능력이 널리 알려지고 하나님의 축복과 구원의 역사가 널리 퍼지며 영광 받으시게 됩니다. 하나님만이 영광 받으시고 하나님만이 통치하신다는 사실을 찬양하는 것은 하나님의 온 땅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나님만이 통치하시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큰 축복을 받는 것과 동일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복은 바로 하나님께서 다스려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이 세상을 통치해 주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직접 손수 다스리는 나라는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얼마나 정의롭겠습니까? 얼마나 평화롭겠습니까? 그것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손수 다스려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그 축복을, 시인은 오늘 창조주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표현합니다. 모든 것을 만들어주신 그분의 축복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시온에서 오는 축복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온은 하나님의 산, 하나님의 거룩한 산입니다. 하나님이 계신 곳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리고 계신 곳입니다. 시온으로부터 임하는 축복이란 바로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리시는 축복입니다. 찬양이 하나님의 축복을 현실화 시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심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고, 하나님을 찬양함을 통해서 다시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게 됩니다. 축복이 찬양을 이끌어내고, 찬양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현실화합니다. 찬양과 축복은 이렇게 서로 돌고도는 영원한 거대한 순환고리를 이루고 있고 그 순환고리 안에서 하나가 됩니다. 찬양이 곧 축복이요 축복이 곧 찬양입니다.

2.

누구나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고들 말합니다. 행복한 삶, 복된 삶을 누리는 것이야말로 최상의 목적이라고 동의합니다. 행복을 얻기 위해 고된 세상일도 이겨냅니다.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모든 힘든 것도 감내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과정 속에는 행복이 없습니다. 인간의 욕망과 욕구, 탐욕 이러한 것들을 잘 버무려서 그럴듯한 행복의 모습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좇아 달음박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달음박질 속에는 진정한 행복이 없습니다. 설령 그럴듯한 행복의 한 조각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 안에 감사가 없기 때문입니다. 찬양이 없기 때문입니다. 찬양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삶 속에는 축복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내가 나의 욕망으로 만들어놓은 행복이라는 거짓 우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친히 빚어주신 지금의 복된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에 진정한 감사가 솟아납니다. 진정한 찬양이 솟아납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지어주셨구나, 하나님께서 지금의 나의 삶을 이렇게나 복되게 만들어주셨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이렇게 복되게 만들어주셨구나, 하나님께서 직접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가 바로 여기에 있구나. 그 나라가 나를 통해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구나.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복이 이렇게나 많구나. 이렇게 깨달을 때 우리는 찬양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 가진 것, 이미 베풀어 주신 것을 감사할 때에, 비로소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 아직 베풀어 주시지 않은 것까지도 감사하고, 찬양할 수 있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내가 앞으로 이렇게나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화하겠구나, 하나님께서 나의 삶을 앞으로 더욱 복되게 만들어 주시겠구나,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이렇게 복되게 만들어주시겠구나,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렇게 이루어지겠구나.

지금 우리에게 없는 것, 부족한 것, 원망스러웠던 것조차 이렇게 감사로 바뀌게 됩니다. 이것이 없어서 불행하다하는 원망이 아니라 지금 없는 그것마저 하나님께서 채워주실 것이라는 찬양의 소망으로 바뀌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감사와 찬양은 다시금 축복으로 우리에게 임하게 됩니다.

앞으로 베풀어 주실 것을 감사하고 찬양할 때에, 바로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 명령하시는 것 또한 깨닫게 됩니다. 그런 하나님의 명령과 요구도 우리에게 축복으로 임하게 됩니다.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일에 우리가 그 도구로 사용되는 축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렇듯 찬양과 축복은 끊임없이 순환하며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 마치 눈덩이가 불어나듯이 커다란 하나님 나라를 이루며 굴러갑니다.

3.

내 삶에 이미 무한히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축복을 깨닫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하면 결코 하나님을 찬양할 수 없습니다. 내 삶을 통해서 하나님이 이루시고자 하는 이상을 실현해 갈 수도 없습니다. 채울 수 없는 헛된 욕망들을 충족시키는 것을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지금의 복된 나의 삶을 부정할 뿐입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평화와 정의와 사랑이 넘쳐야할 나의 삶의 길이, 헛된 욕망을 향해 달려나감을 통해 폭력과 죽음과 불의가 난무할 뿐인 길로 바뀌게 됩니다. 나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빼앗아 올 뿐입니다. 나의 삶을 위해 다른 이를 죽일 뿐입니다. 내가 그려놓은 밑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다른 이의 그림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비단 인간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베풀어주신 더불어 사는 삶의 행복을 부정하고, 자기의 욕망으로 만들어 놓았을 뿐인 거짓된 그럴듯한 이상을 추구할 때에, 생명은 오히려 죽어갑니다. 평화는 깨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정체를 바로 알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깨달아 알고 이를 감사하고 찬양하기 바랍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 주님의 축복입니다. 찬양합시다. 지금 우리에게 없는 것, 주님이 주실 축복입니다. 찬양합시다. 주님을 찬양함으로 나에게 새롭게 열리는 하나님 나라의 이상 또한 주님이 주시는 축복입니다. 찬양합시다.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깨닫고 찬양하기 위해, 자신의 헛된 욕망을 위해 하루 종일 수고한 후 모두 잠들어버린 이 밤에, 주님의 집으로 나아오시길 바랍니다. 성소를 향해 두 손을 들고 하나님을 바라봅시다. 하나님의 축복을 깨닫고 경험하고 감사합시다. 찬양합시다.

우리가 찬양하기 시작하는 순간, 우리에게 하나님의 무한한 축복이 임합니다. 순식간에 불어나 온 세상을 집어삼킬 하나님 나라의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주재훈 목사(생명교회)  lewiscip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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